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에 오른 추신수 선수에게 응원을 보낸다

나는 책상위에 놓여 책받침으로 쓰는 달력의 7월 17일 칸에 추신수 올스타전 오후 7:30분 이라고 일찌감치 써 놓았다. 지난 월드컵 경기 동안 할멈이 TV 리모컨을 나에게 양보해 주었는데, 올스타전 때문에 리모컨이 할멈 손으로 다시 넘어갔다.

추신수 선수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그 시간에 TV를 보며 응원하지 못한 것이 마치 죄를 지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한국 출신 야구선수로는 오랫만에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했는데 말이다.

나는 종교는 없었지만 하느님은 각자에게 알맞는 능력을 주셨다고 굳게 믿고 살아왔다. 추 선수의 능력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추 선수가 18살 어린나이에 태평양을 건너와 36살이 될 때까지 야구선수로 살아 남았다는 사실은 우리 이민자 모두에게도 귀감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난 월드컵 경기를 ESPN에서 볼 때 화면 아래 부분에는 ‘추 174번 연속 출루’라는 자막이 나온 것을 보고 내 입에서는 "추 선수, 고맙소!"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서양 격언에 '고통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No Pain, No Gain)'라는 말이 있다. 추 선수는 이 격언대로 미국땅에서 지금의 추신수가 된 것이다. 야구선수가 일루를 밟을 수 있는 것은 첫째는 안타요, 둘째는 홈런, 셋째 4볼, 그리고 넷째는 사구일 때이다. 174번을 연속 출루 하려면 과연 몇 경기를 선발 선수로 나가 몇 경기를 치러야 하는 지 내 머리로는 계산이 안된다.

오지랍이 넓은 이 늙은이는 추 선수는 매번 타석에 들어서며 무슨 생각이나 다짐을 할까 궁금해진다. 지면으로 다 옮길 수는 없지만 내 자신도 일손을 놓기전까지 항상 머리 속에 지니고 있던 격언 같은 말들이나 생각이 있었고, 이런 것들로 인해 삶을 열심히 살 수 있었다.

미국 선수들 사이에서 소수민족 선수가 겪는 애로는 적지 않을 것이다. 1969년 11월 즈음 나는 젊은 미 공군 대위 두 명과 나이 든 한국 공군대위와 함께 미8군 공군위관장교 숙소에서 숙식을 하면서 한국 공군기지를 돌며 군원이관 가능한 품목 우선순위를 조사하러 다녔다. 그때 숙소에서는 초겨울인데도 불구하고 미군들이 반바지에 런닝셔츠만 입고 맥주를 마시며 트럼프 게임을 했는데, 이들은 '이 놈의 나라'라는 말을 쉽게 내뱉으며 한국을 폄하하곤 했다. 이럴때면 방문을 닫고 일찍 잠을 청했다.

추신수도 어린 나이에 영어가 짧은 상황에서 마이너리그에서 뛰며 마음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추 선수에게 안타나 홈런을 맞은 미국 투수는 추신수가 얄미워 실수인 양 사구를 던지기도 했을 것이다. 한 번은 사구를 맞은 추신수가 방망이를 집어 던지고 맨 몸으로 투수에게 돌격하는 것을 보았다.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다. 나도 미국에서 훈련을 받던 중 미국 병사를 상대로 '솔져스 파이트'에 뛰어든 적이 있어 추신수의 행동을 이해한다.

미국 사람들도 먹고 싶은 치즈가 있으면 쟁취하라고 하였다. 남이 입에 넣어 주기를 바라지 말라는 뜻이다. 남이 주는 밥에는 가시가 있기 때문이다. 추신수 선수에게 진심어린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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