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毒)과 도(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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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책은 사람을 만든다. 이는 독서를 통해 인격이 완성된다는 뜻이다. 
책을 읽는‘독서(讀書)’는 기본이다. 읽고 싶은 책은 돈을 모아 사서 읽는다. 이것이‘매서(買書)’다. 
돈이 없거나 살 수 없으면 빌려서라도 읽는다.‘차서(借書)’라 한다. 


누군가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갖고 있는데, 살 수도 빌릴 수도 없으면 그 사람을 찾아가 기어이 보고 온다. 이를 ‘방서(謗書)’라 한다. 
원하는 책을 간직하는‘장서(藏書)’도 책 좋아하는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폭넓고 깊은 독서 편력을 바탕으로 책을 저술하는‘저서(著書)’의 단계로 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다 방서하여 베껴오는‘초서(抄書)’를 포함하면‘칠서(七書)’가 된다. 
즉, 독서 - 매서 - 차서 - 방서 - 초서 - 장서 - 저서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 대만 작가 은지는 좋은 책 나쁜 책을 이렇게 구분했다. 


‘읽고 나면 우리의 심령이 충만해지는 것을 느끼게 하는 책은 좋은 책. 
읽고 나면 행동을 타락시키는 책은 나쁜 책. 동정심과 사랑의 마음이 솟아나게 하는 책은 좋은 책. 
잔인하고 독하게 만드는 책은 나쁜 책. 
심령을 고귀하게 만드는 책은 좋은 책.
생각을 외설스럽고 복잡하게 만드는 책은 나쁜 책.
읽고 나면 시비를 가리게 하고 좋고 나쁨을 분간케 하는 책은 좋은 책. 
가치관에 혼란을 주는 책, 그렇다고 여기면서도 멈추지 못하게 하는 책 은 나쁜 책.’


이 번주는 최근에 읽은 따끈따끈 한 책을 소개한다. 윤미화의 ‘독(毒)과 도(道)(북노마드: 2012)이다.’


‘파란 여우’라는 필명으로 블로그 (BLOG)에 서평을 쓰는 귀농인이다. 

 

저자는 ‘시골에 들어온 사람은 두 부류가 있다. 농사를 짓는 사람과 짓지 않는 사람. 편의상 전자는 귀농(歸農), 후자는 귀촌(歸村)으로 부른다. 그리고 귀촌은 귀촌인데 아침에 출근해 밤에 돌아오는 반귀촌도 있다.’고 시골 살이 하는 사람들을 분류하고,


‘무작정 안빈낙도를 꿈꾸며 선택한 시골살기는 혹독했다. 강요한 사람은 없지만 빈 저금통장과 불투명 한 미래를 떠올릴 때 후회도 했다. 자유와 가난을 동시에 얻은 대신 두려움과 불편함 앞에서 고민하는 날들이 많았다’고 회고를 하면서 계속 시골살기를 하고 있는 반(半) 귀농인이다. 

 

주로 자연과 생명 존엄 그리고 소외계층을 주제로 한 책들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생활을 엿보이기도 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메시지는‘ 간소한 삶은 단순한 삶이다.’이다. 

 

그래서인지 특히 소로우의 ‘윌슨’과 니어링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생계유지 외의 수입에 시간을 들이지 않고 나머지 시간을 즐겼다는 점에서 니어링 부부 생활 방식인 ‘작은 규모의 삶’과 닿아 있다. 주제와 관련 있는 책을 소개 하면서 자기의 의견을 내는 이런 류의 책들이 최근에 많이 나와 있다.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 (북하우스: 2011)’는 컬럼리스트가 몇 권의 책을 선정해 어떤 주제로 풀어 가는 강의를 한 것을 책으로 다시 쓴 것이다. 

 

그는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에서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를 받았다. 제일 기획을 거쳐 현재 TBWA KOREA의 ECD로 일하고 있다. 대표적인 카피로 는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생각 이 에너지다’,‘진심을 짓는다’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등이 있다.

 

또, 독서광인 장정일의‘빌린 책/산 책/버린 책(마티: 2010)’은 제1부 ‘ 읽기 방식이 삶의 방식이다.’에서 12권, 2부 ‘우리는 과거로부터 얼마나 멀어졌을까’에서 35권, 3부 ‘나는 타인이며 타인은 동시에 나다.’에서 23권, 4부 ‘나쁜 책’을 권해도 무방한 시대는 없다.’에서 15권을 총 85권에 대한 작가의 단상을 표현했다.

 

그리고 심상훈의 ‘책, 세상을 경영하다(평단: 2009)’ 역시 4부로 나누어 ‘책에서 (경영을/CEO를/성공을/경제를) 발견하다.’라는 주제로 경영에 관련된 102권에 대한 설명을 해놓았다. 이런 책을 읽으면 짧은 시간에 여러권의 책을 다이제스트 식으로 읽을수 있어 아주 효율적인 독서가 된다.


과연 정독(精讀)과 다독 중에 어느것이 독서의 바른 태도일까? 책을 접할 때마다 묻는 질문이다. 어려운 질문이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정독할 책은 정독하고, 다독할 책은 다독하면 된다> 

 

정독과 다독, 궁리(窮理)와 결단(決斷)의 줄타기가 바로 인생이다. 독서의 방법 역시 세대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중국의 문장가 오강은 이렇게 말했다. 

 

‘어릴 때는 입으로 읽는 독서가 주를 이루고 (염서:念書), 젊은 날에는 눈으로 보는 독서가 주를 이루며 (간서:看書), 노년기에는 귀로 듣는 독서 (청서:聽書)가 주를 이룬다.

 

칼럼니스트 김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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