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볼턴 농간에 넘어간 트럼프, 북 담화로 북미회담 제자리에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제3차남북정상회담 한 달 만인 5월 26일 오후 제4차 남북정상회담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요청으로 극비리에 판문점 북한 측 판문각에서 전격적으로 열렸다.

약 2시간동안 계속된 이 회담에서는 남북관계의 발전방안,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으며, 취소됐던 5월 16일의 남북 고위급 회담도 6월 1일에 열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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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의전이나 의제, 그리고 합의문도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열린 이번 회담은 남북 동족 대표들이 언제든 필요하면 몇 시간 안에 친구처럼 만나 대화할 수 있음을 전 세계에 보여 주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회담 후 밝힌 내용을 보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분명한 개최의지를 북에 알린 반면, 북한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또, 김 위원장은 자신들이 비핵화를 할 경우, 미국이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을 정말 믿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를 할 경우 적대관계를 확실히 끝내고 경제적 협력까지도 할 수 있다는 의사가 분명했다’고 김 위원장에게 전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는 트럼프의 경솔한 행태로 일시 취소된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제자리로 되돌렸고, 4.27 판문점 선언의 실질적인 이행 의지를 양측이 서로 재확인한 것 등이다.

어느덧 남북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가는 형국이 되었다. 미국의 허락 없이는 남북관계 발전을 생각할 수도 없었던 시절은 이미 지났고,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발걸음을 미국이 오히려 고마워하고 있는 때가 된 것이다.

한편, 한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지 이틀만인 5월 24일 ‘변덕쟁이’ 트럼프는 평소의 거친 언어가 아닌, 극히 공손한 언어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발표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외교사상 정상회담 개최를 불과 19일 앞두고 취소한 전례는 없었던 데서 나온 반응이다.

주목할 것은, 트럼프의 취소서신 말미에 북한이 “마음을 바꾸면 주저하지 말고 전화하거나 편지해 달라”며 회담 재개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 취소 서신을 발송하기 직전, 이번 회담이 타의(군산정복합체)에 의해 취소될 수 밖에 없었던 슬픈 감정을 트위터에서 밝혔다(Sadly, I was forced to cancel the Summit Meeting in Singapore with Kim Jong Un). 이 회담을 꼭 성공시키려 했었다는 본심이 잘 담겨있는 대목이다.

‘그림자 정부’ 즉, 검은 세력 ‘군산정복합체’의 대변인 격인 볼턴이 북미정상회담을 방해하고 북한의 리비아식 비핵화를 위해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강경 발언(팬스 부통령이 ‘너희는 핵만 내놓고 죽어!’라는 말과 다름없는 막말을 하자, 우리도 미국에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음)을 꼬투리 잡아 트럼프에게 회담 취소를 종용했다.

볼턴은 트럼프에게 ‘회담장에 북한은 참석 안 할 것이다. 망신당할 필요가 있느냐’며 끈질기게 꼬드겼고 트럼프는 이에 속아 취소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서한을 발표한 다음 날인 5월 25일,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김정은 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특별담화를 발표, 아주 공손하고 유연한 자세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 어디서건 어떤 방식이건 만나서 대화하자’고 답변했다.

트럼프는 기다렸다는 듯이 “따뜻하고 생산적”이며 “아주 좋은 뉴스”라고 반기면서 예정했던 대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열겠다며 취소를 번복했다.

김 제1부상의 이 특별담화는 김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오해(북한이 참석 안 한다는)를 풀기 위한 것이었다.



트럼프 변덕 덕분에 김 위원장 호감도만 높아져

 


그런데, 트럼프는 이틀 전에 한미정상회담을 화기애애한 가운데 마친데다 그토록 온 힘과 정성을 다해 북미 대화를 성사시킨 문재인을 언제 봤냐는 듯 안면몰수, 회담 취소와 관련하여 사전에 말 한마디 없었음은 전 세계에 놀라운 배신행위로 비쳤다.

더구나 트럼프의 취소 서신은 김정은에게서 빼앗을 것은 다 빼앗은 후 뒤통수를 친 인상을 심는 등 문-김 등 두 지도자에 대한 그의 결례는 미국 외교에 큰 흠집을 남겼다.

주유엔대사를 역임한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주지사는, ‘트럼프는 북한으로부터 인질석방, 풍계리 폭파, 비핵화를 위한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 받을 것은 다 받았는데 트럼프가 북한에 해준 게 뭐냐고 따져 물었음은 양심이 있는 미국인들의 속내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일로 전 세계는 변덕쟁이 트럼프를 더욱 불신하게 됐고 주한미대사관 앞에 나선 한국의 애국 시민들은 트럼프의 사진을 짓밟는 시위를 벌이며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미국을 믿지 말고 남북민족끼리 한반도 평화를 찾자’고 부르짖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번 트럼프의 경박하고 무례한 취소 서신에도 김 제1부상을 통해 트럼프의 오해를 풀기 위한 담화를 발표, 꺼져가던 불씨를 살리는 등 여유 있는 태도를 보여 전 세계의 호감을 샀다. 트럼프가 본의 아니게 김 위원장을 세계적인 인물로 키워준 결과가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5월 24일 북미 정상회담 취소 공개서한을 내놓은 뒤, 미국 정부의 보다 강도 높은 새로운 대북 제재 조처의 시행이 최근 무기한 연기됐다. 또, 김영철 북한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 미국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과의 대화, 성 김 미국대표와 최선희 북한 대표가 판문점에서 양국정상회담 준비 작업을 하는 등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움직임은 활발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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