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속 보이는 감언이설에 북이 속을까?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 겸임)과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예비역 대장)은 7월 29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보낸 ‘북한과의 일괄타결’이라는 제목의 긴 공동기고문을 통해 ‘북한을 동맹으로 끌어들이자’고 제안해 해 눈길을 끌었다.

이 기고문의 주요 줄거리는 “북한의 경제적 고통은 평화의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종전선언은 북한과 새로운 관계 형성에 중요한 수단이다.”, “대북 경제활성화 지원으로 북한의 중국 의존도를 줄여줘야 한다.”에 이어 “남북 군사관계 정상화로 상호 충돌을 억제해서 유엔사 역할을 축소시킨다.”, “평화협정 체결 후 북을 한미동맹에 완전히 편입시킨다.”, “한국은 북한의 주요 투자국, 미국은 북한과 주요 교역국이 된다.”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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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이들은 북한이 코로나와 홍수에 따른 식량난 등에 따른 경제악화로 지금을 기회로 삼아 중국으로부터 북을 떼어내어 미국 중심의 체제에 통합, 한반도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한미가 이들이 생각하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넘어야 할 길이 만만치가 않다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이 먼저, 정치, 군사, 경제, 과학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에 대항할 수 있도록 체제를 고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이 먼저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바로 이 부분이 이들이 이 긴 글에서 주장하는 핵심 내용이다.

그런데 동아시아 정치외교전문가 마이크 치노이(서던캘리포니아대 언론학) 교수 저 <붕괴>(Meltdown)에 따르면, 2002년부터 미국은 북한 핵무기 개발을 종용하면서 북이 핵물질을 외국에 전파하지만 못하게 했다.

북한 뿐 아니라 당시 이스라엘, 파키스탄도 미국의 묵인 하에 핵무기를 개발했었다. 이 두 나라의 핵보유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 유익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무장이 없었더라면 북의 재래식 무기들이 남쪽에 비해 너무 뒤떨어져 있어서 한국인들은 이제 더 필요 없는 ‘주한미군’의 철수를 외쳤을 것이라는 게 미국의 판단이었다. 이로써 미국의 대한국 정책은 미군의 영원한 남한 주둔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세계 제2의 미국 무기 구입 큰손인 한국을 상대로 계속 재미를 보려면 북의 군사력은 항상 남쪽보다 우위에 있어야 했다.

이어 기고문은 한미관계를 대중국 대결 체제로 강화시킨 후 북한의 반응이 조용하면 차차 북한을 지원, 비핵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 기고문은 듣기 좋은 ‘종전협정’‘평화협정’ 등 각종 미사여구로 남북민족의 구미를 당기게 하면서도 ‘주한미군철수는 절대 불가’라는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숨긴 채 한국이 지금까지의 어정쩡한 자세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변신, 미일에 앞서 대 중국 무력대결에 적극 뛰어들어 한반도에서 전쟁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철수 절대 불가’ 한반도 정책 숨긴 속임수

만일 한국이 미국의 바람대로 대중국 대결에서 미일보다 앞서 최일선에 선다면 중국의 반응은 북에 더욱 밀착할 것임은 물론 한국에는 사드 배치 때의 수십 배 강한 압력을 가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G7 국가들의 ‘선진국’ 칭송에 정신이 혼미해져서는 절대로 안 되는 이유다.

최근 한국 해군이 처음으로 중국을 적국으로 간주하고 있는 호주군과의 연합훈련에 4000톤급 구축함을 파견하자 중국의 격한 혐한 반응이 나타났다. 이미 중국은 한국이 90% 미국 편으로 기울었다고 보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6.25 당시 중공군 수십만을 희생시켜가며 북을 사수한 혈맹일 뿐 아니라 지금도 해마다 북에 유류 100만 톤, 식량 100만 톤씩 지원하는 등 북의 큰형님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 눈치 보느라 동족이라면서 단 한 톨의 식량지원도 못하고 있는 나약한 문재인 정부를 무색하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북이 자국 이익 추구만을 위해 70년 혈맹인 중국을 배신해가며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겠냐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이 기고문에서 주장하는, 북미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북을 한미동맹으로 끌어들이고 미군을 북한에도 주둔시킬 생각이라니 이 제안에 대한 북의 반응은 물으나마나가 아닐까?

미국이 북한과 동맹이 되면 남북통일의 가능성이 커져 남북 민족으로서는 더 바랄 게 없겠지만, ‘한반도 통일’은 미군의 한국 영구 주둔과 무기장사 때문에 북.중.러가 붕괴되거나 미국이 패권을 상실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애당초 2차대전 승리 후 미국이 남한에 친미정부를 만든 이유는 대러시아, 대중국 전선의 전초기지인 남한에 8개의 미군기지를 두어 23개의 세계 최대 미군기지가 있는 일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고, 전쟁이 나도 한반도에서 치러야 한다는 게 미국의 이기적인 속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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