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문재인, 민족의식 지닌 대통령 되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 국방부는 7월 20일 국가안보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이 실행 불가능한 이유를 상세히 설명, 트럼프로 하여금 북미 군사력을 완전히 파악케 하여 대북 군사옵션이 불가능함을 깨닫게 하는데 성공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10월 12일치에 따르면, 존 켈리 비서실장은 ‘북한의 핵위협 때문에 밤잠도 편히 잘 수 없는 지경’이라며 ‘바로 지금 우리는 북한 위협을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 북의 위협이 현 상태 이상으로 커지면... 외교가 통하기를 희망해보자’고 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 옵션에 기대를 걸어 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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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바로 이튿날 트럼프는 이에 화답이나 하듯 북한의 핵위협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전적으로 준비되어 있다. 그럴 만하다면, 나는 협상을 향하게 될 것이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는 틸러슨 국무장관이 대북 대화를 희망한다 해서 ‘소용없는 짓 하지 말라’며 핀잔을 주던 며칠 전의 강경자세에서 대폭 후퇴한 모습이다.

북한의 계속된 전략적 핵 압박공세로 국가안보 파탄 지경에 이른 트럼프는 드디어 더 이상 못 버티겠다는 사실을 고백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17일자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 중인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도 “실제로, 우리는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제 미국은 중동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당장 다급해진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처지임을 스스로가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거짓말, 세상이 알고 있다

트럼프는 북한이 지난 25년 간 미국과의 약속을 계속 어긴 듯 거짓말을 하고 있지만, 실상은 정반대라는 것을 웬만큼 국제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 북미제네바합의, 9.19공동성명 등 굵직한 합의서들에 서명을 했으나, 그 때마다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합의서를 폐기시키기 위해 핑계를 조작, 목적을 달성했었다.

‘방코델타아시아은행의 북한 위조지폐’사건도 가짜 정보들을 조작, 그 핑계로 합의서를 백지화시켰다. 미국은 이 은행에 저축돼 있는 북한의 2500만 달러를 동결했다가 조사 후 그런 일이 없음이 밝혀지자 다시 풀어주었지만, 결국 조작된 핑계로 원래의 목적인 합의서 폐기를 성공시켰다.

미국의 이러한 졸렬한 행동 때문에 이제 북한은 미국이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기 전에는 어떤 합의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국제정세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국은 10월 10일 한반도 동해 상공에 또 핵전략폭격기 B-1B 2대를 들이밀어 한미 공군 전투기들과 야간비행훈련을 했다. 동시에 세계 최대 핵잠수함 미시간호(1만9천톤급)를 부산항에 들여보냈다.

이어 10월 중순에는 한반도 해역에 레이건 핵항모 전단을 파견, 한미연합훈련(10.16~10.20)을 벌일 계획 등, 대북 군사압박에 열중하는 척하고 있다. 사실은 이 훈련에 루즈벨트 항모까지 두 척의 항모전단이 참가할 계획이었으나 갑자기 미군 측은 16일 그 계획을 축소시켰다.

또, 미 국가안보 관리들이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을 포함한 모든 선택방안이 백악관 집무실 탁자 위에 놓여있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온 이유는 미국의 일대 약점인 대북 군사옵션이 실행될 수 없다는 비밀을 숨기면서 트럼프의 ‘미치광이 전략’ 체면 세우기에 급급하는 허세로 보인다.

군사전문가들이 미국의 이러한 압박을 대북 엄포용, 또 한일 양국 국민들 안심시키기용, 무기장사를 위한 마지막 전시용으로 보고 있는 이유가 있다. 실제 군사옵션의 경우 전략자산의 미사일 사거리가 몇 천 킬로씩 되는데 극도로 예민한 북한군의 레이더망을 무릅쓰고 구태여 한반도 가까이 닥아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머지않아 대북대화를 선언하게 될 것이고, 그때까지 전쟁 징후를 고조시켜 ‘순진한 호구’인 한국정부를 대상으로 값을 올린 무기를 수출하는데 매진하는 장사꾼 기질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지난 10년간 한국은 미국무기 수입에 36조원을 들였고, 유지비용을 포함하면 56조원에 이르는데, 앞으로 얼마나 많은 혈세를 더 낭비해야 할 지 모른다.

미국 각계의 지도층 대부분이 염려하는 것은, 트럼프가 정상적인 양식을 지닌 인격체라면, 그를 믿어 군사 안보 외교 등 국가의 운영을 맡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성격은 지나치게 경솔하고 즉흥적이라, 주어진 권한을 남용해 국가와 국민, 나아가서는 전 세계에 일대 재앙을 안겨 줄 수 있는 위험인물로 여겨진다.

문재인은 미국에 할 말 하는 독립국 대통령 되어야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시기는 놓쳤지만, 이제라도 독립국가 대통령답게 미국에 할 말은 꼭 하는 자세로 바뀌어야 한다. 지난날 미 행정부의 호전적인 대북 자세에 대해, 김대중도 노무현도 김영삼도 미국과의 마찰을 감수해 가며 제동을 걸었다. 한국정부의 동의 없는 군사행동과 주한미군 철수는 불가능하다는 게 미국이 지금까지 지녀온 기조인 것이다.

그런데, 한미정상회담 후부터 지금까지 문재인은 앵무새나 된 듯, 트럼프 주도의 대북 ‘최대의 압박’에 적극 호응, 트럼프의 발언을 복창하느라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광복절 축사에서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절대로 안 된다”고 강조, 국민들의 큰 박수를 받았던 그가 이제는 ‘대북 최강 응징을 준비하라’는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의 '북한 완전파괴' 발언에 대해 "대단히 강력한 연설을 해줬는데, 저는 그런 강력함이 북한을 반드시 변화시킬 것으로 확신한다"는 등 180도 바뀐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과 혼란을 주고 있다.

이에 북한은 이명박근혜와 다름없는 문재인 정부를 보고 ‘무시 일변도’로 대화채널을 닫아버렸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운전대를 잡겠다던 문재인의 야심찬 꿈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있음에 가슴 아플 따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쟁이 터질 경우 북의 무력통일에 의한 한국의 적화를 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광복 후 오늘의 촛불에 이르기까지 그 긴 세월 동안, 수백만 대한민국 국민들의 고귀한 피와 땀을 밑거름으로 자란 우리의 민주역량을 문재인 대통령의 무기력으로 하루아침에 팽개쳐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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