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와 다음호 두번에 걸쳐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로서 어떻게 하면 자녀와의 관계고리를 놓치지 않으면서 건강한 경계선을 잡아줄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 보려한다.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건강한 가족문화를 이루는데 공헌하는 부모교육 기관인 Parenting Place에서는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기의 자녀들을 바른길로 가도록 경계선을 잡아주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 자녀와의 관계의 연결 고리를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강조한다. 

 

부모의 바른 권위를 갖고 있으면서도 자녀와의 관계의 연결고리를 놓치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다음의 3가지를 나누고 싶다. 

 

첫번째로 청소년기를 둔 자녀들을 향해 부모들은 가족의 분위기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만들어가도록 노력하며 이를 위해 자녀와의 정기적인 시간을 갖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사춘기의 자녀를 둔 가정들은 다른 어느때보다 서로의 관계가 멀어지도록 하는 여러환경적 조건을 맞는다. 부모님들은 경제적인 부담에 직장에 더 많은 시간을 내고 자녀들 역시 공부에 심리적인 부담과 친구들과의 시간을 더 중시하여 부모와의 시간이 갑작스럽게 줄어든다. 

 

어떤 가정을 들어가면 분위기가 서늘한 것을 경험하는 반면 어떤 가정에서는 보이지 않는 따뜻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자녀가 자기 주장을 하며 더 반항하는 행동을 하면 할 수록 부모 역시 그에 대해 화와 격한 감정이 자녀들에게 쏟아지는 일들이 빈번하다. 

 

하지만 그런 행동의 패턴이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자녀들은 맘을 더 닫게 되고 더 나가 부모의 권위를 무시하거나 멀리하는 결과를 낳는다. 적극적으로 자녀와 의도적으로 한달에 한번 나가 데이트시간을 갖으며 자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가족이 되도록이면 식탁에서 식사를 하는 가정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능동적인 노력들이 필요하다. 

 

자녀와 마찰이 있었다면 맘을 가라 앉히고 최대한 빨리 자녀와 그 일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며 서로의 잘못을 나누고 화해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집안 분위기의 온도가 차갑고 혹은 뜨거운 것에 그냥 반응하는 온도계 역할이 아닌 가정 분위기의 온도를 조절해가는 온도조절계 역할을 부모가 붙잡아야 할 것이다. 

 

둘째로 사춘기에 있는 자녀들은 보호를 받고자 하는 아동기를 떠나 자기를 찾기 위해 부모에게서 보다 독립하고자 하는 다른 발달단계의 필요가 있기에 예전에 한 방향으로 지시하는 one way의 부모 양육에서 이제는 two way의 타협(nego tiation) 의 자녀 양육법이 필요하다. 한국의 유교 문화에 부모 중심으로 자녀들을 바라보면 자녀들이 자기주장을 하고 논리를 피력하는 노력이 단지 부모의 권위에 도전하는 잘못 키운 아이로의 모습으로만 해석되어 자녀들에게 쉽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게 된다. 

 

오히려 자녀의 독립하고 목소리를 주장하고자 하는 미성숙한 어른으로의 도약을 환영해주고 그들의 입장에서는 관점이 필요하다. 혼란의 시기를 맞으며 논리에 맞지 않은 주장을 필 때, 호르몬의 변화로 화를 내다가 갑자기 말이 줄어드는 감정의 기복을 보일 때 그시기에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 며 오히려 성장의 단계를 경험하는 자녀들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모의 큰 맘을 보여줄 수 있다. 

 

대화의 스타일 역시 부모 자신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주기보다는 자녀가 여러 중요한 이슈들 혹은 자신이 잘못한 행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풀어가야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우며 옆에서 돕는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모의 위치를 세우기 위한 권위가 아닌 자녀들이 바른 성인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자원을 공급해주고 스스로 생각하며 발달해 가도록 돕는 코치로서의 권위를 보여 주어야 한다. 자녀가 스스로의 독립개체로서는 미래의 그림을 미리 바라보면서 앞으로의 성인세상에 바른 가치관과 행동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그들의 미성숙한 의사와 행동을 잡아주는 피드백을 주어야 할 것이다. 

 

대학 진입에 고민하는 그들에게 그와 연관해 좋은 진로 세미나나 자료들이 있다면 이를 나눠주고 독립에 필요한 재정 사용법, 결혼 전 이성과의 만남을 어떻게 다루어 가야하는지에 대한 지혜와 경험들을 준비하여 적당한 시기에 나누고 자녀들의 의사를 듣는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칼럼니스트 봉원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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