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08b9a314f12eaa6373f165c98b4bd77_1518608
우리는 불가능한 일을 이루었을 때 기적(奇蹟)이라고 하고 그 스토리를 신화(神話)라고 부른다. 신화(神話)는 우리에게 꿈을 주고 역사를 심어주는 중요한 매체이다. 

 

신화학자인 웬디 도니거 시카고대 교수는 신화는 현미경 기능과 망원경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망원경 기능이란 신화의 내용이 이상을 초월한 초자연적인 내용과 세계관을 토대로 구성되어 있어 당시 사람들의 철학관, 세계관, 자연관을 엿볼 수 있게 해 주고, 현미경 기능은 신화 내용이 고대 당시의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이다.

 

모든 나라는 나름대로의 신화를 가지고 있다. 특히 개국 신화는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을 망라하고 모두 가지고 있다. 이런 것들을 종합 정리한 것이 ‘세계의 신화 전설 (혜 원: 2009)’이고 이중에는 우리 신화도 포함되어 있다. 세계의 신화는 대부분 천지창조로부터 시작된다.

 

하늘과 땅이 누가 만들었고 해와 달은 어떻게 생겨났느냐에 대해 저마다 탄생 설화가 있다. 천지만물의 변화와 우주의 섭리는 모두 신격화되어 다신론으로부터 출발한다.

 

해와 달이 오누이라는 일본의 설화도 있고, 그리고 단골 손님인 대지가 생성되면서 대홍수의 사례는 세계 신화의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이런 신화가 토착 설화와 결합되면서 종교가 탄생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한 헬레니즘이 헤브리즘으로 변화하면서 유일신 - 기독교가 탄생했다. 중동의 사막의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생긴 종교가 바로 기독교이다. 

 

기독교는 유럽을 중심으로 여러 분파 - 그리스정교, 천주교, 개신교, 곱틱 등으로 나뉘고 다시 라틴아메리카의 해방 신학으로 발전된다. 기독교에서 나온 이슬람 역시 정통성 시비로 시아파와 수니파로 나뉜다.

 

한편 아시아는 인도의 힌두교에서 나온 불교가 오랜 시간 널리 퍼진다. 동양에 뿌리가 깊은 불교 역시 자기 수행 위주의 선불교는 남방에서, 교리 중심의 북방불교는 북방에서 성행했다.

 

우리 나라의 단군 신화는 일부에서는 신화가 아니라 역사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이 역시 대종교로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복잡한 신화와 그 속에서 태생된 종교 관계를 만화로 잘 해석해 놓은 책은 이원복의 ‘신의 나라 인간의 나라 (두산동아: 2022)’이다.

 

우리에게 신화로 가장 사랑 받는 것은 아마도 그리스, 로마 신화일 것이다. 그들의 신의 이야기나 이름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제우스, 헤라클레스, 머큐리, 새턴, 아폴로, 큐피드, 비너스 등

 

그리스 로마 신화는 벌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창해: 2009)’가 가장 유명하다.

 

여러 번 번역되어 나와 있으며, 국내에서는 만화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웅진지식하우스: 2000)’ 의 전 5권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 신화 중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18가지 이야기를 모아 논 독일 작가 미하엘 쾰마이어의 ‘그리스 로마 신화(베텔스만: 2002)’도 재미있게 구성된 책이다. 

 

그는 1949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마부르크 대학과 기센 대학에서 독문학과 정치학을 수학했다. 주요 저서로는 <내 머리 속으로 들어온 토니>를 비롯해, <영웅들의 유희장>, <텔레마코스>, <탄탈 로스> 등 다수가 있고, 최신작으로는 <에밀리오 자네티가 유명했을 때 >와 어린이 책 <울란 바토르 온 편지>가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지나치게 남방의 그리스 로마 신화만 알려져 왔다. 그 이유는 세계를 지배한 것이 주로 남부 유럽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방계 신화의 상대적 소외되었다.

 

최근에 북방 유럽 신들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만들어지면서 우리에게 조금씩 다가 오고 있다. ‘토르( 망치의 신)’가장 최근에 흥행에 성공한 ‘어벤져(avenger)’에도 등장한다.

 

북 유럽 신화에서 에시르 신족을 이끄는 오딘(odin)은 전쟁, 죽음, 마법을 주관하는 신이다. 오딘은 때로는 워덴(woden)이라 불리기도 하는 데, 영어 Wednesday(수요일)는 ‘오딘의 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오딘은 지혜의 샘물을 마시기 위해 자신의 왼쪽 눈을 미미르에게 바쳤다.

 

신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나온 책이 이원익의 ‘신화, 세상에 답하다(바다출판사: 2009)’이다.

 

어느 특정한 신화를 다룬 책이 아니라 주제를 가지고 신화를 접근한 독특한 책이다. 신화의 단골 주제인 ‘출생의 비밀’을 비롯해 사랑, 우정, 질투 등 19가지 주제로 신화를 재해석하고 있다.

 

우리 동양인들은 족보라는 것을 통해 자기의 정체성을 찾는다. 비단 우리만 유별나게 족보 즉 혈통을 따지는 것은 아니다.

 

한때 미국의 헤일리가 쓴 ‘뿌리’ 라는 책이 전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영화까지 대 히트를 쳤다.

 

이처럼 동, 서양을 막론하고 자기 정체성을 찾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한 민족 또는 국가가 자기 정체성을 찾는 것은 바로 신화에서 출발한다. 신화는 단순한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밝혀주고 나아가서는 우리의 미래를 그려주는 중요한 매체이기 때문이다.

 

신화 그 자체가 사실이다, 아니다 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그것을 믿고 하나로 단결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칼럼니스트 김영안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아버지의 겨울

      친정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살던 시절이었다. 어느날 아버지의 부름을 받았다. 어머니가 병이 나셨나? 자주 있는 일이 아니어서 무슨 일인지 약간의 긴장을 하면서 달려갔다.   함께 살던 아들들 가족 분가시키고 두분만 오롯이 남아 사는 헐헐한 집이었다. 어머...

    아버지의 겨울
  • ‘최후의 날’벙커 만드는 미국의 슈퍼 부자들

    지난 9월 초 국내외 언론들에는 미국 실리콘 밸리 출신의 몇몇 억만장자들이  ‘최후의 날(doomsday)’을 대비한 서바이벌 벙커를  뉴질랜드에 마련했다는 소식들이 일제히 실렸다.      비슷한 내용의 기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몇 차례 전해졌는데, 그러나 이번에는 벙...

    ‘최후의 날’벙커 만드는 미국의 슈퍼 부자들
  • 먹거리가 두려운 세상

    세상에! 이런 일을 다 겪다 보니 살아가는 일이 무슨 전쟁을 하는 듯하다. 알면 피해 갈 수 있지만 모르고 있으면 당하는 것 같아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속담이 새삼스럽기까지 하다.    저녁 메뉴로 떡만두국을 끓일까 하는 생각에 떡국떡을 구입하러 가까운 곳에 ...

    먹거리가 두려운 세상
  • 날개

    ‘날개’하면 새, 천사, 비상(飛翔), 비행기, 꿈, 욕망과 같은 단어들 그리고 이상의 단편소설 제목이 떠오른다. 그리고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나의 어머니와 Y라는 친구가 생각난다.     어머니는 내가 어린 시절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가고 싶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다. ...

    날개
  • 배터리

    며칠전 모바일폰 배터리가 방전된 것을 모르고 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알람이 울리지 않아 낭패를 겪을 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젠 시계대신 전화기가 그 역할을 담당하게 된지 십여년이 지났으니 자명 종을 놓을걸 그랬구나 하는 후회는 유효기간이 지나도 한참 지난 시...

    배터리
  • 아오테아로아의 꿈은 진행형이다

    뉴질랜드 이민 생활은 3차원의 공간과 4차원의 시간이 융합된 시공간의 세계에서 이루어진다. 꿈은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전생에 무슨 좋은 일을 많이 했기에 이렇게 아름다운 천국에서 살고 있을까?”어떤 교민이 콘월파크(Cornwall Park)를 산책하면서 나오는 탄...

    아오테아로아의 꿈은 진행형이다
  • 통계자료로 보는 국적별 영주권 취득 분석

    이민부의 회계연도는 매년 7월 1일 새로 시작됩니다. 그렇다면, 지난 6월 30일로 마감된 이전 12개월의 통계자료에는 과연 어떠한 정보가 담겨 있으며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전해줄까요? 이민컨설팅 20년차의 공인이민법무사의 의무일 수~~도 있는 최신 이민정보와 통...

    통계자료로 보는 국적별 영주권 취득 분석
  • 파리(Paris)로 떠난 모나리자

    프랑스 VS 이탈리아 (Ⅰ)    카톡이나 안부를 먼저 보내주는 사람이 한가하고 할 일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마음 속에 늘 당신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툰 후에 먼저 사과하는 것은 잘못이 있어 그러는 게 아니라 당신을 아끼기 때문이다. 이기고 지는 것의 그 깊이...

    파리(Paris)로 떠난 모나리자
  • 텔레비전에 내가 나갔으면 정말 좋겠네…? ... 오, 노우!

    물론 텔레비전에 나가면 좋겠죠?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그저 전과 같지 않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때문입니다.     소셜미디어가 젊은 세대들의 여가 시간을 장악한지 이제 고작 몇 년입니다.  *** 페이스북 설립 2004년 유튜브 설립 20...

    텔레비전에 내가 나갔으면 정말 좋겠네…? ... 오, 노우!
  • NZ의 새로운 계층 ‘워킹 푸어’

    직장은 있지만 아무리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로 빈곤층이 늘고 있다. 열심히 일해도 급등한 집값과 렌트비, 상승하는 생활비 등으로 여전히 가난한 이들 ‘워킹 푸어(Working Poor)’가 뉴질랜드의 새로운 계층으로 부각되고 있다.        가난한 10 가구 ...

    NZ의 새로운 계층 ‘워킹 푸어’
  • 우리가 생태계 파괴범?

    최근 세계 곳곳에서 고양이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등장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스런 반려동물이지만 또 다른 이들은 생태계에 악 영향을 주는 범인이라고 지탄한다. 국내에서도 점점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고양이에 대해 알아보자.       <고양이, 언...

    우리가 생태계 파괴범?
  • 텔레비전에 내가 나갔으면 정말 좋겠네…? ... 오, 노우!

    물론 텔레비전에 나가면 좋겠죠?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그저 전과 같지 않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때문입니다.     소셜미디어가 젊은 세대들의 여가 시간을 장악한지 이제 고작 몇 년입니다.  *** 페이스북 설립 2004년 유튜브 설립 20...

    텔레비전에 내가 나갔으면 정말 좋겠네…? ... 오, 노우!
  • 우뚜리-아기장수 이야기 4편

    우뚜리    옛날 권력자들이 자기 욕심 차리기에 눈이 멀어 백성들의 생활이 매우 어려운 때였다. 그러니 뼈 빠지게 일해도 입에 풀칠도 못하는 백성들의 불만이 하늘을 찔러 세상이 한번 뒤집어져야 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때 한 마을에 너무 가난하여 품팔이로 간...

    우뚜리-아기장수 이야기 4편
  • 여유 있게 삼 개월

    “벌써 8월 말 이네요. 이제 슬슬 시험준비 좀 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여유 있게 3개월이니까 뭐…”   “늦었다..”  “네?”  “늦었다고…”  “에이.. 아무리… 다들 이 무렵에 시험준비 시작해요.. 그래도 점수만 잘 나오던걸요. 뭐..”  “그래? 그런 학생들을 몇 명이나 알...

    여유 있게 삼 개월
  • 정성

    “온갖 정성을 다하여” 라는 말이 있죠?  무슨 뜻이냐 하면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로지 그 생각만 하는 것이 정성입니다.    저는 맛있는 음식을 보면 굉장히 즐거워하면서 먹거든요?  그것을 보고 무슨 도인(道人)이 그렇게 맛있게 먹느냐는 사람도 있어...

  •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는 책 만들기란?

      최근 인터넷 조사에서 지하철에서 결혼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남녀 공히 독서하는 여자, 남자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어쨌든 책 읽는 모습은 언제 어디서나 항상 아름답다.    하지만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0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하루 10분 이상...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는 책 만들기란?
  • 학생증과 ㅇㅇ통, 한강은 알고있겠지!

      종전 소식을 접하고 피난길에서 서울로 되돌아오던 때였다. 한강을 코앞에 두고 노량진에서 길이 막혀 버렸다. 강을 건널 수 없기 때문이었다.    잠시겠지. 생각하고 그 곳에서 임시 집을 얻어 짐을 풀었다. 사는집 길 건너편 국민학교(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매일 군...

    학생증과 ㅇㅇ통, 한강은 알고있겠지!
  • 잘난 당신, 초라한 나, 그리고 상처

    ‘제 주변에는 왜 이렇게 잘난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들 옆에 있으면 주눅이 들고 초라한 내 자신에게도 화가 나요!!’    독자분들의 반응은 대개 두 가지로 나뉠 것이다. 공감하거나. 뜨끔하거나. 혹시, 내가 주변 사람에게 염장질의 도화선이 된 것은 아...

    잘난 당신, 초라한 나, 그리고 상처
  • $1로 인터씨티 버스를 타고

    두 달 전에 처음 인터씨티 버스를 이용하였을 때 일이다. 일단 인터넷 웹싸이트에서 표를 예매를 한 후 시간에 맞춰서 스카이씨티 옆에 있는 터미널에 도착을 하고 보니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었다. 티켓을 프린터로 출력하지 않고 티켓을 예매한 내역을 폰에 Screensh...

  • 에드먼드 힐러리 경 -뉴질랜드 국민 마음속에 살아있는 키위

    남십자성 아래 사람 향기나는 이야기...;  일요시사      오클랜드 파넬 지역이 차량정체로 시간이 머무는 듯했다. 파넬 성공회 대성당이 가까워지며 더욱 심했다. 뉴질랜드의 영웅, 에드먼드 힐러리경의 장례식에 참석하려는 차량 행렬이 애도의 물결을 이뤘다. 1953년 ...

    에드먼드 힐러리 경 -뉴질랜드 국민 마음속에 살아있는 키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