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황룡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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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의 서원 9곳이, 지난해엔 영주 부석사와 양산 통도사, 해남 대흥사 등 한국의 산사(山寺) 7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登載(등재)됐다.

 

"영주 부석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인데 아름답다는 말로 장쾌함을 담을 수 없고, 장쾌하다는 표현으로 정연한 자태를 나타내지 못하기에 오직 한마디, 위대한 건축이라고 부를 때만 그 온당한 가치가 부여된다"고 유홍준 교수는 그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말했다.

 

이 위대한 건축물을 보려고 붐비는 인파 틈에서 지금까지는 고즈넉한 사찰의 나무 한 그루도 늘 오롯이 마주해 볼 수 없었다. 큰 기대는 접고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아름답게 지는 노을이나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욕심을 갖고 늦은 오후에 맞춰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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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 노을에 대한 일말의 기대도 날이 흐려 기대할 수 없었으나, 평일 더운 여름날은 오히려 행운이었다. 텅 빈 부석사 진입로에 들어섰을 때 그동안 봐왔던 부석사는 이미 아니었다.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길은 절길이 많은데 고요한 길 양 옆으로 堵列(도열)하듯 늘어선 짙푸른 은행나무들이 온전하게 가슴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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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수전에 조금씩 가까워 지며 만난 방문객은 한 손을 다 꼽을 수 없었다.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법고도, 경내의 두 탑도 고요한 정적을 채우는 염불소리만 숙연하게 공간에 부딪치고 있었다. 하늘이 파랗지 않아서 좋았고, 아직 꽃 피우지 못한 나무로 인해 화려하지 않아서도 좋았다.

 

오늘의 부석사는 고건축의 기법과 미학의 과학적 배경을 굳이 생각 않더라도 좋고, 그저 온 몸으로 느껴지는 산사의 분위기와 대자연 속 미욱한 중생의 빈 가슴으로 들어오는 편안한 기운이 좋았다. 방랑시인 김삿갓도 안양루에 올라서는 풍자와 기개를 내려놓고 낮은 목소리로 다음의 시 한 수를 읊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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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에 여가없어 이름난 곳 못왔더니

백발이 다 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

그림 같은 강산은 동남으로 벌려 있고

천지는 부평같이 밤낮으로 떠있구나

 

지나간 모든 일이 말 타고 달려오듯

우주간에 내 한 몸이 오리마냥 헤엄치네

인간 백세에 몇번이나 이런 경관 보겠는가

세월이 무정하네 나는 벌써 늙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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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말고, 제주여행

 

 

그동안 '일본 말고, 국내여행'이란 주제로 안동, 영주, 경주를 여행하면서 사진과 글을 올렸던 이유는 최근 우리의 진정한 자주독립을 위한 국민의 적극적 극일운동에 함께하고 일본여행 보다는 국내여행에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단 한 분이라도 국내여행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주는 아직 4.3의 이름도 지어주지 못한 恨의 역사를 그대로 품고 있다. 그나마 민주정권 10년 동안 명예를 회복하긴 했으나 올바른 역사적 평가와 사건의 명명, 진상 규명은 앞으로 꼭 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다행히 북미관계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고 한반도 평화체계의 확립과 제주의 문제는 연동되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몇 년 간 제주 올레길, 해안길, 오름을 탐방하면서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화되고 지역마다 스며있는 통한의 역사를 알게 되면서 제주의 겉과 속이 너무 다른 것이 가슴 아팠다. 부디 그 속살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여 그 겉 모습에 걸맞는 아름다운 제주로 빛나길 기원하며, 만났던 여러 모습의 사진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많은 국민이 국내 여행을 결정하고 기분좋게 여행하자면 그만한 조건이 형성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성수기라고 지나치게 요금을 받고 여러가지 불쾌한 이미지를 갖게 된다면 또 다시 일본을 찾거나 다양한 장점이 있는 외국으로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모쪼록 국민이 애국심을 갖고 우리 것을 찾게되는 지금 우리에게 부족했거나 지나쳤던 것을 냉철하게 돌아 볼 일이다.

 

 

일본 말고, 청송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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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말고 국내여행'시리즈를 마치려 했는데 지난해 여름 다녀 온 청송이 '과거의 오늘'이라고 페북이 알려주기에 +@로 올립니다.

 

청송에는 주산지와 더불어 주왕산, 송소고택, 얼음골, 김주영 소설가의 객주문학관 등이 있고 여름 산촌의 싱그러운 운치를 느끼기에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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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hwang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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