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나는 타로카드를 오래 전에 배웠다. 정신세계원 다닐 때부터니까 15년은 넘었을 것이다. 한창 때는 월드컵 게임 스코어까지 맞췄다.

 

내가 사용하는 카드는 가장 일반적인 라이더 웨이트 덱인데 비싼 것은 아니다. 한국에 있을 때 미국 아마존에 주문한 책의 부록으로 같이 온 두 벌의 카드 중 하나다. 이후 더 고급 카드도 구입했지만 처음 것을 그냥 쓴다. 타로카드는 사용하지 않더라도 항상 몸 가까이 지니고 다니는 물건이다. 오래 지니다보니 현재 내 상태와 잘 감응한다. 참 신기할 정도다. 아내도 가끔 나더러 카드를 읽어 달라고 한다.

 

미국에 온 초기에는 바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카드를 읽어주고 푸짐한 안주도 서비스로 받은 적도 있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 단계에는 오른 셈인데 그 이상 수련을 하지는 않았다. 직업으로 삼을 것도 아니고 깊이 파고 들자면 끝이 없기 때문이다. 공부가 부족하다 보니 아직도 카드를 정확하게 해석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어제 아내가 물어볼 것이 있다 해서 오랜만에 타로카드를 꺼낸 김에 트럭에 관해서도 카드를 뽑아봤다. 자꾸만 반복해서 같은 결론이 나왔다. 미주리 주로 가지 말고 뉴욕에서 트럭 면허를 따라는 쪽으로. 그쪽이 금전적으로 더 이익이라고. 회사에서 교육을 받고 면허를 따면 일 년간 의무적으로 일하는 것 외에도 4,500 달러 상당을 빚지게 된다. 매주 급여에서 조금씩 차감(差減)해 간다. 그러니 뉴욕에서 개인 레슨만 몇 차례 받고 합격할 수 있다면 3천 달러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은 미주리 쪽으로 자꾸 끌렸다. 그래서 여러 차례 카드를 뽑아본 것이다. (원래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매번 같은 결과가 나오니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오늘 아내와 함께 뉴욕 일원에서 가장 큰 운전 학원을 찾아갔다. 이름도 어마무시한 Ferrari Driving School.

 

아스토리아에 위치한 학원에 도착해 상담을 해 보니 내 기대와는 달랐다. 일주일이면 딸 수 있을 줄 알았던 면허였는데, 첫 레슨을 이달 22일 경에나 받을 수 있단다. 나는 한시가 급한 사람이다. 그럴 여유 따위는 없다. 게다가 수료 후 직업을 알선하는 것은 3천 달러가 넘는 정규 코스 졸업생에 한 한다고 했다. 뉴욕에서 면허를 딸 이유가 사라졌다. 버스표를 발권하러 가기로 했다.

 

주차표 시간에 약간 여유가 있어 주변을 검색해보니 구세군에서 운영하는 중고품 매장이 바로 옆 블록에 있었다. 작업화가 있나 볼 요량으로 들러보았다. 트럭을 운전하려면 작업화를 신어야 한다. 플랫베드 트럭을 모는 사람들은 발가락 쪽을 강철 덮개로 보호해주는 안전화가 필수다. 지난주부터 BJ’s에서 작업화를 사려고 했지만 맞는 사이즈가 없었다. 중고 매장에 들어서니 작업화가 한 켤레 있었다. 안감은 좀 낡았지만 바깥 가죽과 밑창은 멀쩡했다. 게다가 스틸토(Steel toe)가 들어간 안전화다. 신어보니 발에 딱 맞았다. 망설임 없이 구입했다. 13 달러. 나중에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아마존에서 165달러에 판매하는 제품이다. 타로 카드가 얘기한 것이 이거였나? 모르겠다.

 

지난 주 컴퓨터 다운으로 나를 골탕 먹였던 퀸즈 빌리지 그레이하운드 버스 정류장에서 오늘은 표를 발권할 수 있었다. 혹시나 불상사를 막기 위해 아내는 오늘 당장 표를 찾아두자고 주장했다. 무려 네 장의 표가 줄줄이 인쇄돼 나왔다. 총 가격을 보니 237달러였다. 이것도 나중에 갚아야 할 빚에 들어가겠지. 중간에 자격 미달(資格 未達)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은 어떻게 되나 궁금했다. 회사에서 돌아가는 버스표도 제공할 텐데 손실 비용으로 처리하나? 돌아가는 버스표도 주지 않고 사람을 쫒아냈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다. 아마도 자격이 안 되는데 거짓말을 하고 참석을 했다가 들통 난 경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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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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