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부의 단골 카페는 ‘Browns Bay’ 바닷가에 있습니다. 직접 바다를 내려다 보며 조망할 수 있는 고급 카페는 아니지만 프랑스 전통 빵과 디저트를 즐기며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소박한 프랑스식 카페입니다. 평범하고 토속적인 내부 인테리어도 당연히 프랑스에 관련된 물건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동물인 수탉이며, 아이 키만한 에펠탑이며, 중세부터 이어지는 프랑스의 왕과 대통령 연보도 걸려있어 나름 교육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안쪽 한 벽면에 그림이 한 장 걸려있는데요. 나무를 조각해서 만든 골동품스러운 액자까지 동원된 걸 보면 어느정도 가치가 있는 그림일 듯 싶습니다. 그림의 크기를 말하는 ‘호’를 동원해 보자면 한 12~15호 쯤 되보이고 흔히 접하셨을만한 물건과 비교해보자면 베게 두 개만한 크기의 그림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그림을 참 좋아합니다. 

 

프랑스하면 빼 놓을수 없는 인물인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을 소재로 한 그림인데요. 제목이 프랑스어로 씌여 있어서 도무지 종잡을수 없길래 같은 그림을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더니 나폴레옹이 자신의 여생을 마감할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떠나기 위해 ‘벨레로폰’이라 명명한 배 위에서 출항을 기다리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한 때 전유럽을 호령했던 자칭 황제가 낡고 낡은 영국 전함의 한켠에 서서 자신을 손가락질하며 비아냥대는 영국 수군들의 비웃음을 애써 참고있는 모습이 아주 잘 그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엔 몇 번 그냥 응.. 좋은 그림이네... 하며 무심코 지나쳤었는데.. 어느날 아무생각없이 그 그림을 찬찬히 바라보다가 마음이 움찔!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리 크지도 않은 그림속에 2불짜리 동전만한 나폴레옹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뚫어질듯 바다를 응시하고 있는 그의 눈을 보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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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의 눈은 이미 그림 밖, 그 카페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브라운스 베이 바닷가에 다다르고 그것도 모자라 지구를 반바퀴 돌아 지중해의 중심을 꿰뚫어 보고 있는듯 했습니다. 그의 눈은 패배자의 그것도, 승리자의 그것도 아니었으나 오히려 패배와 승리, 두 가지의 상충되는 관념을 모두 아우른듯 보였습니다. 그것은 마치 ‘오늘 패배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내일 승리할 것 또한 자명한 사실이다’ 라고 선언하는듯 한, 확신에 찬 눈이었습니다. 그의 뒷편에서 수군대며 조롱하는 영국군의 목소리는 아예 들리지도, 들으려하지도 않았음이 분명한 그림속의 나폴레옹은 유배지로 떠나는 자신의 오늘에 낙담하는 것이 아니라 유배지를 탈출해 다시 권력을 쟁취할 야망에 불타고 있을 것임이 분명했습니다. 그의 눈은 결코 후회하는 자의 눈이 아니었고 오히려 지난 실수들을 반성하고 이루어내야 할 미래를 추구하는 열망으로 가득차 있는 듯 했습니다. 지나간 사건들을 잘 곱씹어 미래를 위한 자양분으로 삼고 다가 올 성공을 예약했다고 말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지난 과거가 처절한 실패냐 아니면 소중한 교훈이냐 하는 양단간의 문제는 전적으로 지난 시간을 반추하는 개인의 자세에 달려 있습니다. 과거를 뒤돌아보고 서서 후회막심한 심정을 토로하며 가슴을 친다면 지나간 모든 시간들은 한 묶음에 뭉뚱그려져 ‘실패’의 낙인이 찍히게 될 것이고, 과거의 사건과 시간들 중 그나마 건질만 한 것들을 긁어모아 무엇을 잘 했고 무엇을 잘 못했는지 차근차근 되 돌아본다면 ‘실수’가 결코 ‘실패’ 일수 없음을 증거하는 사례를 남기게 될른지도 모릅니다. 

 

지난주 IB Final 시험을 치른 아이들과 카톡방에서 대화를 하다가 아이들에게 몇 글자를 남겨주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조금만 더 일찍 공부를 시작했더라면 이렇게 아쉽지는 않았을텐데.. 라며 슬며시 후회를 하는 분위기였죠. 그도 그럴것이 IB공부라는게 막상 final 시험을 준비하다보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거든요. 그러게 충고하고 또 충고할 때 진작 알아들을 일이지.. ㅉㅉ 하며 혀를 찼지만 그래도 인생의 출발점에 서게 될 아이들이 자신의 10대를 ‘후회’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반성을 통해 타산지석,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겠지요. 그래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후회는 감정이지만 반성은 이성이다.’

 

‘후회는 뒤를 돌아보며 내 쉬는 한숨이지만 반성은 앞을 바라보며 들이쉬는 심호흡이다.’ 

 

‘후회는 인생에 남겨진 오점이지만 반성은 인생에 남겨진 디딤돌이다.’

 

‘후회는 가지 말았어야 할 길에 떨구어진 눈물이지만 반성은 가지 말았어야 할 길에 붙여놓은 접근금지 푯말이다.’    

 

지들 아픈 속을 다 헤아린다 생각을 했는지 나름 긍적적인 반응을 보여서 감사하긴 했습니다만 이런 반성의 시간을 조금 더 일찍 가졌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2019년도 그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 학년은 이미 반을 넘겼습니다. 왜냐하면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1년 12개월과는 달리 한 학년은 길어야 10개월 남짓이기 때문입니다. 과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개 매년 2월에 시작해서 11월말엔 종료가 됩니다. 더군다나 마지막 한 달 가량은 시험기간이니 결론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간만 따져본다면 이미 반을 넘긴것이 확실한 셈입니다. 이렇게 한 학년의 중간을 막 넘긴 시점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지난 몇 개월을 반성해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후회는 될수록 하지 아니함이 좋고 반성은 될수록 빨리 함이 좋을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6월의 초입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무엇을 돌아보고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가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1. 선택에 대한 반성

 

첫째로 과목선택에 대한 반성입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반년의 시간동안 올바른 과목을 공부해왔는지 돌아보아야만 합니다. 물론 이제와서 학습과목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겠지만 그래도 ‘할수 없으니 그냥 가야지 뭐..’ 하며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남은 반년을 보내는 수동적인 자세는 그리 옳지 않을듯 합니다. 오히려 왜 이 과목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지 생각해보고 그렇다면 과연 어느정도의 연말 결과를 목표 할 것인지, 혹은 다음해에 이 과목을 선택할 것인지 아닌지, 혹시나 긴 안목으로 보았을때 오히려 과목선정을 잘 한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생각해 보고 반성해야 합니다.  

 

둘째로 학과목 선정의 적절함 여부를 되돌아보아야 하는 것 처럼 학교 내외의 특별활동에 대해서도 점검을 해 볼 시기가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것은 학생 스스로가 이 특별활동에 만족하고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특별활동은 말 그대로 특별히 하는 활동이며 전반적인 교과과정 외에 본인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는 별도의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선택의 폭이 넓고 개인 취향이 많이 반영될 수 밖에 없으며 때에 따라서는 부모님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활동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어서 한동안 실갱이를 하기도 합니다. 결국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는 말을 실감하며 모든 갈등은 종료됩니다만..ㅎㅎ 하여간에 그 시작이야 어찌되었던 학생들은 이제 한개 혹은 그 이상의 특별활동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해 보아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활동 자체가 즐거워서 만족할 수도 있고, 배울것이 많아서 만족할수도 있고, 활동을 통해 맺어지는 인간관계가 좋아서 만족할 수도 있고 또 별로 즐겁지는 않지만 잃는것 보다는 얻는 것이 많아서 억지로 만족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어찌되었건 만족감만 있다면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만족감보다는 피곤함이 더하다면.. 그래서 자꾸만 활동에 빠질 핑계를 찾게되고 모임이 있다는 메일을 받는 순간 스트레스가 치솟는다면.. 그렇지만 주위의 눈초리가 무서워서 어쩔수 없이 매달려 있는 것이라면.. 어찌 해서든 활동을 중단 하던지 아니면 앞으로 선택하지 말아야 할 인생 버킷 리스트에 꼭 적어놓아야 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사교육에 관한 재고와 반성이 필요합니다. 

 

입시지옥을 탈출하기 위해 한국을 떠난 학생들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이 곳 뉴질랜드도 이제 사교육의 열풍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아시안을 중심으로 번져나갔던 사교육 시스템이 점점 현지인 사회에까지 파고 들더니만 이제는 인터넷 활용에 밝은 젊은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인터넷기반 사교육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학생들에겐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유익함이 있겠지만 동시에, 오히려, 자신의 상황과 목적에 맞는 선생님을 찾기가 더욱 힘들어진다는 어려움이 존재 합니다. 선생님이 많아질수록 선생님찾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기는 하지만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이 싸고 좋은 물건을 사는 것 같은 차원이 아니라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가 봅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학습능력과 성적의 향상을 위해 선택한 사교육기관과 선생님으로 말미암은 불편함 때문에 교육의 효과가 반감되는 사례도 왕왕 발생하게 되는데요. 실제로 얼마전 한 학생은 과외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작성한 에세이가 표절로 판명되어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아이디어를 재활용하셨던 거지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 해의 반을 지나는 요즘, 지난 몇 개월간 경험한 사교육의 효과를 점검해보고 변화가 필요하다면 변화를 주는것이 올바른 선택이 될 듯 합니다.   

 

2. 시간활용에 대한 반성

 

이제 우리 어른들에게도 고민스러운 문제인 시간활용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학생들이 자신의 여유시간을 어떻게 활용해 왔는가 하는 문제가 되겠는데요.. 

 

사실 어느 학생에게 물어보더라도 모두 다 한결같은 대답을 합니다. 

 

저는 잠 잘 시간도 부족해요.. 요즈음 너무 바빠요.. 며칠만 쉬었으면 좋겠어요.. 

 

일견 불쌍하고 애처롭기까지 합니다만 그들의 생활을 조금 주의 깊게 바라보면 사실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대충 알아챌 수 있습니다. 물론 한창 생각도 많고 꿈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 10대의 아이들이 책상 앞에 멍하니 앉아 공상에 빠지거나, 노트 한귀퉁이에 끄적끄적 낙서를 하며 한 두 시간 보내는 것을 뭐라 나무랄수는 없지요. 그렇지만 문제는 그렇게 보내버리는 여유 시간을 아무런 결과가 없이 낭비해 버린다는 사실 입니다. 제가 하루종일 24시간 주구장창 책상 앞에 앉아서 책만 파고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누구에게나 적절한 여유시간은 필요한데 그 짧고 달콤한 시간을 흐지부지 어영부영 날려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어서 하는 말입니다. 만약 하루 한 두시간 공상을 한다면 그 내용을 간단한 글로 적어 남겨 놓을수도 있고, 노트의 코너 빈 자리마다 이러 저러한 낙서로 가득차 있다면 아예 낙서 노트를 만들거나 Doodling book을 만들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킬수도 있을겁니다. 인간의 두뇌는 원래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발전’ 이라는 인간만의 특징을 계발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인류학적 특성은 각 개인에게도 당연히 적용될 수 있으며 이러한 발전을 야기하는 원동력은 바로 지나간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어떠한‘결과물’입니다. 어제까지 적어 놓은 구체화 된 공상, 한장 한장 작품으로 남겨진 낙서가 삶의 또 한가지 가능성을 열어주게 될런지 누가 알겠습니까?    

 

두번째로 살펴 볼 시간 활용의 점검포인트는 계획을 세워서 놀아왔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 포인트는 여유시간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침과 맞물리는 이야기이긴 한데요.. 

 

저는 그 동안 참으로 다양한 학생들을 가르쳐 왔고 그 중엔 기억에 뿌리를 박고 남아있는 학생들도 몇 있습니다. 어떤 학생은 너무도 열심히 공부하던 아이로 기억에 남아있고 또 다른 학생은 지긋지긋하게도 공부를 안하던 아이로 기억에 남아 있기도 합니다. 물론 공부 뿐 만이 아니라 다채로운 사건들의 연결고리안에 그들이 존재하기도 하며 어쩌다 주고받은 몇 마디 대화내용 안에 그 목소리까지 생생히 살아있기도 합니다. 그러한 여러 학생들 중 한 명이 제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자신은 공부시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노는 시간 계획을 세운다구요. 그가 이런말을 하게된 것은 물론 제가 먼저 질문을 했기 때문인데요.. 당시 이 친구가 Y13 이었는데 상대적으로 어려운 캠브리지를 공부하면서 매년 서너개의 competition에 참가해서 상위권에 오르고 그 때문에 매년 한번씩은 포상으로 주어지는 해외여행을 다니고 했었습니다. 그러니까 일년 내내 학교 공부외에도 무언가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셈이었죠. 그것도 최소 두개 씩 말이지요. 성적이야 물론 최상위권이었구요.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넌 도대체 어떻게 시간관리를 하길래 이 많은 일들을 해 낼수가 있는거니..?. 라고 말이지요. 그 때 그의 대답이 이랬습니다. 

 

‘어릴때부터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이것저것 많이 손을 댔는데 그러다보니 자연히 시간이 모자라게 됐어요. 그래서 시간관리에 대한 책도보고 비디오도 보고 실제로 계획표도 짜 보고 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가 않았어요. 왜냐하면 아무리 계획을 잘 짜 놓아도 학교에서 별안간에 이런 competition에 나가봐라.. 저런 숙제를 해 와라.. 막 이렇게 계획에 없던 것을 시키니까 나중엔 급하게 해야할 것부터 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깨달은것이.. 아.. 내가 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결국엔 눈 앞에 닥치는 일부터 하게되는구나. 그럼 차라리 하루에 몇 시간을 놀지, 그리고 그 시간동안 무엇을 하며 놀 것인지를 계획하자. 이건 어쨋든 내가 정해서 내가 실천할 수 있는거니까.. 그래서 노는 시간 계획을 세웠는데요. 음악도 하고 영화도 보고 하다보니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시간은 없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다 놀고나서 다시 공부 시작할 때도 전혀 아쉽지 않구요.’

 

듣고보니 참으로 지당한 말이었습니다. 어차피 공부는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고 그 내용 또한 본인의 의지보다는 선생님의 의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 한다면 정말로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은 자신이 직접 컨트롤 할 수 있는 노는 시간에 대한 계획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얼마동안 무얼하며 놀지를 계획하는 버릇을 들인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일도 잘하고 동시에 놀기도 잘하는’  멋진 어른이 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해의 중간을 지나며 점검하고 반성해야 할 시간관리의 포인트는 바로 연간 스케쥴 입니다. 아마 글의 첫머리에서 ‘한 학년의 반이 이미 지났다’ 라는 대목을 읽으며 벌써 그 동안의 연간스케쥴이 잘못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분도 계실것이고 아예 연간스케쥴 자체가 없는 분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멋드러지게 만들어 벽에 붙여놓은 월별 계획표가 아니라 하더라도 올해는 이 정도 목표를 가지고 움직여야 하겠다던지 아니면 이 정도 점수를 받아보고 싶다던지 하는 정도의 계획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듯 한데요. 6월을 맞이하며 한번 그 동안의 계획과 성과에 대해 확인하고 점검해보면 어떨까요?  NCEA를 하는 학생이라면 계획했던 Internal 점수를 과연 획득했는지, 만약 그렇지 못했다면 Final시험에 추가되는 부담감은 어느 정도가 될 것이며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캠브리지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9월 이전에 전체 진도를 마칠 수 있을것인지 다시 한번 곰곰히 따져 보아야 하고 연말 시험준비기간에 활용할 시험준비 자료를 잘 모아두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IB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당연히 IA준비나 TOK 마무리로 바쁜 시간을 보내야만 할 텐데요. 거기에 덧 붙여서 CAS시간은 이상없이 다 챙겼는지 꼭 확인했으면 합니다.  

 

중간.. 참으로 야릇한 기분이 드는 단어입니다. 능선을 넘어가는 등산가라면 험한 오르막을 힘겹게 오른 후 비교적 수월한 내리막을 내려다보는 시점일 것이고 골짜기를 횡단하는 탐험가라면 내리막에서 비축한 체력을 바탕으로 가파른 오르막에 발을 디뎌야 하는 시점일테니 말입니다. 어찌보면 누구에게나 기회와 고난이 공평하게 제공된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이기도 하겠습니다. 

 

지난 반개 학년의 시간을 살아오면서 우리의 아이들이 내리막을 걸어왔을지 아니면 오르막을 걸어왔을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시간을 되돌아보고 분석하고 반성해서 남은 반년에 대한 수정계획을 제대로 세울 때에야, 올 2019년의 마지막 날 ‘목표 달성’ 이라는 달콤함을 누릴수 있을것이란 사실을 분명히 알고있을 뿐 입니다. 

 

바라기는 우리의 아이들이 후회보다는 반성을 하고, 눈물보다는 땀을 흘리는 2019년의 하반기를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중해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나폴레옹의 반성이 2019년을 사는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칼럼니스트 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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