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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가능한 일을 이루었을 때 기적(奇蹟)이라고 하고 그 스토리를 신화(神話)라고 부른다. 신화(神話)는 우리에게 꿈을 주고 역사를 심어주는 중요한 매체이다. 

 

신화학자인 웬디 도니거 시카고대 교수는 신화는 현미경 기능과 망원경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망원경 기능이란 신화의 내용이 이상을 초월한 초자연적인 내용과 세계관을 토대로 구성되어 있어 당시 사람들의 철학관, 세계관, 자연관을 엿볼 수 있게 해 주고, 현미경 기능은 신화 내용이 고대 당시의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이다.

 

모든 나라는 나름대로의 신화를 가지고 있다. 특히 개국 신화는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을 망라하고 모두 가지고 있다. 이런 것들을 종합 정리한 것이 ‘세계의 신화 전설 (혜 원: 2009)’이고 이중에는 우리 신화도 포함되어 있다. 세계의 신화는 대부분 천지창조로부터 시작된다.

 

하늘과 땅이 누가 만들었고 해와 달은 어떻게 생겨났느냐에 대해 저마다 탄생 설화가 있다. 천지만물의 변화와 우주의 섭리는 모두 신격화되어 다신론으로부터 출발한다.

 

해와 달이 오누이라는 일본의 설화도 있고, 그리고 단골 손님인 대지가 생성되면서 대홍수의 사례는 세계 신화의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이런 신화가 토착 설화와 결합되면서 종교가 탄생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한 헬레니즘이 헤브리즘으로 변화하면서 유일신 - 기독교가 탄생했다. 중동의 사막의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생긴 종교가 바로 기독교이다. 

 

기독교는 유럽을 중심으로 여러 분파 - 그리스정교, 천주교, 개신교, 곱틱 등으로 나뉘고 다시 라틴아메리카의 해방 신학으로 발전된다. 기독교에서 나온 이슬람 역시 정통성 시비로 시아파와 수니파로 나뉜다.

 

한편 아시아는 인도의 힌두교에서 나온 불교가 오랜 시간 널리 퍼진다. 동양에 뿌리가 깊은 불교 역시 자기 수행 위주의 선불교는 남방에서, 교리 중심의 북방불교는 북방에서 성행했다.

 

우리 나라의 단군 신화는 일부에서는 신화가 아니라 역사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이 역시 대종교로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복잡한 신화와 그 속에서 태생된 종교 관계를 만화로 잘 해석해 놓은 책은 이원복의 ‘신의 나라 인간의 나라 (두산동아: 2022)’이다.

 

우리에게 신화로 가장 사랑 받는 것은 아마도 그리스, 로마 신화일 것이다. 그들의 신의 이야기나 이름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제우스, 헤라클레스, 머큐리, 새턴, 아폴로, 큐피드, 비너스 등

 

그리스 로마 신화는 벌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창해: 2009)’가 가장 유명하다.

 

여러 번 번역되어 나와 있으며, 국내에서는 만화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웅진지식하우스: 2000)’ 의 전 5권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 신화 중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18가지 이야기를 모아 논 독일 작가 미하엘 쾰마이어의 ‘그리스 로마 신화(베텔스만: 2002)’도 재미있게 구성된 책이다. 

 

그는 1949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마부르크 대학과 기센 대학에서 독문학과 정치학을 수학했다. 주요 저서로는 <내 머리 속으로 들어온 토니>를 비롯해, <영웅들의 유희장>, <텔레마코스>, <탄탈 로스> 등 다수가 있고, 최신작으로는 <에밀리오 자네티가 유명했을 때 >와 어린이 책 <울란 바토르 온 편지>가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지나치게 남방의 그리스 로마 신화만 알려져 왔다. 그 이유는 세계를 지배한 것이 주로 남부 유럽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방계 신화의 상대적 소외되었다.

 

최근에 북방 유럽 신들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만들어지면서 우리에게 조금씩 다가 오고 있다. ‘토르( 망치의 신)’가장 최근에 흥행에 성공한 ‘어벤져(avenger)’에도 등장한다.

 

북 유럽 신화에서 에시르 신족을 이끄는 오딘(odin)은 전쟁, 죽음, 마법을 주관하는 신이다. 오딘은 때로는 워덴(woden)이라 불리기도 하는 데, 영어 Wednesday(수요일)는 ‘오딘의 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오딘은 지혜의 샘물을 마시기 위해 자신의 왼쪽 눈을 미미르에게 바쳤다.

 

신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나온 책이 이원익의 ‘신화, 세상에 답하다(바다출판사: 2009)’이다.

 

어느 특정한 신화를 다룬 책이 아니라 주제를 가지고 신화를 접근한 독특한 책이다. 신화의 단골 주제인 ‘출생의 비밀’을 비롯해 사랑, 우정, 질투 등 19가지 주제로 신화를 재해석하고 있다.

 

우리 동양인들은 족보라는 것을 통해 자기의 정체성을 찾는다. 비단 우리만 유별나게 족보 즉 혈통을 따지는 것은 아니다.

 

한때 미국의 헤일리가 쓴 ‘뿌리’ 라는 책이 전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영화까지 대 히트를 쳤다.

 

이처럼 동, 서양을 막론하고 자기 정체성을 찾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한 민족 또는 국가가 자기 정체성을 찾는 것은 바로 신화에서 출발한다. 신화는 단순한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밝혀주고 나아가서는 우리의 미래를 그려주는 중요한 매체이기 때문이다.

 

신화 그 자체가 사실이다, 아니다 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그것을 믿고 하나로 단결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칼럼니스트 김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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