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경주 최부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또는 ‘귀족’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가 합해진 것으로,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말한다.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준 투철한 도덕 의식과 솔선 수범하는 공공 정신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초기 로마 사회에서는 사회 고위층의 공공 봉사와 기부, 헌납 등의 전통이 강했고 이러한 행위는 의무인 동시에 명예로 인식되어 자발적이고 경쟁적으로 이루어졌다.

 

요즘 우리나라에 귀족이라는 신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 고위층이라고 불릴 만한 층위는 분명히 존재한다. 바로 정치권이나 재벌 총수 등이 그들이 아닐까 싶은데, 그들을 부자의 대표격으로 떠올릴 수 있음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 요즘 바로 그 사회 지도층에 대한 뉴스로 연일 나라가 시끄럽다. 그들과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같은 뉴스로 접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재벌은 대통령과 비선실세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특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고 정치권 역시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만 여념이 없다. 

 

국민의 대표로서 모범을 보여야 할 대통령을 비롯하여 가장 대표적인 대기업에 대한 소식을 이렇게 실시간 씁쓸한 인터넷 기사로 접한다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고 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그와는 반대로 간혹 평생을 못 입고 못 먹으며 고생하여 모은 돈을 기부한 할머니의 선행이 알려져 따뜻한 심금을 울리는 기사를 접할 때 한편으로는 위안을 받기도 하지만 그래도 되는 건가 하 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러나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부자들은 사회에 특별한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한 미국의 빌 게이츠 등 선진국의 부자들처럼 우리나라에도 투철한 의식으로 몸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이 들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람들이 약 십 대에 걸쳐 부자를 유지한 경주 최부자 가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놀랍게도 경주 최부자에 대한 옛이야기 중에는 집으로 찾아온 손님을 박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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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송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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