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의 유력지 디 에이지(The Age)는 지난 16일 “한국이 호주 국방부의 10억 달러가 넘는 해군 보급선(supply ships) 주문 사업을 수주할 것으로 강력히 기대해 왔지만 스페인 기업이 우선 입찰자로 선정됨에 따라 한국이 크게 실망과 분노를 했다”고 보도했다.
 
본지도 18일자 1면에 ‘한국, 호주 국방조달사업 또 물먹어’ 란 제목으로 이를 크게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호주의 '말 뒤집기' 때문에 세 번째로 물먹은 사례는 다음과 같다.
 
#사례 1:
1997-98년 (존 하워드 연립 정부 시절) 대우중공업(DHI)이 호주 육군 장갑차 M113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우선 입찰자 지위를 확보했다. 한국은 호주측 요청으로 동티모르 평화유지군(INTERET)에 5백명을 파병하며 장갑차를 함께 보내 작전을 수행했다. 호주군이 이를 참관하며 장갑차의 우수한 성능에 만족했고 한국의 계약 수주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 없이 독일산 장갑차로 수입선이 교체됐다.
 
#사례 2:
2012년 호주 육군이 한국산 K9 자주포를 보급하는 Land 17 SPH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케빈 러드 총리(노동당)와 이명박 대통령이 이 사안에 대해 구두 약속으로 재확인하면서 악수를 교환했다. 그러나 러드 총리를 전격 퇴출한 줄리아 길러드 총리는 소수 내각 각료들과 함께 55억 달러로 이미 배정된 예산을 전격 삭감하며 자주포 구매 계획을 취소했다.
제조사인 삼성테크윈(현재 한화테크윈)은 호주 방문 등 10년 동안 비용만 1천만 달러를 지출했다. 2013년 집권한 토니 애봇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호 FTA를 타결하며 자주포 사업을 약속했지만 이 역시 성사되지 않았다.
 
#사례 3:
전임 토니 애봇 정부 시절 국방 정책에 따라 호주 해군 보급선 SEA1654 교체 사업에서 한국의 대우해양조선(DSME)과 스페인의 나반티아(Navantia)가 수주 경쟁을 했다. 전체 선박 수명 기간 동안 비용이 저렴하고 대우와 영국 BMT 공동 설계로 보다 현대적인 디자인, 납기 준수 등 여러 측면에서 우수성(경쟁력)으로 대우해양조선의 수주가 예상됐다. 대우는 현재 영국 해군(MARS탱커)에서 3척, 노르웨이 LSV(수송 보급선) 1척을 수주해 제작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 초 스페인의 나반티아가 우선 입찰사로 선정됐다.
 
17일 호주 상원 예산심의위원회(Senate Estimates)에서 야당(노동당) 의원들이 대우해양조선의 수주 예상을 깨고 갑자기 스페인의 나반티아로 결정된 배경을 질문했는데 마리즈 페인 (Marise Payne) 국방장관은 책임 회피성 발언을 했고 다른 관계자들은 우물쭈물거리며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촌극이 벌어졌다. 무언가 석연치 못한 점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반증이다. 국방장관실의 대변인은 “페인 국방장관이 입찰사 평가 또는 사업자 선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혀 책임 회피에 급급한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한국 정부 또는 방산기업은 호주 정부의 거듭된 말 뒤집기로 인해 지난 20년 동안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노력을 했지만 또 다시 크게 실망하며 분노하고 있다.
 
한국산 장비가 질적으로 우수하지 않고 경쟁력이 약하다면 수주 경쟁에서 실패한 것에 불만을 가질 이유는 없다. 그러나 호주 실무 관계자들도 한국산이 경쟁력이 있고 우수하다는 점을 인정해왔다. 그럼에도 번번이 제외시키는 것은 일종의 차별행위다.
 
본지는 더 이상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외교 경로는 물론 호주 동포사회도 호주 정부에 강력한 항의와 함께 실망감을 전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한국과 호주 미디어에서 심층 보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호주 정부의 이같은 계속된 무례를 비난하지 않고 묵과할 경우, 국방 분야에서 진정한 한호 우호 관계 증진은 말장난일 뿐이며 이루어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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