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전자팔찌 채우겠다는 정부

 

 

Newsroh=소곤이 칼럼니스트

 

 

사본 -040620 연통 자가격리자 전자팔찌.jpg

 

 

가짜뉴스인줄 알았다. 그러나 사실이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자의 이탈(離脫)을 막기 위해 위치 확인용 '전자팔찌'를 도입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6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정부는 7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비공개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자가격리자의 신체에 팔찌 등 별도의 전자장치를 부착해 격리지 이탈 여부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방안 도입을 논의한다. 정부 관계자는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다 강력한 자가격리자 관리를 위해 전자팔찌를 도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격리대상자의 동의를 받아 착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모든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면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자가격리 대상자의 격리지 무단 이탈이 잇따르고 있고, 이로 인한 감염 사례도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세상에, 자가격리 위반을 막기 위해 성범죄자에나 적용할 전자팔찌를 한다니.. 이건 나가도 너무 나갔다. 이미 정부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전원 자가격리를 강제(强制)하고 있다. 자가격리도 엄밀히 말해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니 기꺼이 수용하는 것이다.

 

물론 2주간의 자가격리기간중 위치추적을 피하려고 휴대폰을 놓고 나갔다가 적발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5일 300만원의 벌금을 대폭 올려 1천만원이하 혹은 1년이하의 징역으로 더욱 강력한 제재에 들어갔다.

 

사실 기존의 위반자들도 담당공무원과 이웃주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로 적발된 바 있다. 게다가 집을 나서면 곳곳에 있는 CC-TV가 위반자의 동선을 얼마든지 체크할 수 있다. 한마디로 물샐틈 없는 철벽방어를 할 수 있는 곳이 한국이다.

 

이정도면 정신나간 사람이 아니고서야 위반할 엄두조차 내기 힘들다. 처벌을 강화했으니 며칠이라도 지켜보고 문제가 있다면 합리적인 보완책을 세워야 할텐데 느닷없이 전자팔찌를 정세균 총리 주재하에 논의했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재외국민들의 인권을 얼마나 업수히 여기면 악질 성범죄자에게 적용할 전자팔찌를 이처럼 쉽게 입에 올릴까.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면 그 미꾸라지를 잡아야지, 아예 물 전체를 흙으로 메울텐가.

 

놀라운 것은 기사가 실린 포탈사이트의 상위권 댓글 대부분이 정부의 의견에 적극 찬성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본국 국민은 잘 하는데 일부 자가격리 위반자 때문에 감염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우려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취할 방법이 있고 안할 것이 있다. 전자팔찌를 채운다는 발상은 모든 입국자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이다.

 

이미 정부는 입국자에 대해선 도착직후 검사와 2주 자가격리 의무화 등 주도면밀한 검사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자가격리를 위반할지도 모른다는 극히 희박한 가능성 때문에 매일 입국하는 수천명, 나아가 수만명에게 전자팔찌를 채운다는 발상은 인권침해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전자팔찌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안들어오면 될 것 아니냐?”고 빈정대기 전에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만일 이것이 시행된다면 중대한 선례가 되어 추후 다른 일로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강건너 불’로 보이겠지만 언젠가 우리 모두의 자유가 구속되는 심각한 인권침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한국에선 집단으로 모여 기도를 계속하는 사람들이 있고 대형 유흥업소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감염여부를 알 수 없다며 해외 모든 입국자들의 강제격리를 명하고 급기야 전자팔찌까지 채우려는 정부가 정작 내부의 치명적인 위험에 대해선 왜 이렇게 한없이 관대한가.

 

대한민국 정부는 오늘날 세계각국에 통제(統制)와 봉쇄(封鎖) 없이 과학적 진단과 국민들의 협조로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롤모델 국가의 이미지를 자랑하고 있다.

 

하여 묻는다. ‘세상에 자국민을 막으려고 빗장을 걸어잠그는 나라는 없다’고 점잔을 떨더니 자국민에게 전자팔찌를 채우는 짓은 괜찮은 것인가. 전자팔찌를 홍콩에서 시행하고 대만에서 검토한다며 남의 나라는 팔지 말자.

 

문재인정부는 더 이상 재외동포들에게 자괴감을 주지말고 지금이라도 솔직히 말해라. “국민들의 우려를 고려해 당분간 해외입국을 금지한다”고 말이다.

 

그것이 모국에 대해 애끓는 수구초심(首丘初心)의 해외동포들에게 두 번 상처를 주지 않는 길이다.

 

 

글로벌웨진 NEWSROH 칼럼 ‘소곤이의 세상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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