뮤지컬 알라딘 감상기

 

뉴스로=이오비 칼럼니스트 newsroh@gmail.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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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 나이트, 램프의 요정(妖精) 지니, 날으는 양탄자 정작 주인공 알라딘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앞에 열거한 것쯤은 한번씩 다 들어봤을 것이다. 어릴적 누구나 꿈꿔봤던 나만의 지니. 나에게 세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면 난 어떤 소원을 지니에게 말했을까. 착하고 평범한 알라딘을 이용해서 램프를 얻으려다가 오히려 지니는 알라딘을 주인으로 모시게 되며 공주 자스민과의 만남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한다. 이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 과연 월트 디즈니가 뮤지컬로 만들어 토니 어워즈를 휩쓸고 지금도 티켓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라는 이 작품은 어떻게 대중의 마음까지 훔치게 되었을까.

 

제목과 주인공은 알라딘이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사랑을 많이 받는 캐릭터가 지니라는 것에 이견은 별로 없을 듯 하다. 관객의 기다림과 고대속에 등장하는 지니는 작품의 반 정도가 지나서이다. 기다린만큼 보답이라도 하듯이 지니는 램프에서 마법처럼 등장해 자신의 온갖 재능을 뽐내며 객석의 시선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그야말로 요정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지니가 세가지 소원만 들어주는 것을 알았을 때 관객들은 각자 내면의 갈등을 알라딘 작품과 무관하게 시작했을 것이다. 나라면? 무엇을 빌었을까? 주인공 알라딘의 소원은 사랑을 위한 것이었고 약속대로 마지막 소원은 지니에게 자유를 준 것이었다. 물질적이고 이기적인 욕심을 속으로 은근 바랬을 관객들은 또한번 따뜻함이 섞인 탄식(歎息)과 함께 감동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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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는 램프 속에 갖혀 있었던 그 답답함을 그대로 무대위에서 발산(發散)하는데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음악임에도 나도 모르는 미소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램프의 요정 지니가 아니던가. 한편의 마술쇼를 보듯 펑펑 사라지고 나타나고 변신하는 지니의 모습에 관객들은 모두 어린아이처럼 낮은 탄성을 자아내었다.

 

역시 알라딘의 최고 명곡은 ‘A whole new world’ 일텐데 양탄자가 날아다닌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한 일이었음에도 나도 모르게 옆사람 손을 잡을 뻔 할 정도로 아름다운 판타지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사랑을 만들어주는 곡으로서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무대위를 날으는 양탄자는 모두의 숨을 죽이고 사랑에 빠지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뿐만 아니라 공연 중간 허공에서 객석으로 뿌려지는 별 것아닐 수 있는 리본들은 마치 놀이공원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을 받은 것 처럼 깜짝쇼이자 크리스마스와 같은 행복함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배우들의 앙상블은 말할 것 없이 호흡이 척척 맞았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스민 공주의 연기가 애니메이션적이었다는 생각은 떨칠 수가 없다. 모두가 아라비안 나이트안에서 생활하는데 혼자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같은 공주님 역할을 수행하느라 전체 리듬에 약간의 아쉬운 점이 개인적으로 있었으나 작품을 보는 내내 자유롭고 익살스럽게 사랑을 찾아가는 알라딘과 그의 사랑을 돕는 친구들 그리고 지니와의 우정을 키워나가는 모습은 이 아쉬운 부분을 덮기에 충분했다는 생각이 든다.

 

 

Arabian_Nights_Men_photo_by_Deen_van_Meer.jpg

 

 

뮤지컬 공연을 처음 봤다는 유학생 한세현 학생은 펑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서 모습을 바꾸며 나타나는 지니의 모습이 너무 신기했고 춤추며 노래하는 지니의 모습이 힘든 기색없이 완벽해서 많이 놀랐고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알라딘은 내용에 유머가 많기 때문에 객석에서 웃음이 많이 나왔는데 영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남은 기간 더 열심히 영어공부를해서 꼭 다시 보고싶다는 욕심도 보여주었다.

 

알라딘은 일부 사람들이 오해하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유치한 뮤지컬이 아닌 사랑에 빠지고 싶게 만드는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로서 가족과 함께 또 개인적으로는 연인과 꼭 다시 한번 보고싶은 작품이었다. 월트 디즈니의 끊임없는 노력과 새로운 시도는 이번 알라딘을 통해서도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지금 사랑하는 자, 사랑을 꿈꾸는 자, 사랑을 믿는 자들이라면 꼭 '알라딘'을 만나보기를 추천한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Obi Lee's NY Hot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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