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정보화 사회,  

세대 간의 단절은 소통을 방해하고 있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대화를 시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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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렸던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 1909-2005) 교수는 수많은 저서를 통해 경영학의 발전에 기여했음은 물론 미래학 분야에도 커다란 업적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1960년대 말의 시점에서 인류사회가 과거로부터의 단절 현상이 도래하고 있다는 징후를 파악하고 저술한『단절의 시대(THE AGE of DISCONTINUITY) 』는 1970 년대 이후 탈 산업사회론과 정보화사회론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단절은 연속적인 과거를 토대로 위치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계속을 건너뛴다는 커다란 비약을 뜻한다.
    
과거 수 천 년 동안 면면히 내려오던 농업사회는 불과 200-300년 사이에 산업사회로 탈바꿈하고 자동화, 기계화를 통해 인류 생활의 모든 것을 바꿔놓는 듯 하더니 정보화 사회가 되자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하고 있다. 여기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면 사회와 단절된 상태에서 시대의 낙오자로 전락할 형편이다. 

 

특히 한국사회는 불과 50년 사이에 산업화와 정보화가 이루어진 괄목할만한 압축 성장으로 격변의 시기를 보냈으며 세계 초일류 인터넷 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현재 60대 이상의 기성세대들은 당대에 농업사회, 산업사회, 정보화 사회를 겪고 있는 반면 30대 이하의 신세대들은 농업사회, 산업사회를 경험해보지도 못하고 바로 정보화 사회로 진입한 형편이다.    

 

단절은 원활한 소통을 방해하고 이는 인간관계에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지역갈등, 계층갈등, 세대 간의 갈등, 빈부갈등, 이념갈등, 진보/보수 갈등, 노사 간의 갈등 등 온갖 갈등이 중첩되어 단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을 정도이다. 

 

갈등의 폭은 우리가 이민을 떠나던 1990년대와 비교할 때 훨씬 더 증폭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 만큼 단절의 폭도 커져가고 있으며 대통령 선거 때에도 극명하게 지지층이 갈라져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는 가족 간에도 부모와 자녀들 사이에 지지층이 분산되는 현실이다.

 

이들 갈등 중에서도 세대 간의 갈등은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사회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세대 간의 연령차이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는 쌍둥이끼리도 세대차이가 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소통의 핵심 도구로 활성화되자 오히려 소통이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가 연출되고 있다. IT 세대끼리는 그들만의 공간이 형성되고 다른 세대들과의 단절은 더 심해져가고 있다는 현실이다. 

 

세대 간의 갈등은 비단 한국사회 만의 문제가아니라 선진국은 물론 신흥 선진화 국가들도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은 불과 50-60년 사이에 전쟁, 흉년, 가난이 연이은 극한 상황에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음으로 한국의 현존 세대들은 같은 시·공간에서 숨 쉬고 있어도 출생 시기별로 이질적인 세계를 살고 있는 셈이다. 

 

재래식 주택에서 흙바닥 위에 뒹굴며 성장기를 보낸 부모세대와 중앙난방, 수세식 화장실, 입식부엌으로 대표되는 현대식 아파트에서 손에 흙 한번 묻혀보지 못하고 자란 자녀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의사소통의 근본 수단인 언어의 변형도 세대 단절의 촉진제가 되고 있다. 신세대의 언어는 약어, 은어 위주로 숫자와 영어알파벳, 한글 등이 편의적으로 합성되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이를 기성세대들이 이해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이곳 키위들이 흔히 사용하는 문자 언어 ‘4 sale’-for sale,‘ 

4 u’-for you, cu’-see you 등은 일상용어가 된 현실이다. 

 

이름도 약칭 또는 애칭으로 많이 부르는데 ‘Pat’Patricia, ‘Tim’-Timothy, ‘Beth’-Betty, ‘Liz’Elizabeth, ‘Alex’-Alexander 등 당장 알아두어야 할 애칭이다. 흔히 카톡방에서 사용되는 ‘갠톡’, 단톡’은 개인 카톡, 단체 카톡을 말하고 '깜놀’-깜짝 놀라다, ‘심쿵’-심장이 쿵쾅쿵쾅, ‘꿀잼’-꿀+재미, ‘썸남썸녀’Something 있는 여자/남자, ‘샘’-선생님(초성, 중성, 종성 을 따서 샘으로 약칭), ‘골연친’-골프 연습장에서 만난 친구, ‘임돌싱’-교민 사회에서와 같이 부부 중 한 사람이 한국에 다니러 가 임시로 싱글이 된 경우 등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도 점검해볼 일이다. 

 

은어, 약어는 어느 시대에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되어 왔다. 시대상을 풍자하거나 유머러스해 재치가 넘치는 용어들도 있었다. 컴퓨터는 EDPS(Electronic Data Processing System)인데 ‘음담패설’로 통용되었고 아더매치는 ‘아니꼽고 더럽고 매스껍고 치사한’뜻으로 사용되었다. 

 

형광등은 ‘감각이 둔한 사람’, 도로공사중은 ‘여드름이 많이 난 얼굴’, 자가발전은 ‘자기자랑이 심한 사람’등이다. 다음 숫자 언어 기호를 해석해봄으로서 자기의 소통 능력을 평가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어느 연인이 한참을 사랑에 빠져 데이트를 즐기다가 하찮은 일로 오해가 생겼는지 헤어지고 말았다. 서로는 상대를 그리워하고 관계를 복원하려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남자가 먼저 편지를 보냈다. 그 때는 스마트 폰이 없던 시절이라 유일한 문자 통신수단은 편지였다. 여자 애인으로부터 답장이 왔다.“10 10 2 3 5 12다”. 이를 받아 본 남자애인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태생적 차이에서 간극이 큰 세대 간의 단절 현상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잦은 접촉과 대화를 시도해야 개선이 될 수 있는 일이다. 단절한 채로 머뭇거리지 않고 과감하게 혁신하고 전진하여 단절을 뚫고 소통의 광장에 함께 참여할 일이다.​ 

 

칼럼니스트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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