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의 황제들 잔혹사를 떠올리며 

청와대 주인들의 잔혹사와 대비해본다. 

일제의 잔존으로 내려온 청와대 터를 옮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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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영원한 것이란 없다. 고대 로마는 BC 753년에 건국되었고 유럽의 대부분과 아프리카 북단, 잉글랜드, 소아시아까지 세력을 넓히고 제국을 형성했던 로마제국은 서기 395년에 동서 로마제국으로 분리된 뒤 476년에 서로마제국이 멸망함으로서 1,229년에 이르는 로마의 역사도 문을 닫았다. 물론 동로마제국은 1453년까지 존속하였지만 이는 별도로 하고 있다.

 

로마가 제국을 형성한 것은 옥타비아누스가 악티움 해전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에게 승리한 결과로 일궈낸 BC 27년부터 기원한다. 따라서 제국의 역사는 서기 476년까지 503년 동안 존속한 것이다. 이 기간 중 서기 96년부터 180년까지 84년 동안은 제국의 영토가 확대되고 평화가 지속되었으며 백성들이 편하게 지냈던 시절로 5현재(賢啼)시대라 일컫는다. 

 

정치안정, 경제번영, 최대의 영토유지, 문화를 속 주(屬州)의 각 지역에 파급시켜 제국의 전성기(Pax Romana) 를 이룩한 시기이다. 나머지 제국의 역사는 피바다의 연속이었다. 황제의 폭정과 권력층의 사치와 향락, 끊임없는 전쟁으로 일반 백성들은 고달픈 삶을 지탱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상 초대 황제였던 카이사르는 즉위 전 암살당했고 그 후 81명의 황제 중 암살된 황제는 33명, 자살 4명, 처형 4명, 피살 2명, 병사/사고사 8명, 전사 7명, 퇴위 5명, 옥사 1명이며 자연사한 황제는 17명에 불과하다.

 

로마제국의 역사는 그렇다 치고 현대의 민주 공화정 정치 체제 아래서 지난 70년 동안 이어져온 한국의 현대사는 어떤가?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이 되고 3년 후 1948년 대한민국 정부를 출범한 이래 70년이 흘렀다. 그 동안 19대의 대통령 임기를 12명의 대통령이 수행해왔는데 어쩌면 그렇게 단 한명의 순탄한 대통령이 없이 현재에 이르러왔는지를 회고해보면 끔찍하다는 생각도 든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전쟁의 와중에서 부산 정치파동을 통해 직선제 개헌으로 정권을 연장하고 사사오입 개헌으로 영구 집권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1960년 3.15 부정 선거로 야기된 4.19 혁명으로 3대 대통령 임기 말에 하야했다. 집권 당시 제2인자로 군림하던 이기붕씨 일가족 4명은 청와대 (당시 경무대)에서 집단 자살하고 말았다. 

 

제2공화국 내각책임제하에서 4대 대통령이 된 윤보선은 일년도 못되어 5.16 군사정변으로 허수아비 대통령으로 명맥을 유지하다 일년 반 만에 군부에 의해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군부 통치를 하다가 제3공화국 헌법에 의해 대통령이 된 박정희는 연임 기간 중 3선 개헌을 무리하게 통과시키고 5-7대 대통령이 되었으나 2년도 못되어 다시 유신헌법을 만들어 영구 집권을 획책하였다. 유신헌법으로 8-9대 대통령이 되었지만 1979년 10.26 사건으로 피살되었다. 그 후 10대 대통령이 된 최규하는 12.12 사태를 일으킨 전두환 군부에 의해 쫓겨나고 11 대 대통령이 된 전두환은 5공화국 헌법에 의해 다시 12대 대통령이 되어 최초로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대통령이 되었다. 

 

1987년 6월 항쟁의 결과 6공화국 헌법이 탄생한 이래 30년 동안 13대 노태우, 14대 김영삼, 15대 김대중, 16대 노무현, 17대 이명박, 18대 박근혜 대통령으로 이어져 내려 왔다. 그러나 퇴임 후 전두환은 백담사에 유배된 생활을 했고 다시 노태우 전직 대통령과 함께 뇌물죄와 군 형법상 반란 및 내란죄 등이 인정되어 옥살이를 하다가 1997년에 극적으로 사면을 받아 출옥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은 재임 중 아들이 알선수재 및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되는 오점을 남기고 더욱이 임기 말에 IMF 사태가 발생하여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도 임기 중에 세 아들들이 비리에 관련되어 투옥되는 불행을 겪었다. 

 

대통령 대통령 잔혹사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노무현 대통령은 모범적인 전직 대통령상을 구현하려고 고향에 내려갔으나 억울하다고 생각되는 비리 추궁에 양심적인 치욕을 견디지 못했던지 퇴임 1년 후 자살하고 말았다. 

그의 후임 이명박 대통 령은 유일하게 퇴임 후에도 고난 없이 여생을 마치게 될 전직 대통령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결국 수십 가지의 혐의로 구속되는 신세가 되었다. 18대 박근혜 대통령은 재임 중 탄핵으로 대통령직을 박탈당하고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일제 때의 총독 관저였던 것을 정부수립 후 대통령 관저로 사용하면서 경무대로 불리던 것을 윤보선 대통령 때 청와대로 개칭했으며 현재의 청와대 신축 건물은 노태우 대통령 때 완성되었다. 

 

청와대 터는 경복궁의 내맥이 내려오는 길목으로서 풍수상 반드시 땅을 훼손하지 말고 보호해야하는 곳이나 일제가 의도적으로 총독 관저를 지어 모욕을 가했다. 또한 경복궁 근정전 바로 앞에 대형 석조 건물로 총독부 청사를 지어 기를 차단하고 서울의 목을 조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총독부 청사는 김영삼 대통령 때 철거하고 경복궁의 위용과 광화문을 복원하였으나 청와대는 현재까지 대통령 집무실, 관저, 부속실로 현재까지 온존해 있다. 

 

풍수를 믿는 말든 결과적으로 70년 동안 청와대의 주인들이 고초를 당해왔고 일제 때의 총독들도 마찬가지였다 하니 풍수학자들이 하나 같이 주장하는 청와대의 흉터설을 부정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 

 

현 문재인 19대 대통령이 선거 때 청와대 기능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한 바 있는데 그 안도 문제가 수두룩하다. 차제에 일제의 잔존터인 현 청와대를 버리고 과천 정부 청사 쪽으로 눈을 돌려 청와대를 신축 이전하는 것이 장래의 안위를 도모할 수 있는 대안이 되지 않을 까 생각해본다.

 

칼럼니스트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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