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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학교에서  Award Night 행사를 했었답니다. 행사시간은 다 되어가는데, 아이는 집에 오지 않더군요. 행사시간 30분이나 남았을까 할 시간에 문자만 옵니다. 일(?)하느라 집에 들렀다 다시 학교에 갈 시간이 없으시답니다. 참 바쁘신 양반입니다. 아이에게 ‘무슨 일인데?’ 하고 물으니 매우 답답하다 하면서 대답을 합니다. 

 

“내 일이 뭐겠어요? 학교에서 공부하고, 숙제하는게 내 일이죠. ”

 

아, 네. 그러셨군요. 난 또 무슨 다른 대단하게 급한 용무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학생이 공부하는게 일이다 하니. 발상이 참 신선하더군요. 공부라고 지칭을 하지. 일 이라고 지칭을 하다니요. 신기했습니다. 때론 어린 자식이지만, 참 나와는 다른 생각과 표현을 쓰는구나 합니다. 그래서 그랬더군요. Gr. 7  시절인가요. 딴에는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자신이 해 본 일 중에는 공부가 제일 쉬울 것 같더라  하더군요.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 했었는데, 공부는 공부할 맛이라는 게 있다나요. 또 공부를 하면 성과도 나오고, 나름 인정도 받으니 참 기분이 좋으시답니다. 결정적으로 주변을 둘러봐도 다른 일은 더 힘들어 보이고, 공부하는게 제일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생각이 든답니다. 평생 공부나 하면서 학생 신분으로 살면 딱 좋겠다 하더군요.  

 

‘얼쑤, 네가 세상을 알아버렸구나’

 

학교에 도착해 살펴보니, 얇디얇은 셔츠바람으로 다니더군요. 춥지 않나 하는 생각은 했었지만, 뭐 저 좋으면 된거죠. 저녁을 못 먹었을 것이니. 먹이려고 가지고 간 것을 들이밀어 봅니다. 점심을 오후 늦게서야 먹었다나요. 괜찮답니다. ‘그러다 위장에 구멍난다. 점심은 먹고 하지…’ 싶었죠.  보아하니 내야 할 과제물 시간이 촉박했던지라, 점심도시락도 건너뛰고 하교 후에나 먹었다 하는 말이죠. 이에 ‘ 엄마, 내가 배고프면 알아서 먹거나, 없으면 사먹겠지.  엄마는 또 뭘 그렇게 촌스럽게(?) 그런걸 싸들고 왔어’합니다.   

 

‘아이고, 너도 엄마가 되면, 지 새끼 먹이려고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겠지!’

 

바로 사납게(?) 맞받아쳐주고 싶었으나, 속으로만 꿀꺽 삼켰습니다.  

 

‘그래, 너도 컸다 이 말이지. 나는 촌스러운(?) 엄마인지라. 집에서 만든 좋은 것 먹이고 싶어서 싸들고 왔다. ’

 

시상식은 졸업생부터 시상을 해 갑니다. 그곳은 속된말로 도치엄마, 도치아빠들만 모인 장소 아니겠어요. 도치 엄마, 도치 아빠란 제 새끼는 기가막히게 잘 찾아낼 줄 아는 고슴도치 엄마, 고슴도치 아빠를 의미합니다. 아주 다들 자기 자식을 쳐다볼때면 눈에게 광선. 레이져가 나오더군요. 놀라운 집중력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많고 많은 학생들 틈에서도 어쩌면 그렇게 귀신같이 다 자기 새끼들은 잘 찾아내나 모르겠어요. 그게 부모겠지요.  

 

언제나 나오나 하고 사진기를 준비하고 기다렸으나 연속사진을 놓고 찍을것이지. 생각을 못했어요. 셔터속도 조절 실패. 천천히 걸어서 나오지. 전광석화. 교장과 악수하고, 상장받고, 지나가는 속도가 사진 셔터 속도보다 더 빠릅니다. 흐릿한 아이보리 셔츠를 입은 아이의 알아보기 어려운 사진 두장만 건졌습니다. 사진기술 부재입니다. ‘끝났다. 이제 집에 가자’ 하며  락커에 들러 책가방 들고 오던 아이를 부여잡고 아쉬우니까. 시상식 풍선 장식 앞에서라도 한 장 찍어줄까 하니. 과하답니다.  '뭐 이런 걸로 사진을 찍어요. ' 급 정색을 합니다. 

 

흐음, 한 달 전이던가요. 학교 게시판에 Award 명단을 확인한 이후. 급 제게 전화를 걸어와 '엄마, 나  Honours with Distinction 받는다. 기분 너무 좋아' 하면서 방방뛰면서 기뻐하던 녀석은 또 어디로 사라졌을까 했습니다.  학년통합 약 20여명 정도만 받는다 하고, 성과의 크기를 떠나 짧게는 지난 1년. 길게 본다면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학교과정을 충실하게 따라가고, 밟아올라가면서 최선을 다 해서 노력하면서 달려온 성과인데,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을 일은 아니다 하는 도치엄마인 저와 다르게 앞전에 엄청난(?) 졸업생들 먼저 상을 받고 나가는걸 목격하더니만, 자신은 아직 명함을 내밀기 부끄럽답니다. 친구들과 시상을 기다리면서 먼저 호명된 졸업한 선배들 중. IB디플로마도 완료했고, 평균 90점 이상으로 Honours with Distinction 도 받은 소수의 아이들을 보면서 '우와! 저 괴물들! 우리는 지금 별 것 아니구나...' 했었다는군요. Full IB 도전하다가 대부분 다 partial IB. 몇 과목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 괴물들은(?) Full  IB로 디플로마를 따기도 어려운데, 거기다 평균 90점이상씩들 받고 졸업을 했으니. 매우 놀랍다 이 말이겠지요. 그러니 자신들은 애송이들인지라 아직 명함을 내밀면 안된답니다. 그래서 엄마가 ‘사진을 잘 못 찍어서 아쉬우니까. 시상식 강당 앞에 만들어 놓은 포토존. 풍선을 데코해 놓은 곳에서 사진 한 장이라도 찍어줄까?’ 하니. 급 정색을 했었다 하더군요. 어쩌겠습니까. ‘네, 고객님 그러시지요.’ 했습니다. 가끔씩 저는 자식을 ‘저이는 내 자식인데…’하고 생각을 하면 조금 어렵지 할 때마다 ‘아, 네, 고객님. 저이는 나의 고객님이시지’하고 한 발자국 떨어져 봅니다. 그려면 뭐 또 ‘아따, 정말 부모 말 겁나게 들어쳐먹는지 않은 고약한 것!’ 이라는 생각이 잘 올라오지 않더군요. 가족도 때론 고객이다 하며 생각을 하고, 고객을 응대하자 하는 마음과 생각을 내면 조금 더 편해지더라 합니다. 물론 자식에게는 이런 거리감이 조금 가능한데, 왜 20년 넘게 함께 살아온 양반하고는 잘 안되나 모르겠습니다. 이상한 일이죠. 아직 도를 덜 닦았나 봅니다. 

 

신체 건강하고, 정신 건강하고, 그리고 밥 잘 먹고, 똥 만 잘 싸도 고마운데...

 

고등학생 시절을 너무 퍽퍽하게 숙제와 공부만 하느라 여유없이 보내는게 아쉽지 않냐 해도 본인이 아니다 하니 어쩌겠나요. 나름 선택한 학습코스가 재미있답니다. 그러면 뭐라 하겠습니까. ‘네, 고객님 잘 해보세요’ 하지요. 그러나 결코 쉽거나 만만한 프로그램도 아니요. 헛으로 보내는 시간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어려우니. 시간을 효율적으로 잘 쓰세요 당부합니다. 또 곁에서 지켜보면서, 건강 상하지 않게 영양을 잘 챙겨서 밥이나 잘 챙겨먹이자 하지만, 싸준 점심도 때론 건너뛰고, 밤 잠도 안자고 덤벼드는 걸 보면 ‘싸준 것도 못 먹나? 뭘 그렇게까지 하지?’ 싶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뭐 누구나 다 머리가 굵어지면, 고리타분하다 싶은 부모의 말을 듣나요. 슬쩍슬쩍 넘기죠.   

 

그래, 네 인생이지. 내 인생이겠니. 

 

아이의 선택으로, 학습하고 싶은 프로그램 때문에 학교까지 옮겼고, 천만다행하게도 각 수업내용은 매우 충실하고, 바쁘긴 하나 재미있다 합니다. 대학에 진학하면, 지금 학습하는 수준 이상정도는 다들 보통으로 요구받는다 하니. 이왕지사. 초등학교 1학년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잘 달려와 감사하게도 프로그램 학습을 할 기회도 얻었고, 학습하는데 크게 버겁지 않다면, 한 번 또 달려봐야죠. 학습훈련 중이다 편안하게 생각하자 합니다. 비록, 처음에는 와글거림도 있었고, 아직도 일부부분은 와글거림이 보이기도 합니다. 또 학습평가영력이 지금까지 학습해 과정과 조금 다르더라 하는데, 평가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같은 토픽을 가지고도 담당 학과목 선생님을 찾아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묻고, 조언을 구하고, 세번씩 다시 써내며 기필코 완벽하게(?) 해결을 했노라 하는 아이의 학습 무용담(?)를 들으며, 결과를 떠나 잘 접근하고 있구나 했었답니다. 지딴에는 어느 부분은 ‘식은죽 먹기야’ 했을 것인데, 일반 기술과 다르게 모든 부분을 터치하면서 명확하고도 정확하게 기술해야 하는 걸 경험하니. 큰 코를 다쳐본 것 만큼 또 훌쩍 성장을 했나 봅니다. 뒤로는 지금까지 학습해 온 것과 다르다 혹은 어렵다 하지 않습니다.   

 

“엄마, 내가 알아서 할께요. 신경쓰지 마세요.”

 

 

저도 컸다고, 숙제나 공부할 때 너무 늦게까지 하지 마라. 점수 1, 2점에 연연하지 마라 하면 꼭 하는 소리랍니다.  격세지감 입니다. 말간 얼굴을 하고, ‘엄마, 나를 조금 더 신경을 써주세요. 나를 조금 더 챙겨주세요. ’하던 시절이 더 행복한 줄 알아라 하던 어르신들 말씀이 맞더군요. 서운하더군요.  저도 꼭 저같은 걸 낳아서 ‘건강이나 해치지 말지’ 하는 말을 본인 스스로 해봐야지. ‘건강이 최고다’ 하는 ‘아, 엄마 마음이 이러했겠구나 ’  하는 걸. 그제서야 조금 알겠지 싶습니다. 물론 저도 이실직고를 하자면, 실은 저도 ‘자라. 너무 늦었다. ’ 하시던 제 부모님에게 '끝내야 해요. 내가 알아서 해요. 상관하지 마세요' 하던 아주 오만방자하며, 시건방지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뉘 알았을까요. 제 자식이 제게 그런 말을 하는 걸. 아주 붕어빵처럼 판박이처럼 똑같이 할 줄이야 말입니다. 이런저런 말도, 다 지 부모니까 하는 말이요. 남이사 그렇게 주야장창 마르고 닳도록 반복을 하겠습니까. 몇 번 해보다 상대가 듣기 싫어하는 줄 알면 하다 말겠죠. 그런데 자식일 때는 잘 모릅니다. 괜한 말 같겠죠.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과제물과 평가 속에서 당장당장 내야 할 것들을 써내야 하니. 정신 집중도 해야 하고, 바쁘고, 피곤한데 하나마나한 말을 시킨다 하겠지요. 어쩌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고장난 녹음기처럼 똑같은 말을 무한 반복하나 하겠지요.   

 

“아이고, 그래 너도 나중에 네 자식에게 똑같이 당해보라지! ”

 

강제적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먼 미래에 존재할 아직 존재하지 않은 자. 다음 타자에게 그 역할과 책임을 넘겨봐야지 합니다. 다 필요없다. 건강이 먼저다 해도 백날 떠들어 봐도 소 귀에 경 읽기. 본인 스스로 경험을 통해 자각하지 않으면, 크게 조심하지 않습니다. 전 아주 기대가 됩니다. 또 어떤 맹랑한 녀석이 나와서 지 엄마에게 아주 대차게(?) 대꾸를 하며, 맞받아칠지 말이죠. 오호라, 이 녀석. 기대하시라. 너도 나중에 똑같은 말을 반드시 뉘에게 들을 것인데, 그때면 너도 '다 필요없다. 건강이 더 중요하거든!' 할 것이고, 공들여 키워놓으니 저 혼자서 큰 줄 아는 너님이 이 촌스러운 어미의 예언을 믿어지거나 말거나 말입니다.  ( 재니퍼 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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