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민의 사회경제 운용을 위하여

 

 

 

현재 나타나고 있는 주요한 사회경제적 수치들, 일자리 창출능력 미진, 신생아 출산율 저하, 악화조짐을 보이는 양극화(兩極化)의 지표 등은 한국사회가 시스템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혁명적인 개혁조치가 없으면 미래적 희망이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세계은행, OECD 그리고 IMF 등 국제협력기구들 조차 공히 한국경제의 추이(推移)를 염려하면서 여성의 사회참여율을 높이고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을 통하여 노동소득분배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내수시장 기반을 강화하라는 조언을 수 년째 반복하고 있다.

 

이에 한국사회 내에 자타가 공인하는 소득주도정책 정책의 이론적 대가인 홍장표 교수를 경제수석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할 터이다. 또한 최저임금제 도입 등 소득주도성장의 효과는 적정한 정책과 결합하여 최소한 2-3년의 준비적 잠복(潛伏) 기간 후에야 누운 S 자형태로 서서히 나타날 것이며 상당 기간 동안 고통과 후유증이 있을 것은 당연히 예상되었던 일이었다.

 

사리가 이렇듯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정책적 준비는 뒤로 하며 일년도 넘기지 못하고 경제수석을 관례처럼 기회주의적인 행정관료로 교체하고, 미진하여 부족하지만 시민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 준비한 재정개혁위원회 제안조차 기획재경부 책임관리들이 일방적으로 깔아 뭉개고, 기대를 모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취임한 인사는 자신의 무력과 무능함을 지적하는 시민사회에 신경질적으로 대응하는 오만함을 보였다.

 

현안의 문제는 깊은 역사적인 뿌리를 갖고 누적된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응하는 문재인 정부는 지난 시절 관료들의 간교함과 재벌들의 이해에 갇혀 절대적 개혁의 기회를 놓친 국민과 참여의 양(兩)정부의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점에 경악(驚愕)하지 않을 수 없다.

 

삼성의 이재용과 현대차의 정의선 등 후계자를 자처하는 인사들이 자신들이 다점주주로 있는 회사들을 급조하여 그룹 내 계열 기업으로 편입하면서 자본수익율을 지난 20여 년간 평균 50-60%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현대 산업사에 다시 없는 초유의 기록을 보유하자, 국제사회로부터 공개적인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당연히 파렴치(破廉恥)한 내부거래와 정경유착, 사법적 과잉보호 그리고 공정거래위 무능과 야합의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투성이인 이들은 여전히 한국 산업계의 중심인물로 되어 있다. 국민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굴지 재벌의 총수가 별세하자 경영능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약관의 40세 아들이 별다른 저항과 견제도 없이 회장직을 이어받고, 온갖 추한 행실로 사회 비난의 표적인 된 대한항공의 총수일가가 여전히 뻔뻔하게 경영일선을 책임지고 있는 2018년 7월 현재, 적폐 중 적폐인 재벌들 지배구조의 개선을 위하여 문재인 정부와 공정거래위는 지난 일년간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 (필자의 6월18일자 프레시안 기고문 ‘대한항공을 국민의 기업으로’ 참조하여 주시길).

 

한국경제는 현재의 문재인 정부처럼 땜질하듯 대증적(對症的)이며 정치공학적 접근을 하면 할수록 더욱 심각한 수렁에 빠져 들 것이다. 기왕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치밀하게 강화하고 서민생활을 최우선적으로 지원하며 내수시장의 규모를 확장하는데 가능한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여야 한다. 여건이 어려울수록 길게 보면서 핵심을 본질적으로 파악하고,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다른백년’은 긴 호흡으로 제3섹터 경제론을 한국사회의 미래적 대안의 하나로 제시하고자 한다.

 

쉬운 이해를 위하여 자동차의 원동력(prime-over)으로 비유를 들어본다. 현재 일반적인 자동차는 내연기관에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발생하는 폭발력을 회전 에너지로 활용하고 제어하는 것으로 동력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 지난 백여 년간 자동차를 구동(驅動)시켜온 내연기관은 인류의 지혜가 집중된 기계공업의 정수이기도 하다.

 

그런데 자동차가 생활의 필수적인 물건으로 보편화되면서 편익성과 이동성은 크게 향상된 반면에 주차의 어려움과 교통체증 그리고 배기에서 발생하는 온갖 매연으로 공기오염과 기후변화 그리고 화석에너지의 고갈(枯渴)이라는 심각한 현안에 봉착하게 되었다. 일부 미래학자들은 산업화 이후 인류의 최대실수가 내연기관의 발명이라고 지적하면서 인류가 멸망하게 되면 그 주요한 원인으로 내연기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대응하여 테슬라 등 혁신기업들이 출현하면서 전기구동형 자동차를 시장에 출시하기 시작하였다. 전기 자동차는 배기매연이 없어서 운전 현장에서는 공기오염이 없고, 내연기관에 비해 정비해야 할 요소가 적고 전기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에 급속히 시장에 보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값이 싼 것은 화석에너지에 비해 세금이 없다는 불공정한 조건에서 형성된 것이고 정비가 용이한 대신 차량가의 3-40% 를 차지하는 배터리 성능 문제로 5년이 지나면 교체를 해야 하며, 근본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새로이 발전소를 세우면 원격지이지만 여전히 공해의 요인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또한 전기를 충전해야 하는 시설의 인프라를 새롭게 보급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에 봉착(逢着)한다. 일시적이며 착시적인 해결책이다.

 

이에 대한 현실적 절충으로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함께 내장하여 내연기관과 정차간에 발생하는 폐에너지를 전기모타로 흡수하여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대용량의 배터리와 별도의 충전시설 없이 차량의 효율을 상당한 수준으로 높여 연료소모를 줄이는 등 두 가지 방식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취하는 동시에 약점들은 보완하는 효과가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게 된다.

 

최근에는 수소에너지를 이용한 연료전지(Fuel Cell)동력이 개발되었다. 연료전지는 압축장입(壓縮裝入)된 수소와 공기중의 산소를 촉매로 반응시켜 전기와 물을 만들면서 자동차를 구동시킨다. 수소를 포집(捕執)하고 압축시키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화석에너지 또는 발전의 오염요인에 비하면 매우 청정한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재의 기술과 시장수요로는 가격이 매우 높은 편이며 역시 수소를 충전시킬 인프라를 대거 도입해야 상용이 가능한 어려움을 지니고 있다. 일반시민들이 손쉽게 선택할 만큼 인프라를 갖추고 보급이 일반화되면 연료전지의 가격도 저렴해 진다는 가정에서 공기오염 등 기후변화의 요인이 없고 화석에너지에 의존하지 않는 미래형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면 개별적인 자가용 수요를 줄여가며 공유적 이동 수단을 개발하고 쓸데없는 사회적인 이동의 필요를 억제하고 가급적으로 연료전지의 적용을 유도하여 매연 등 오염의 원인을 줄이면서 기후변화를 막고 지속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제 사회경제적 영역으로 들어가 보자.

 

순수한 제1섹터인 국가중심의 계획경제는 20세기를 거치는 동안 소비에트가 붕괴되면서 실패작으로 판명되었다. 반면에 내연기관에 비유할 수 있는 제2섹타인 자본중심의 시장경제는 지난 2-300여 년간 인류의 물질생활을 급격히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한다. 자본과 노동과 기술을 결합시켜 시장기제(市場機制)를 매개로 하여 상품과 서비스의 공급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면서 1980년이후 전세계를 지배하는 전일적인 시스템으로 자리를 확고히 한다. 칼 폴라니가 ‘악마의 맷돌’이라고 이름한 자본의 탐욕이 이제 정부의 규제라는 굴레를 벗어나 인간의 모든 영역을 대치하고 지배하기 시작한다.

 

제2섹터만의 경제운용은 과거 산업적 공황과 파쇼 정치와 전쟁을 되풀이하는 재난의 역사를 만들어 왔고 무제한적 자원의 낭비와 환경 파괴를 가져오고 있으며, 현재도 극소수 독점으로 인한 지구적 규모의 빈곤과 양극화를 양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장기제의 적정한 분배기능과 효율의 제고라는 긍정적 역할은 자동차의 뛰어난 이동성에 비견할 수 있으나, 이와 결합된 자본의 탐욕은 내연기관의 매연처럼 인간의 삶을 파괴하고 결국은 인류멸망의 주된 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게 된다.

 

가공할 공황(恐慌)과 광범한 빈곤(貧困)을 경험하면서 서구사회는 제2섹타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대략 두 가지의 정책적 대안을 취하게 된다. 케인즈 이론에 따라 정부개입을 통한 시장적 유효수요를 확대시키는 방식과 시장경제 성과의 일부를 복지정책에 투입하여 인간의 최소적 존엄을 유지하게 하는 사회적 안전망의 도입이다. 대륙형 사회적 시장경제는 두 가지 방식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마치 자동차의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결합시킨 하이브리드 방식을 연상하게 한다. 시장경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되 문제점을 보완하여 자본제적 시장경제의 지속기간을 연장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그러나 내연기관과 전기모타 결합방식이 근본적으로 화석에너지가 야기하는 환경적 오염을 해결하지 못하고 장기적인 지속 조건을 형성할 수 없듯이, 토니 블레어의 제3의 길도, 슈뢰더의 2010 아젠다와 하르츠 방식의 노동개혁도, 프랑스의 인간적인 시장경제론도 전일적으로 작동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맞서 빈곤과 양극화를 양산하는 기본적인 방향을 전환시키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었고 개인과 공동체라는 인간사회의 자유와 해방을 위한 대안으로 인정하기에는 매우 제한적이다.

 

다만 또 하나의 하이브리드 경제로 평가할 수 있는 중국의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또는 인민집중적 국가자본주의는 아직 실험적 순항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은 초기 산업화의 진입 과정에서 흔한 일이지만 최근 국제기구가 발표한 중국의 빈곤율 1-2%의 수준은 소강(小康)사회로 진입하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할 것이다. 비핵화와 개방을 선언한 북한사회도 기본 방향으로 중국의 경험을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료전지로 비유할 수 있는 제3섹타의 경제 영역은 시장기제와 자본의 탐욕이 일방적으로 작동되지 않으며 정부의 개입 역시 가능한 제한되는 시민사회의 자발적 참여 공간의 총합(總合)이다. 일반적으로 협동조합과 마을 향토기업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으며 사회적 기업은 제2섹터와 중첩(重疊)되는 지점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작동할 수 있는 영역으로 작동의 기본 원리는 인간의 자유와 해방을 기본으로 참여를 통한 협업, 자발적 혁신과 기여를 통한 성과의 배분, 지속 가능한 조건에서 공유와 순환의 기제 등을 열거할 수 있다. 성패 여부는 기존의 주류적 흐름인 제2섹터 시장기제의 흡인력을 버티어 낼 수 있는 자발적 다수의 조직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달려있다.

 

스페인의 몬드라곤, 이탈리아의 볼로냐 지역의 협동경제, 뱅쿠버와 오사카의 주민조합 등을 예로 들 수 있으며, 유럽에서는 경제의 10%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아직 도입 수준에 머물면서 2012년 도입된 협동조합기본법 등에 힘입어 활성화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상기의 세가지 영역은 일방적으로 서로 무시되거나 제거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상호보완적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핵심은 상호결합에 대한 방식의 문제이다.

 

기존방식적 해결 노력의 맹점(盲點)은 시장경제를 선두에 세우고 종속(직렬)적인 방식으로 정부가 조정적으로 개입하면서 사회적 경제영역을 장식품처럼 포장해 온 점에 있다.

 

지난 200여 년간 인류에게 풍요를 선사한 자본제적 시장경제는 이제 긍정적 역할의 정점(頂點)을 지나 지구적 규모의 빈곤과 실업과 환경재난 등 엄청난 폐해를 발생시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흐름이 도처에 강력하게 형성되기 시작했다.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것이다!

 

자본 수익률의 저하를 상쇄하기 위하여 부가가치를 추구하는 혁신의 과정에서 과학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지식기반이 점차적으로 자본을 압도하면서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지식기반 경제는 사적 소유의 자본과는 달리 역사라는 누적적 요소와 공존하는 사회라는 공간적 확장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협력과 참여라는 규범적 행위를 요구한다.

 

이에 더하여 금융자본의 초과이익 실현을 위하여 전 지구적 운용에 필요한 디지털 통신기술이 발전되면서 스스로 보편화되어 SNS 등으로 전 세계인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내고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로봇 그리고 빅데이타 기술이 하나로 뭉쳐지는 초연결사회의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서 기존의 인류사에 없는 엄청난 질적 전환이 이루어지게 된다. 기존 경제학에서는 상품과 서비스의 성격은 제로 섬(zero Sum)과 한계효용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하면 한 사람이 제공된 상품과 서비스를 소유하면 다른 사람이 소유할 수 없고, 상품과 서비스의 효용은 한계적으로 작동하면서 양이 증가하면 비례적으로 시장가치가 떨어진다.

 

그런데 새로이 형성되는 지식과 정보의 사회는 나누어 함께 하면 더욱 힘이 세어지고,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독점과 사적 소유보다는 협력적 경쟁과 공유를 통해야 비로소 더욱 강력해지는 흐름과 경향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자본과 노동이라는 양적 요소를 투입하는 것보다는 기술과 정보와 네트워크라는 요소들이 시스템적으로 규범적으로 결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사안이 되어가고 있다. 다만 시스템적 네트워크와 기술의 독점이 강화되면 가공할 만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한국사회의 대부분 현안 문제는 이러한 미래적 지향의 흐름에 부적응하고 거부하며 역류(逆流)하면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협력적 경쟁과 공유적 순환과 규범적 네트워크의 결합을 통한 혁신을 추구하기 보다는, 극심한 양극화와 소수로의 집중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독과점을 방어하고 주어진 기득권과 특혜에 안주하며 행정관료들과 사법체계는 이들에 기생하고 공공적 기제보다는 방어적 면책과 구차한 변명에 급급한 것이 한국사회의 현재 모습이 아닌가?

 

다가올 미래의 경제는 지난 200여년 시장을 지배해온 자본의 역할과 기반에 있는 것도 아니고, 자본에 종속되어 수탈당하여 왔던 근육질 또는 반복적 관리 노동에 의존하는 것도 아니다. 위에 언급하였듯이 다양한 참여와 협력과 혁신과 순환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산업기술적 기반을 더욱 확장시키고 가속시키면서, 변혁적 관점을 지닌 정치적 대표체제를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민적 합의를 통하여 나날이 눈부시게 누적되어 발전하는 제4차 산업혁명적 시스템을 여하히 합리적으로 운용하여 성과를 골고루 공유하는데 달려 있다.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생산이 문제가 아니라 적절하게 소비해 줄 수 있는 수요가 핵심적 주제로 떠오르게 된다. 성장이 아니라 배분과 순환이 더욱 중요하게 부상한다.

 

이제 우리가 마주치고 있는 수많은 현안적 문제 해결의 핵심은 제2섹터인 시장을 중심으로 제1섹터인 공공영역과 제3섹터 부문을 종속(직렬)적으로 연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제각기 역할로 분리시키고 하이브리드 방식처럼 상호보완적이며 병렬적으로 연결하는데 있다.

한걸음 더 나가면, 정부의 역할은 축적된 과학기술과 지식에 기반하여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도출된 시장경제의 성과를 이제 막 새로이 시작되는 제3섹터의 영역으로 적정하게 옮겨 나르는 양수(pumping)의 몫을 담당해야 한다. 한마디로 무한한 일자리의 보고인 제3섹터 영역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실제가격 기준으로 1-2 % 수준의 재산세를 누진적으로 강력히 추진하고, 일정액 이상의 상속증여세를 80-90%로 인상하며, 그래도 부족하면 부가가치세율을 올려서 필요한 인프라 구축의 재정을 해결해야 한다.

 

공공적 역할로서 양수(揚水)의 내용은 1) 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사회 안전망의 구축에서 시작하여, 2) 혁신적 협력기제가 작동할 수 있는 다양한 법과 제도를 도입하고 교육과 연구활동에 충분한 재원을 투입하면서 3) 중장기적으로는 기본소득, 기본재산(청년지분 할당) 그리고 복지청구권 등을 복합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되풀이하여 언급하지만 제2섹터인 시장경제와 제3섹터인 자율적 시민영역을 종속적으로 연계하여서는 안된다. 올곧게 인류의 미래를 향해서 새로이 배양하고 육성되어야 할 제3섹터는 이익만을 위한 경쟁과 효율 중심의 시장경제의 논리가 아니라, 개인과 공동체간 연대 위에서 자기실현이라는 인간의 열린 가능성을 위한 규범적 논리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제3섹터의 영역을 운영하는 공적 강제의 방식에 대하여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오스트롬 교수는 ‘공유지의 비극을 넘어서’ 라는 저서를 통해 공동체 사회가 합의된 규칙을 만들고 평가와 감독의 체계를 형성하여 성과를 모두가 함께 공유하면서도 기여도에 따른 보상제를 도입하고 규칙을 어긴 경우에는 성찰과 반성을 계기를 부여하되 시정이 되지 못할 경우 적정한 제재를 가하는 동시에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고 규칙 위반이 자주 발생하고 문제점이 빈번히 야기되면 다시 합의라는 과정을 통해 기존의 규칙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을 권하고 있다. 참여와 협력과 혁신이 작동하는 시스템 형성이 키워드인 셈이다.

 

대부분 인간은 시장경제에서 규정하는 것처럼 탐욕과 이기심의 존재가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가변적 실천적 존재이며, 이러한 가능성을 유도하고 실현해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합의된 정치적 체제와 제도적 지향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회경제 정책은 높은 정치적 지지와 명분을 기반으로 공공적 역할을 넘어서서 제3섹터가 확장될 수 있는 제도를 법적으로 제정하고 실천적으로 강력하게 금융 등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곳은 가난한 소시민 중심으로 수만 여명이 수 십동의 아파트 주거형태로 군집(群集)하여 있는데, 해당 구청이 주도하여 아파트 사이로 흐르는 개울을 활용하여 십 수년간 ‘발바닥’이라는 이름으로 공원을 조성하여 왔다. 개인이 투자하여 개발하려면 백 억원도 부족할 만한 수천 평의 대지 위에 갖가지 수목으로 천변에는 계절마다 온갖 꽃과 각양의 잎새와 들풀이 자랑하고 있다. 겨울은 겨울대로 눈과 어름으로 즐거움을 제공하면서 만여 명의 시민이 함께 즐기는 공원은 놀랄 만큼 자율적 질서와 청결을 유지하고 있다.

 

거의 매일 한 시간 가량 공원산책을 즐기고 있는 필자는 스스로에게 “이 정원은 온전히 내 것임과 동시에 수 만의 지역 주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고 속삭인다. 개방된 소유, 함께하는 공유로 필자인 나는 한국의 최고 부자들보다 더 부유함과 넉넉함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 협력과 공유를 기본으로 하는 제3섹터 경제 영역의 놀라운 성과이자 기본적 성격이다.

 

시장경제의 순기능인 자원의 적정한 배분 역할과 효율적으로 성과를 제고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되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가설에 기초한 자본의 탐욕을 억제하고, 케인지안 경제론과 북유럽 복지정책의 실천적 경험을 기초하여 인간의 존엄과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면서, 이제부터는 자기실현을 향한 개인과 공동체간 참여와 협력과 공유의 새로운 시스템적 가능성을 실험하고 개척하는 제3섹터 영역으로 이동 전진하는 것이 온갖 문제로 신음하는 현존 인류의 미래적 과제이자, 양극화 및 빈곤과 청년실업 및 저출산 이라는 절체절명의 현안과제를 안고 있는 한국사회의 외통수적 출구이다.

 

이제 제3섹터 경제의 시대를 활짝 열어야 한다. 일자리와 행복과 희망을 만드는 작업이다.

 

 

12191670_126001824426280_2520703358311926688_n.jpg

 

글 이래경 |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 다른백년 이사장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유라시아 마라톤과 한미동맹을 생각한다 file

      Newsroh=이재봉 칼럼니스트           제 친구 평화 마라토너 강명구 선생이 유라시아 대륙횡단 마라톤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작년 9월 1일 네덜란드를 출발해 무려 14개월 동안 매일 40km씩 거의 15,000km를 달려 지난 10월 6일 압록...

    유라시아 마라톤과 한미동맹을 생각한다
  • 반크 ‘일본의 BTS 공격’ 대응 file

      악의적 물타기 시도     Newsroh=로창현기자 newsroh@gmail.com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최근 일본이 국제적으로 논란을 빚은 방탄소년단(BTS)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시도에 대해 대응활동에 나섰다.   최근 미국의 유대인 권리단체 시몬비젠탈센터는 방탄...

    반크 ‘일본의 BTS 공격’ 대응
  • 독도의 날 아시나요 file

    Newsroh=박기태 칼럼니스트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입니다.   오늘과 내일 하루만이라도 반크와 함께 100년전 독립운동가의 꿈을 이어주세요!   독도의 날은 1900년 10월 25일에 고종이 대한제국 칙령(勅令) 제41호에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명시한 것을 기...

    독도의 날 아시나요
  • ‘北과 친하려는 南을 제제로 위협하는 미국’ file

    “외교장관 윽박지르고 실무자에 경고하고”     한국은 미국의 속국인가. 유감스럽지만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태는 대한민국이 주권을 가진 독립국인지 의심스럽게 만들고 있다. 한국의 위상을 형편없이 추락시키는 존재는 미국이다. 러시아 일간 로시스카야 가제타의 알...

    ‘北과 친하려는 南을 제제로 위협하는 미국’
  • 외계인은 왜 지구인을 납치하는가 file

    지구생명체 유전자정보 확보 별나라형제들 이야기 (52)     Newsroh=박종택 칼럼니스트     7. 사람의 마음(생각, 감정, 의도)은 매우 강력한 힘이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나 의도는 개인과 사회에 파괴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것은 에너지 세계의 일관된 법칙이다. 따라...

    외계인은 왜 지구인을 납치하는가
  • 모든이를 위한, 모든이에 의한, 모든이와 함께하는 민주주의 file

    시민이 참여하고 발안하는 직접민주제 시대 도래 제7차 직접민주주의 글로벌 포럼 로마대회 참관 기록 Omnibus Direct Democracy – by everyone, for everyone , with every one     Newsroh=이래경 칼럼니스트     필자가 ‘직접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고 이를 ...

    모든이를 위한, 모든이에 의한, 모든이와 함께하는 민주주의
  • 9.19 남북공동선언...평화의 길, 새로운 미래로

    문재인 대통령은 9월19일, 15만명의 평양 시민들이 운집한 5.1경기장에서 "우리는 5천년을 함께 살고 70여년을 헤어져 살았다. 이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협력의 시...

    9.19 남북공동선언...평화의 길, 새로운 미래로
  • 병역특례, 폐지가 답이다 file

      Newsroh=소곤이 칼럼니스트     우민화 정책은 박정희에서 시작됐고 전두환에서 꽃을 피웠다. 정통성 없는 독재정권의 속성이 그렇다. 박정희는 보릿고개를 겨우 면하던 시절, 약소국 저개발국 콤플렉스에서 그랬다치고, 전두환때는 정말 끔찍했다..국민의 군대를 동원...

    병역특례, 폐지가 답이다
  • 제3섹타 경제론 – 인간품성에 대하여 file

    제3섹타 경제론 – 인간품성에 대하여 인본적(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의 재발견   Newsroh=이래경 칼럼니스트     지난 2-3 세기 동안 인간의 물질적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어준 자본제 시스템은 산업혁명과 더불어 자유주의 그리고 시장기제(市場基劑)와 함께 출범했다. 그...

    제3섹타 경제론 – 인간품성에 대하여
  • 촛불정부 새로운 패러다임 담아내야 file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한 조언     Newsroh=이래경 칼럼니스트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현재의 사회경제적 어려움은 최저임금의 인상이나, 소득주도성장의 정책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출범의 초기에 지녔던 진보적 방향을 거부하고 이의 발목을 잡기 위해서 ...

    촛불정부 새로운 패러다임 담아내야
  • 안보리 제재와 센토사 합의 양립할 수 있는가? file

    유엔안보리 대체 국제평화위 구성해야     Newsroh=이래경 칼럼니스트     ICAN(핵무기폐기 국제운동기구)는 2017년 UN총회에 핵무기금지조약을 제안한 공로로 깜짝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다. 그런데 ICAN의 특별제안에 대한 UN총회의 진행 과정과 결과는 우리에게 잘 알...

    안보리 제재와 센토사 합의 양립할 수 있는가?
  • 이승만, 한일협정에 완강히 반대한 이유 file

    한일 수교와 미국의 압력 <2> 미국, 이승만에 협정 압력     Newsroh=이재봉 칼럼니스트     3. 한일 수교를 위한 미국의 개입과 압력   한국과 일본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구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반공 정책에 따라 다듬어지기 시작했다. 한일협정은 미국이 1...

    이승만, 한일협정에 완강히 반대한 이유
  • 자유주의를 성찰한다 file

      Newsroh=이래경 칼럼니스트     자유주의를 생각해 본다. 지난 300여 년간 인류역사를 지배해 온 서구중심 산업문명의 기저(基底)에는 자유주의라는 사상적 토대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서세동점의 끝자락에서 미증유(未曾有)의 혼돈시대가 예상되는 현재 이후, 한국사...

    자유주의를 성찰한다
  • 왜 어묵이 ‘생선케익’이 됐을까 file

    "어묵은 어묵(Eomuk)이다"     Newsroh=박기태 칼럼니스트     최근 대형마트에서 어묵을 구입하다가 정말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식품 대기업 CJ를 포함해서, 다수의 유명 식품기업, 그리고 어묵 식당에서 심지어 정부기관, 포탈 사이트, 영어사전 ...

    왜 어묵이 ‘생선케익’이 됐을까
  • 南제안 美요구 北대응 file

    베트남 전쟁 시리즈 <4> ‘남북한은 베트남에서 싸웠다’   Newsroh=이재봉 칼럼니스트     5. 북한의 필사적 대응과 파병   1965년 3월 미국이 북베트남을 폭격하면서 시작된 제2차 베트남전쟁은 제2의 한국전쟁이기도 했다. 미국과 남베트남 편에서 가장 대대적으로 싸운...

    南제안 美요구 北대응
  • 목숨 내건 설조스님의 단식에 함께하며 file

      1994년 조계종단 개혁회의 부의장을 역임하신 88세 설조 스님께서 38일째 단식(斷食)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촛불시민혁명을 경험하며 우리 사회에는 ‘이게 나라냐’ 외치면서 썩어가는 고름을 짜내어 새 생명이 돋아나게 하는 대수술의 적폐청산이 필요하다는 시민적 요...

    목숨 내건 설조스님의 단식에 함께하며
  • 제3섹터 경제학 선언 ‘다른백년의 제안’ file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민의 사회경제 운용을 위하여       현재 나타나고 있는 주요한 사회경제적 수치들, 일자리 창출능력 미진, 신생아 출산율 저하, 악화조짐을 보이는 양극화(兩極化)의 지표 등은 한국사회가 시스템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는 것을 명백...

    제3섹터 경제학 선언 ‘다른백년의 제안’
  • ‘최저임금 인상이 최고의 혁신정책이다’ file

    ‘최저임금 인상이 최고의 혁신정책이다’ 제3섹터의 경제학을 위하여       제목의 내용을 되풀이 한다. 시간당 임금의 1만원선 인상과 주당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은 한국사회에 다시 없는 변혁적 기제(機制)이자, 성숙한 사회로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

    ‘최저임금 인상이 최고의 혁신정책이다’
  • 박정희, 베트남파병 간청하며 계엄령 선포 이유? file

    [베트남 전쟁] <2> 南 적극적 제안, 美 무리한 요구, 北 필사적 대응     Newsroh=이재봉 칼럼니스트     2. 1950~60년대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과 베트남 침략   미국은 1950년 소련과 중국이 동맹조약을 체결하자 동아시아 정책을 크게 바꾸었다. 1949년 중국에 사회주...

    박정희, 베트남파병 간청하며 계엄령 선포 이유?
  • 북한, 이제 미국에 푸에블로호 넘겨줘라 file

    새로운 북미관계를 위하여 푸에블로호와 치욕적 북미협상 <4>     Newsroh=이재봉 칼럼니스트     앞에서 얘기했듯, 시체 1구를 포함한 푸에블로호 승무원 83명은 북한에 나포(拿捕)된 지 꼭 11개월 만인 1968년 12월 23일 풀려났다. 그들이 미국으로 돌아가자 해군은 청...

    북한, 이제 미국에 푸에블로호 넘겨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