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초에 뉴질랜드 정부는 크라이스트처치의 2개 마오리 부족 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1600만달러를 들여 캔터베리 바닷가의 한 땅을 구입했다.  

 

이유는 이곳에 로켓 발사장과 개발시설들을 설치하기 위해서인데, 환경 단체들의 반대를 이겨내고 마오리 부족과 동의를 맺어 구입한 땅은 ‘카이토레테 스핏(Kaitorete spit)’ 이다. 

 

이곳은 바닷가에 길게 늘어진 반도인데, 이번 호에서는 지금까지 뉴질랜드 로켓 산업의 개발 역사와 함께 현황, 그리고 새로이 발사장이 들어설 부지에 대해서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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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켓 랩’의 마히아 로켓 발사장

 

로켓 찾아달라 호소했던 공학도들 

 

지난 2013년 12월 크리스마스 무렵, 크라이스트처치 신문들에는 당시까지만 해도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만한 기사가 하나 실렸다. 

 

그것은 2명의 캔터베리대학 공대생들이 인근 농부들에게 잃어버린 소형 로켓의 잔해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는 내용이었다. 

 

조지 뷰캐넌(George Buchanan)과 데이빗 라이트(David Wright)로 이름이 알려진 이들은 당시 기계공학과의 학부와 대학원에 재학 중인 공학도들이었다. 

 

평소 로켓에 관심이 컷던 이들은 크리스 한(Chris Hann) 박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작은 로켓을 만들어 기존의 국내 최고 상승고도 기록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수립할 계획이었다. 

 

둘 중 뷰캐넌은 기체 제작을 그리고 라이트는 GPS시스템 및 자세 제어 등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이들은 2013년 12월 22일 카이토레테 스핏에서 자작 로켓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문제는 발사됐던 로켓이 지상으로 떨어진 후 일부 부품을 회수해야만 이들이 신기록을 수립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당시 로켓은 발사 후 최고 시속 1425km 속도로 약 2초 정도 날았던 것으로 보이며 19초 후에는 지상에서 2600m 지점까지 올라간 것으로 믿어지는데, 국내의 이전 소형 로켓 상승고도 기록은 1117m였다. 

 

신기록 수립을 확신했던 이들은 인근 농부들에게 ‘스트리머(streamer, 기록장치)’가 달린 검은색 원통 모양의 로켓을 보면 자신들에게 통보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로켓이 발사장에 바로 인접한 엘스미어(Ellesmere) 호수로 추락했을 가능성도 높아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는 게 당시 기사의 요지였다. 

 

이듬해 7월에 이어진 후속 기사들은, 이들에게 추락 장소를 알려 줄 송신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로켓을 되찾지 못해 결국 기록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둘은 이후에도 계속 연구에 매달렸으며 그해 말 라이트가 미국 스탠퍼드(Stanford)대학으로 항공우주공학을 공부하러 떠나기 전에 또 다시 높이 600mm 크기의 소형 로켓을 발사해 고도 4~5km에 도달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후속 기사가 나온 바 있었다. 

 

이 두 번째 기사에서는 그 당시 뉴질랜드에는 로켓 관련 개발회사가 오클랜드에 있는 ‘로켓 랩(Rocket Lab)’ 하나뿐이지만 그해 캔터베리대학에 ‘로켓 과목(rocketry course)’이 처음 개설돼 학생들에게 선보인다고 전했었다. 

 

또한 국내 유일의 이 코스를 통해 학생들은 로켓 기체와 카나드(canard, 날개)의 3D프린팅, 로켓 엔진 설계, 센서, 제어 시스템 및 로켓 회수를 위한 낙하산 등을 설계하고 이를 제작하는 과정을 공부할 수 있다고 기사는 덧붙였다. 

 

한편 또 다른 기사를 확인해본 결과 2명의 공학도들은 그해 7월, 이번에는 남섬 내륙의 테카포(Tekapo) 분지에서 ‘밀리(Milly)’라고 스스로 이름을 붙인 소형 로켓을 발사해 70m 상공부터 시속 2000km 초음속으로 날아간 로켓이 고도 4889m에 도달해 마침내 국내 신기록은 물론 I-Class급 로켓 분야에서 세계 최고 고도 도달 신기록까지 수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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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용 팸플릿에 소개된 뷰캐넌(뒷모습)과 라이트 및 이들이 만든 로켓 

 

로켓 분야에서 기술 강국인 NZ 

 

이미 국내에서는 근래까지 그동안 여러 차례 상업용 로켓 발사 보도가 전해지면서 대부분의 국민들도 뉴질랜드가 로켓을 발사할 능력이 있다는 사실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로켓 시장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경쟁력도 가졌다는 점은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러한 경쟁력의 바탕에는 앞서 언급된 ‘로켓 랩’이 자리잡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에 지금까지 CEO로 있는 피터 벡(Peter Beck)에 의해 오클랜드에서 설립됐는데, 당시 인터넷 기업가이자 투자자이면서 로켓에 빠져 성까지 아예 바꾼 마크 로켓(Mark Rocket)도 공동 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설립 당시부터 적은 비용으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상업용 로켓 개발에 역점을 둔 회사는 이후 미국 법인을 만들고 ‘Bessemer Venture Partners’과 ‘Khosla Ventures’ 등 실리콘 밸리와 연관된 벤처자금을 조달하면서 성장했다. 

 

회사는 2009년 11월에 ‘아테아-1(Atea-1)’ 실험용 로켓을 코로만델 인근의 그레이트 머큐리(Great Mercury)섬에서 발사했는데 ‘아테아’는 마오리어로 ‘우주’를 뜻한다. 

 

이 로켓은 길이 6m 무게 60kg의 소형으로 2kg 화물 적재공간을 가졌으며 고도 120km의 저고도 위성 궤도까지 성공적으로 도달했는데, 당시의 성공으로 로켓 랩은 남반구에서는 처음으로 우주에 진출한 민간기업이 됐다. 

 

이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도 협력하면서 본사도 아예 미국으로 옮겼으며, 액체 연료를 이용하는 ‘러더퍼드(Rutherford)’ 로켓 엔진 개발에 들어가 2016년 3월까지 엔진 시험을 모두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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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켓 랩의 2번째 로켓 ‘일렉트론’

 

이어 2017년에는 북섬 혹스베이의 마히아(Mahia) 반도에서 러더퍼드 엔진을 장착한 ‘일렉트론(Electron)’이라고 이름을 붙인 상업용 2단 로켓을 발사했다. 

 

‘탄소복합재료(carbon composite)’를 사용해 크기에 비해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진 이 로켓은 길이 18.59m에 직경 1.2m 크기로 ‘아테아-1’ 보다 대형이다. 

 

10.5톤의 무게에 300kg의 ‘유효적재능력(payload)’을 지녔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2만7500km로 지구 상공 500km 궤도까지 위성을 올릴 수 있다. 

 

2018년 1월에도 두 번째 ‘일렉트론’ 로켓이 같은 장소에서 발사돼 우주에 도달하면서 ‘Planet Labs’와 ‘Spire Global’로부터 주문받은 ‘큐브샛(CubeSat)’ 소형 위성 3개를 위성 궤도에 올려놓았다. 

 

또한 2018년 11월에 또 한차례 ‘일렉트론’을 발사한 데 이어 이후에도 로켓 발사를 계속했으며 작년 11월에는 29개의 소형 위성들을 한꺼번에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려놓았다. 

 

한편 회사 측은 금년 3월에는 8톤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low Earth orbit, LEO)’까지 보낼 수 있는 ‘뉴트런(Neutron)’ 2단식 로켓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로켓은 인간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이른바 ‘Human-rating certification’ 로켓이다. 

 

이처럼 로켓 랩이 로켓 발사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는 이전까지 각국에서 국가적 사업으로만 추진되었던 위성 발사가 민간기업으로까지 개방되면서 경쟁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켓 랩이 한창 ‘일렉트론’을 개발 중이던 지난 2014년 한 해에 미국에서 위성을 올리기 위한 19건의 로켓 발사는 평균 비용이 1억300만 미국 달러에 달해 초대규모 기업들이나 국가만이 감당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로켓 랩은 당시 일렉트론 발사비를 회당 490만 미국 달러 정도로 낮추면서, 위성을 궤도에 올리기를 원하는 작은 회사들이나 연구, 또는 환경 단체들이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실제 그 이후 로켓 랩은 성공적인 발사로 이를 증명했는데, 금년 6월 현재까지 로켓 랩은 모두 19차례의 로켓 발사를 통해 104개에 달하는 소형 위성들을 궤도에 올려놓았다. 

 

또한 현재 로켓 랩은 로켓뿐만 아니라 소형 위성인 ‘스몰샛’과 ‘큐브샛’을 주문자의 요구대로 만들어 우주까지 올려주는 ‘폰툰 위성 버스(Photon satellite bus)’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는 중이다. 

 

이를 통해 주문 업체들이 위성의 개발기간도 단축하고 한층 더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위성을 빨리 지구 궤도에 올릴 수 있게 됐으며, 이는 애초 로켓 랩이 목표로 했던 바와 일치하는 셈이다. 

 

로켓 랩은 자신들이 발사하는 위성들은 수명이 5~7년짜리 저궤도 위성으로 사용 후에는 우주 먼지로 사라져 수명이 긴 다른 위성들과 비교해 친환경적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지난 5월초에 인도양으로 추락했던 중국 창정 5호 로켓의 잔해가 한동안 지구촌 식구들을 걱정하게 만들었던 일을 상기해보면 소형 위성이 갖는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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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켓 랩’의 CEO/CTO인 피터 벡(Peter Beck)

 

대학을 다니지 않은 로켓 맨 

 

이처럼 뉴질랜드가 지금과 같은 로켓 강국이 되기까지에는 로켓 랩의 대표(CEO) 겸 최고기술경영자(CTO)인 피터 벡(Peter Beck)의 공헌이 절대적이었다. 

 

올해 44세로 인버카길에서 박물관과 갤러리 대표였던 부친과 교사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가족들이 모두 기계를 좋아하는 가운데 어릴 때부터 강력한 힘을 가진 엔진에 흥미가 많았으며 로켓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졌다. 

 

오래된 ‘미니(Mini)’ 승용차 부품으로 ‘터보 차저(turbocharger)’를 만들기도 했던 그는 고등학교 때 학교 진로 상담교사가 벡이 이룰 수도 없는 허황된 목표를 가졌다는 이유로 부모를 학교로 부르기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에도 진학하지 않은 그는 17살에 집을 떠나 더니든 인근 모스길(Mosgiel)에서 가전제품 회사인 ‘피셔 앤 파이클(Fisher & Paykel)’에서 견습생으로 일하면서 작업장에서 틈틈이 로켓을 만들었다. 

 

이후 2001년부터는 오클랜드에서 지금은 ‘캘러헌 이노베이션(Callaghan Innovation)’으로 이름이 바뀐 국영 연구소인 ‘인더스트리얼 리서치(Industrial Research)’에서 일했으며 스마트 자재와 복합재료 및 초전도체를 가지고 작업을 했다. 

 

이곳에서 그는 ‘웨어하우스(Warehouse) 그룹’ 창설자인 스티븐 틴달(Sir Stephen Tindall) 경을 만났으며 틴달 경은 나중에 그의 회사인 로켓 랩에도 투자하게 된다. 

 

결국 2006년 로켓 랩을 설립했던 그는 나중에 그간의 공로로 뉴질랜드 항공협회 공로메달을 비롯해 2014년과 2016년에 혁신 기업가상과 올해의 기업가상 등을 받았으며, 대학 졸업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에는 오클랜드대학 항공우주공학과의 겸임교수(adjunct professor)가 되기도 했다. 

 

현재 오클랜드에 있는 로켓 랩 조립공장에서는 400여명이 일하며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과 같은 세계 일류 대기업들의 지원 속에 우주 기술 현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겸임교수로 임명됐을 당시 그는 “어렸을 때부터 대학에서 공부할 마음은 있었지만 손으로 익힌 기술이 더 나은 기술자가 되게 해줄 것으로 믿어 견습생으로 일했다”면서, “항상 묻고 배우고 새로운 아이디어 탐구에 대한 열망보다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더 좋은 기초는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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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토레테 스핏 지도

 

남극과 우주의 관문으로 변신하는 CHCH 

 

이처럼 나라 규모에 비해 로켓 강국으로 성장한 뉴질랜드에서 현재 정식으로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곳은 앞서 언급한 북섬 혹스베이의 마히아 반도 한 곳이다. 

 

지난 2015년에 ‘아테아-1’을 발사하고자 장소를 찾던 로켓 랩이 처음에 점찍은 곳은 앞서 캔터베리 공대생들이 로켓을 발사했던 카이토레테 스핏이었다.

 

이유는 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가까워 지원도 편리할 뿐만 아니라 발사장 인근의 바다나 하늘을 지나가는 비행기나 선박이 거의 없다는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지난 1960년대 미국 NASA에서 아궤도(suborbital) 로켓을 발사한 적도 있을 정도로 발사에 있어 필수적인 발사 각도 측면에서도 이상적인 장소이다. 

 

그러나 당시 자원동의서(resource consent)에서 연간 12회만 가능한 것으로 제한되자 로켓 랩 측은 이보다 더 많은 발사 회수를 보장한 마히아를 최종 발사장소로 선정했었다. 

 

하지만 이번 6월초에 정부가 지역 마오리 부족들이 속한 ‘카이토레테사(Kaitorete Limited)’와 ‘프로젝트 타화키(Project Tawhaki)’라는 이름의 새로운 상업 벤처 기업에 대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곳이 다시 주목받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반도 중간쯤의 1000헥타르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로켓 발사대와 함께 항공우주 연구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됐는데, 대지 구입에 1600만달러를 담당한 정부는 파트너십에 참여한 ‘테 타우무투(Te Taumutu)’ 및 ‘와이레와(Wairewa)’ 루앙가(Runanga, 마오리 부족회의)’와 함께 각각 50%씩 토지 지분을 나눠갖는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에는 이 지역의 생태계 보전을 위해 향후 2년에 걸쳐 부지 주위에 울타리를 치는 한편 5000여 그루의 토종 식물을 심는 작업도 병행된다.

 

파트너십 체결과 관련해 메간 우즈(Megan Woods) 과학혁신부 장관은, 세계적으로 우주에 발사체를 쏴 올리고 발사 실험도 할 수 있는 지역이 희귀하다면서 캔터베리 해안의 이곳은 이런 사업에 이상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메간 장관은 정부가 카이토레테사와 협력해 이 지역을 공동으로 보존하면서도 문화 및 경제적 이익도 달성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파트너십으로 향후 10년간 3억달러의 경제적 이익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관련 자료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지난 2018/19 회계년도에 우주와 연관된 산업 분야에서 1만2000명의 고용과 함께 17억달러의 생산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가 전해지자 현재 무인 고고도 태양열 항공기 회사인 ‘키아 에어로스페이스(Kea Aerospace)’를 운영하는 마크 로켓 대표는, “이미 남극 관문으로 잘 알려진 크라이스트처치가 곧 우주로 가는 관문도 된다” 면서 크게 환영했다.

 

또한 소형 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을 만드는 ‘돈 에어로스페이스(Dawn Aerospace)’사 대표 역시 적극 환영하면서, 카이토레테사와 정부로부터 제안된 업무와 시설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듣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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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토레테 스핏’ 보존지구 안내판

 

새 발사장 부지는 어떤 곳? 

 

카이토레테 스핏은 ‘사구(dune, 모래언덕)’와 같이 주로 검은색의 모래가 굳어진 지반으로 형성된 작은 반도이다.

 

우리 말로 ‘곶(串)’으로 번역하는 ‘스핏’이라는 지명이 말해주듯 남쪽은 태평양 바다에 접했고 북쪽은 엘스미어 호수이며 동에서 서쪽을 향해 25km가량 비스듬하게 뻗어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차로 갈 경우에는 아카로아로 향하는 국도 75호선을 30여분간 달리면 만나는 한적한 해변마을인 ‘버드링스 플랫(Birdlings Flat)’에서 반도가 시작된다. 

 

버드링스 플랫에서는 처음 수km에 달했던 폭은 갈수록 점점 가늘어져 마치 새부리 모양이 되다 맨 끝에서는 바다와 통하는 좁은 수로를 두고 라카이아(Rakaia)강 하구 부근과 마주보고 있다. 

 

주변에는 인가나 삼림이 거의 없으며 평탄한 지형으로 대부분 목초지로 이용 중이지만 초지가 무성한 상태는 아닌데 한편 지대가 낮기는 하지만 범람의 위험은 크지 않다. 

 

안쪽에 자리잡은 엘스미어 호수는 넓이가 198 ㎢ 로 면적 기준으로는 국내 다섯번째 크기의 호수이지만 대부분의 ‘석호(lagoon)’가 그렇듯이 평균 깊이는 2.1m에 불과할 정도로 얕은 호수이다. 

 

그런데 카이토레테 스핏은 황량한 겉모습과는 달리 그 안에는 멸종위기의 도마뱀 종류를 비롯한 희귀한 무척추 동물들과 조류, ‘토로라로(Tororaro)’와 같은 희귀한 토종식물들이 자라는, 뉴질랜드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엘스미어 호수 역시 조류 서식지이자 뱀장어와 넙치 등의 어류와 함께 마오리들이 오래 전부터 각종 생활자원을 획득하던 역사적인 유래가 깃든 장소이며, 또한 인근 해안에는 혹등고래가 출몰하고 고유종인 헥터 돌고래와 함께 물개 등이 서식한다. 

 

이에 따라 현재도 꽤 넓은 지역이 출입 금지되고 자연보존부(DOC)에 의해 보존지역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지난 2015년에도 녹색당이 로켓 발사장 설치를 적극 반대한 바 있고 마오리 주민들도 이를 우려했었다. 

 

실제로 국내 주요 환경단체 중 하나인 ‘포레스트 앤 버드(Forest & Bird)’에서는, 이번에 정부에 발사장 부지를 넘긴 농업기업인 ‘웡안 힐스(Wongan Hills)’를 상대로 광대한 희귀 토종식물 서식지를 파괴했다면서 환경법원에 제소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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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내려다본 ‘카이토레테 스핏’

 

처음 제안 당시 로켓 랩에서는, 발사대가 테니스 코트보다도 크지 않고 발사 소음은 크겠지만 굉장히 짧은 시간이며 또 부지에 대한 충격도 최소한에 그칠 것이라면서 환경기관을 비롯한 관련되는 모든 기관들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결국 연간 12회로 발사횟수를 제한하자 로켓 랩은 발사장 여건 상으로는 이보다 떨어지는 북섬 마히아 반도를 최종적으로 선택한 셈이 됐다.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연간 발사 횟수는 12번으로 제한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다시 선택된 이유는 발사 여건도 좋지만 향후 마히아만으로는 계획된 발사 물량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2015년 당시에도 로켓 랩은 처음에는 매월 한 차례씩 발사하다가 발사장 부지가 더 마련되면 주당 1회도 가능하다고 했으며, 회사‘미션(Mmission)’에서는 연간 100회 발사가 목표라고 했었다. 

 

현재 발사대가 하나인 마히아 발사장에서는 이론상으로는 72시간에 한 대씩, 연간 120기의 로켓 발사가 가능한데 작년 연말까지 2번째 발사대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한편 이곳 외에도 로켓 랩은 미국 버지니아주 월럽스(Wallops)섬의 NASA 부지에 또 하나 발사장을 갖고 있어 카이토레테 스핏에도 발사대가 들어서면 모두 3곳에서 로켓을 발사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꿈을 가진 한 인물의 집념과 로켓 랩의 성장으로 뉴질랜드가 우주항공산업에서 앞서가는 국가가 된 가운데 크라이스트처치는 남극 관문도시를 넘어서 이제는 우주로 가는 관문 도시가 되는 한편 시민들은 거대한 로켓이 하늘로 치솟는 광경을 볼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새로운 관광명소도 하나 더 갖게 됐다.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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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류청론] 조준 사격회피? '혈맹 미군'의 침묵이 의심스럽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정찰임무를 띤 것으로 보이는 북의 저속 소형무인기 5대가 12월 26일 오전 서부전선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울, 김포, 파주, 인천 강화 지역의 상공을 7시간이나 저공...

    서울 하늘 7시간 누빈 북 무인기들, 무사히 돌아간 이유는?
  • 국민은 언론의 정도(正道)를 바란다 file

      MBC 뉴스채널 조회수 '세계 1위'로 올린 윤정부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세계 ‘유튜브 뉴스채널’ 부문 월간 집계 결과 한국어 방송인 MBC가 3억9300만 조회, 하루 평균 1310만 조회라는 엄청난 기록을 달성,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이명박 준독재 ...

    국민은 언론의 정도(正道)를 바란다
  • 미국은 더 늦기 전에 적대정책 폐기해야 file

      [시류청론] 북한 최신 ICBM 연속 발사에 주한미우주군사령부 창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다탄두 대륙간탄도탄(ICBM)을 계속 발사하여 긴장감이 높아지자 미군이 ‘인도-태평양사령부 ...

    미국은 더 늦기 전에 적대정책 폐기해야
  • 부탄에서 보는 하나님 나라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전 국민의 90%가 기독교인이라고 한다면 이 나라는 지상천국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 속을 들여다보면 지옥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선교사님이 일 년간 선교지(에스와티니)에서의 삶을 ...

    부탄에서 보는 하나님 나라
  • 미국은 북중러 군사력 인정해야 전쟁 막는다 file

      [시류청론] 패권경쟁보다 현상유지 위한 평화 구축 시급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이 최근 미 본토 타격용 대륙간탄도탄을 태평양으로 이미 여러 차례 발사했다. 반면에 미국은 북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항모전단, 장거리핵폭격기, 핵잠 등을 동원하...

    미국은 북중러 군사력 인정해야 전쟁 막는다
  • 북핵 연속 발사 이끈 윤 정부의 '치명적 일격' 발언 file

      [시류청론] "한국 핵보호는 자살행위"...핵우산 반대 목소리 커지는 미국 여론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블룸버그통신>은 10월 23일 앙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 동아시아 국장 등의 한반도 전...

    북핵 연속 발사 이끈 윤 정부의 '치명적 일격' 발언
  • 이끌리는 지도자 file

      [종교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헨리 나우엔 신부는 <예수님의 이름으로>라는 작은 책자에서 미래의 그리스도인 지도자에 대해 말했다. 그가 말한 미래의 지도자란 이끌리는 지도자이다. 생각을 해보자. 아니 상상을 해보자. 지도자라는 ...

    이끌리는 지도자
  • 연이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불안한 한반도

      [시류청론] 미국, 대북 적대정책 폐기만이 살 길이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10월 4일 한국군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이른 아침 중거리(미국은 장거리미사일로 판단)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 2017년 이후 5년 만에 일본...

    연이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불안한 한반도
  • 북한의 핵무력법 법제화, 전쟁준비 끝냈다는 뜻? file

    [시류청론] 북의 최근 행보가 우려되는 이유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지난 9월 8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14기 7차 회의는 자위적 수단으로 ‘핵 선제타격’을 명문화한 법령을 통과시켜 세계의 눈길을 끌었다. 미국 등 전 세계 9개 핵보유국의 ...

    북한의 핵무력법 법제화, 전쟁준비 끝냈다는 뜻?
  • 재외동포 언론인이 한국정부에 호소합니다 file

    [주장] 재외 언론진흥재단 설립이 필요한 이유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흔히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가 애국자가 된다고들 한다. 현지에서 터 박고 사는 재외 언론인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어쩌면 더 깊고, 더 강한 열정으로 국가의 이익에 봉사해야만 하...

    재외동포 언론인이 한국정부에 호소합니다
  • 무기 강국 대한민국, 더 이상 미국 ‘호구’ 되지 말라 file

    [시류청론] K-방산 장비 수출 세계 4위… 미국도 항공기 1000여대 구입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최근 < CNN > 특집 방송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해 10월 폴란드에 K-9 자주포를 수출한데 이어 최근에는 20조원(약 15억 달러) 규모의 K-9 자주포, K-2...

    무기 강국 대한민국, 더 이상 미국 ‘호구’ 되지 말라
  • 나를 망하게 한 한 권의 책 file

      [종교칼럼] 기로에 선 그리스도인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오래 전 일이다. 동기목사들 몇이 한 시골교회를 방문했다. 그곳의 목사는 동기였고 시골교회라서 아무런 문제없이 세습을 완료한 교회였다. 사실 시골교회에서는 목사가 왕이다. 철따...

    나를 망하게 한 한 권의 책
  • '동족상잔의 길' 걷고 있는 윤 정부에 대한 경고 file

      '미한일 vs 중러북' 대결 구도 형성에 말려들지 않기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본래의 한미군 연합훈련(올해는 '을지 자유의 방패')이 시작된 8월 22일 연 '을지국무회의'에서 "을지훈련이 지난 5년간 축소돼 시행됐다. 올해는 실제 ...

    '동족상잔의 길' 걷고 있는 윤 정부에 대한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