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처음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이 아마 1970년대 초반 한국에서 시작되었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 아이들의 로망(?)은 무조건 판검사가 직업 중에 대통령 다음으로 가장 잘 나간다는 생각을 할 시기였습니다.

 

그 당시는 무조건 판검사를 동경하던 시절이었는데 1970년대 중반 호주로 이민을 온 후 호주에서 변호사가 된다는 꿈은 생각조차 못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아마 1975년도에 공식적으로 사라졌다는 호주의 백호주의 사상이 그대로 남아 있던 시절이라 더욱 더 그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필자의 생각을 바꾼 계기는 1980년대 후반 가정이 있는 30대 후반의 유학생이 영어의 핸디캡을 안고 법대에 도전하는 모습에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꿈을 다시 살렸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지금은 이렇게 중고급(?) 변호사가 되었지만 지금도 법대 첫수업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필자가 처음 다짐했던 ‘초심을 잃지 말자’라는 결심이 아직도 마음속에 불타고 있는지는 100% 확신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종종 지금의 현실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스스로의 최면을 걸어 보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엔 언제나 뭔가 2%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처음 변호사로 입문할 무렵 필자 역시 청운의 꿈을 갖고 인권 변호사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소수의 정의를 위해 다수의 불의’와 싸울 각오가 되어 있다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로 필자가 생각했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너무나 많은 난관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필자의 경우 제 자녀들이 모두 다 성장한 이 상황에서 제가 항상 추구했던 꿈을 펼쳐 볼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 온 것 같습니다. 항상 제가 꿈에서도 추구했던 국선 변호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입니다.

 

시드니 한인사회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속에 살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뜻하지 않은 사건속에 연루되어 형사소송이라도 할 경우 변호사 수임료는 상상을 초월하는 천문학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제대로 된 법적조언을 받지 못하는 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수많은 한국계 피의자들이 필자와 상담은 하였지만 경제적인 어려움때문에 말도 통하지 않았던 외국계 국선 변호사와 사건을 진행했던 경우도 많았습니다. 필자 역시 수임료로 제 사무실을 운영하는 변호사라 안타까운 심정과 그 분들의 상황은 이해하지만 제대로 그 분들을 도울 수 없었던 적이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필자가 항상 추구해왔던 NSW 주정부 형사소송의 ‘국선 변호사’ 자격심사에 승인이 났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제부터 경제적인 어려움때문에 제대로 된 법률조언을 받지 못하는 한국계 형사소송 피의자들의 편에 서서 금전적 부담없이 필자의 꿈을 펼쳐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의 국선 변호사 제도는 잘 모르겠지만 NSW주의 경우 국선 변호사로 선임이 되면 향후 5년간은 국선 변호사의 자격이 유효합니다. 이 기간안에 형사소송에 관련된 모든 피의자들에게 정부차원에서 국선 변호사를 선임해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개인 변호사 선임이 어렵다는 증거(?)를 보여 주셔야 합니다. 가령 센터링크 수당을 받는 분이나 국선 변호사 협회에서 정한 가이드라인에 합격을 한 분의 경우 무료로 국선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 한국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한국계 피의자가 국선 변호사를 선임할 자격이 될 경우 한국어를 하는 변호사로 여러분을 도와 드릴 수가 있습니다.

 

물론 수임료는 개인자격으로 사건을 수임할 경우와는 하늘과 땅 수준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런 경제적인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국선 변호사가 되고자 하는 이유는 이미 명예로운 은퇴를 생각하는 이 시점에서 필자의 뒤를 따라 인권 변호사가 꿈이라는 제 자녀들에게 기억에 남는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앞으로 어떤 스타일의 국선 변호사가 될 수 있는지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필자 역시 처음으로 국선 변호사에 간택(?)된 경우라 조금의 시행착오를 거친 후 다시 한번 이 제도에 대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시길 기원합니다.

 

 

©TOP Digital

http://topdigital.com.au/node/4265

 

  • |
  1. 송경태_82.jpg (File Size:23.3KB/Download:15)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정동철의 시사 포커스> 복수국적 쓰나미 file

      국회의원들의 복수국적(Dual Citizenship) 파문이 호주 정가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 7월 서부 호주 퍼스의 변호사 존 카메론은 뉴질랜드 태생인 상원의원 2명이 뉴질랜드 국적을 갖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를 계기로 복수국적 의원들의 명단이 속출했고 현재까...

    <정동철의 시사 포커스> 복수국적 쓰나미
  • 정동철의 시사 포커스 : 호주 동성결혼 합법화 그 이후

    지난 11월 15일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국민우편설문조사(National Postal Survey) 결과가 통계청에 의해 발표 됐다. 예상대로 응답자 중 찬성이 60%가 넘게 나타나 동성결혼 법제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로써 지난 몇 년 동안 끊임없이 논란의 불씨를 이어...

  • 술 석잔이 있는 풍경화

      지루할만큼 질척이던 날씨가 모처럼 화창하다. 비 속에서 외롭게 피어난 자목련의 을씨년스러움도 오늘은 화사하다.    성급하게 봄 냄새가 그리워지는 한나절이다.    “거긴 요즘 날씨 어때요? 춥지않아....”  유난히 손이 시린 친구. 자녀집에 쉬러 왔다가 추위를 ...

    술 석잔이 있는 풍경화
  • 살롱음악

    살롱음악은 이제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중산층의 폭이 넓어  누구나 마음먹고 행동하기에 따라 중산층이 되어……     서울에서 살 때 아내와 나는 항상 우리가 중산층(中産層)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살아왔다. 강북의 단독주택에서 살...

    살롱음악
  • [송경태 칼럼] 국선 변호사 file

    필자가 처음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이 아마 1970년대 초반 한국에서 시작되었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 아이들의 로망(?)은 무조건 판검사가 직업 중에 대통령 다음으로 가장 잘 나간다는 생각을 할 시기였습니다.   그 당시는 무조건 판검사를 동경하...

    [송경태 칼럼] 국선 변호사
  • [허재환 칼럼] 소규모 사업체들을 위한 감면혜택 1 file

    금년 5월에 발표된 연방 예산안을 통해 여러가지 변경된 사항이나 새롭게 신설된 조항이 시행됨으로써 소규모 사업체들은 세금 납부 및 신고 옵션 등을 포함해 다양한 세금 감면 혜택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호에서는 소규모 사업체들이 받을 수 있는 ...

    [허재환 칼럼] 소규모 사업체들을 위한 감면혜택 1
  • [송경태 칼럼] Business for sale (하)

    지난 주 ‘Business for sale’ 즉 사업체 매매에 대한 칼럼을 시작하였습니다. 한국의 경우 어떤 식으로 사업체를 사고 파는지 그리고 반드시 변호사가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거주하는 시드니의 경우 사업체 매매를 하면서 변호사 선임은 거진(?) 필수라고 보...

  • [하명호 칼럼] 4차 산업혁명과 영생불멸에 도전하는 과학자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발명으로 손으로 하던 일을 기계화 함으로써 대량생산이 시작되었다. 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컨베이어 벨트를 활용한 대량생산 기술이, 3차 산업혁명은 1980년대 중반 본격화된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이 주도하였으며, 이 과정에 급격히 발전된...

  • [송경태 칼럼] Business for sale (상)

    오늘의 주제인 ‘Business for sale’을 한국식으로 풀이를 하자면 ‘사업체 매매’ 정도로 해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시드니 한인사회도 50여년의 이민역사가 되어서 그런지 주말마다 발행되는 한인 주간지들을 보면 상당한 양의 사업체 매매와 관련된 광고들을 볼...

  • [사설] 호주 정부의 도 넘은 ‘말 뒤집기’

    멜번의 유력지 디 에이지(The Age)는 지난 16일 “한국이 호주 국방부의 10억 달러가 넘는 해군 보급선(supply ships) 주문 사업을 수주할 것으로 강력히 기대해 왔지만 스페인 기업이 우선 입찰자로 선정됨에 따라 한국이 크게 실망과 분노를 했다”고 보도했다.   본지도...

  • 시드니에서 한국계 은행 출범은 언제쯤..? file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BBCN은행과 윌셔(Wilshire)은행이 공식 합병을 선언했다. 이로써 미주 한인사회에 자산규모 123억달러(미화)의 ‘수퍼 리저널 뱅크’가 탄생하게 됐다. 캘리포니아 주에 본사를 둔 상장은행 중 6번째 규모가 된다. 합병되는 은행의 초대 행장 및...

    시드니에서 한국계 은행 출범은 언제쯤..?
  • [한호일보 시론] 호주와 미국 블루칼러..과연 다를까?

    호주에서도 또 한인 사회에서도 여럿 모이면 종종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이야기를 나온다고 한다. “설마?”했다가 “이러다 정말 대통령 되는 거 아니야?”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왜 미국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트럼프 현상’이란 기현...

  • 블라디보스톡 경제포럼에 가지는 기대. file

    블라디보스톡 경제포럼에 가지는 기대. 김원일(모스크바대 정치학박사, 전 모스크바한인회장) 이제 얼마 남지 않은 9월 초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동방경제포럼”이 개최된다. 포럼준비위원회는 푸틴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 후에 곧바로 비행기로 이동...

    블라디보스톡 경제포럼에 가지는 기대.
  • 오늘 다시 페레스트로이카를 생각한다.

    미하일 고르바쵸프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소련에서는 자신과 나머지 세계의 모습을 바꾼 변화가 시작됐다.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페레스트로이카는 아주 짧은 기간, 불과 7년도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하지만 그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 시절 무...

  •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과 러시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과 러시아 김원일(모스크바대 정치학박사,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여성의 날은 특히 러시아에서 큰 명절로 기념한다. 몇 년 전에 실시 되었던 여론조사에서 러시아인들은 1년 중에 가장 큰 기념일로 새해 설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