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호월(올랜도 거주 금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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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넷은 오늘도

매번 만나는 자리에 나왔다

바닷가 공원 벤치에 앉아

서로 얼굴 보며 담소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지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내 재미있고 흐뭇했다



목적 없이

조건 없이

그저 좋아 만나는 것

좋은 이유는 모르겠다

꼭 알아야 할 필요도 없겠지



아마

그저 같이 있고

얼굴 보는 것만으로도

만나는 의미가 있는 듯하다

늙어 가니

하찮고 부질없는 일도

기대 되고 기쁨이 될 수 있다

주위 사람들이 이해 못 해도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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