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팀에 유리한 무원칙 판정 논란

 

 

Nwsroh=로빈 칼럼니스트

 

 

월드컵 축구판에 신종 엿장수가 나타났다.

 

‘VAR’로 불리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Video Assistant Referee)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FIFA(국제축구연맹)은 중요한 판정상의 문제에 대해 비디오를 판독할 수 있도록 했다. 대부분 페널티킥 상황에 관련된 것이다.

 

지난 월드컵까지 판정문제는 FIFA의 고민거리였다. 수십대의 중계카메라가 심판이 볼 수 없는 사각지대까지 고화질의 화면으로 잡아내면서 오심(誤審)을 한 심판의 권위가 추락하고 나아가 월드컵 흥행에 악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대회부터 주심이 필요한 경우, VAR을 참고해 판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문제는 주심이 전권(專權)을 행사하기 때문에 판독여부에 대한 일관성이 없다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주심이 특정팀에 유리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적되고 있다. 이미 다양한 사례들이 대회 초반 속출하고 있다.

 

VAR의 첫 타겟은 공교롭게 한국이 됐다. 지난 18일 스웨덴전에서 페널티킥 선언은 파울이 맞다. 하지만 VAR을 결정하는 과정은 어처구니 없었다. 한국팀이 공격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휘슬을 불어 경기를 중단시키고 VAR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선수가 넘어져 있는 것도, 공이 아웃된 것도 아닌데 경기를 멋대로 끊고 VAR을 확인하러 달려가는 주심을 보고, ‘지금 뭐하는 짓이냐’하고 어리둥절했다. 일단 경기가 진행되면 다시 소급할 수 없는 것은 축구의 상식이다. 만약 한국팀이 결정적인 슛이라도 할 상황이었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겠는가.

 

이후에도 심판의 오심들이 빈번하게 나왔지만 주심들은 VAR을 선택적으로 취하고 있다. VAR로 페널티킥 실점을 한 여러 팀들은 “VAR이 공정하지 않다. 상대가 먼저 저지른 파울은 왜 VAR을 안하냐?”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20일 모로코-포르투갈 전에서 모로코가 0-1로 뒤진 후반 34분, 포르투갈 수비수 페페가 걷어내려던 공이 팔에 닿았는데도 주심은 경기를 속개시켰다. 모로코 선수들이 거세게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TV 중계에 명백한 핸들링 파울이 잡혔음에도 주심이 VAR 판독을 무시했기 때문에 경기결과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22일 세르비아-스위스 전도 VAR을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심판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후반 26분 세르비아 미트로비치가 헤딩슛을 위해 점프를 뛰려고 하는 순간 스위스 수비 2명이 붙잡다 시피하면서 방해했지만 주심은 되레 미트로비치에게 파울을 선언했다. TV중계화면을 통해 세상이 다 아는 파울을 주심만 모르쇠 한 것이다.

 

 

20180622_105533.jpg

<FS1 캡처>

 

 

VAR을 도입해 놓고 볼지말지 주심맘대로라면 무슨 소용이 있나. 오히려 이를 악용(惡用)할 가능성만 많아진다. 특정팀에 유리하게 선택적으로 결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많은 팬들은 스위스가 전임회장 제프 블래터의 모국이고 현 회장 또한 스위스와 이탈리아 복수국적을 갖고 있어 심판진이 눈치를 보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블래터 전 회장이 20일 포르투갈-모로코 전 직후 "FIFA가 VAR을 활용하려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스위스가 VAR 혜택을 본 상황에서 같은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대로라면 VAR은 안하느니만 못한 제도다. 심판에 대한 불신만 가중될뿐이다. 그렇다고 VAR을 수시 적용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연속성이 중요한 축구의 흐름이 끊어지기 때문이다. “VAR이 축구를 NFL(미프로풋볼)로 만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법은 있다. 경기장내에서도 TV중계처럼 리플레이(재생) 화면을 곧바로 송출하면 된다. 주심이 경기를 일일이 끊고 VAR을 보러 달려가지 말고 자연스럽게 초대형화면으로 확인하자는 것이다. 만일 이것이 제도화된다면 선수들이 은밀히 행하는 비신사적인 파울, 치사한 할리우드 액션 같은 것들이 대부분 사라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수만 관중 앞에서 파렴치한 행위들이 실시간 공개되는데 어떤 강심장이 뻘짓을 계속하겠는가. 선수들은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이 현장에서 확인되므로, 페어플레이를 기본으로 할 것이고 심판의 오심률은 사실상 ‘제로’가 될 것이다.

 

그것이 축구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월드컵의 신뢰와 흥행성을 더욱 높이지 않겠는가.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빈의 스포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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