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일의추억 (3)

 

 

Newsroh=안정훈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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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날짜는 바로 코 앞으로 다가 왔는데 몸 컨디션은 계속 좋지 않다.

 

새벽에 기침이 너무 심하게 나서 자다 일어나 약을 찾아 먹었다.

 

어제는 사무실에서 비행기표와 숙소 바우쳐 등을 출력하고 책상을 정리했다.

 

 

저녁에는 친구들과 만나 식사를 하며 술 한잔 나누었다.

 

내 여행 얘기를 들은 친구들은 모두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외국은 너무 위험해 특히 혼자는 안가는게 좋다. "

 

" 뭐하러 돈들여 가며 사서 고생하냐? "

 

" 나라면 절대 안한다. 차라리 가족들이랑 팩키지 여행 가는게 낫지."

 

" 나이 들어 집 나가면 개고생인거 몰라? "

 

" 너 팔자 좋다 . 돈 많이 모아 두었나 보구나. "

 

" 나이 들면 나갔다가도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넌 철이 없는거냐? 겁이 없는거냐? "

 

" 너희 가족들이 혼자 가라고 보내주냐? "

 

심지어는 " 너, 가정에 문제 있는거 아니냐? " 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망할 녀석들 같으니라고,

 

이미 비행기표 끊어 놓고 내일 모레면 출발할 사람한테 격려는커녕, 악담을 퍼붓다니 .....

 

" 나 없는 동안 이 나라 잘 지켜다오 " 라고 농담으로 받아 넘겼지만 속으로는 섭섭했다.

 

돈 보태주는 것도 아닌데 부정의 말보다 긍정의 말을 해주면 좋을텐데 라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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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몸 컨디션도 나쁘고, 홀로 여행은 처음인데다 디테일한 계획이나 준비도 없이 무대뽀로 떠나는 상황이다.

 

기대나 설레임보다는 두려움과 걱정이 많다.

 

친구들의 염장질이 나를 더욱 위축되게 만들었다.

 

선택의 여지나 대책도 없다

 

오기(傲氣)처럼 결의를 다질 수 밖에 없다.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 중에 한 구절을 떠올렸다.

 

" 시간의 흐름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행복이다. "

 

진정한 나만의 행복을 찾으러 역경(逆境) 속으로 떠나야겠다.

 

인간은 익숙한 곳에 머물고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존재 이유가 아니다.

 

안전을 걱정해 주어서 고맙다만 나는 내 존재의 이유를 찾아 떠날란다.

 

 

분위기가 무르익어 3차로 노래방까지 갔다.

 

나는 음치라서 노래를 잘 안하는 편인데 그 날은 마이크를 잡고 몰입해서 불렀다.

 

송창식의 ‘고래사냥’ 이었다.

 

"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 봐도 내 가슴엔 하나 가득 슬픔 뿐이네

 

무엇을 할 것 인가 둘러 보아도 보이는건 모두가 돌아 앉았네

 

자 아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어어어어

 

삼등 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오오오 허

 

....... "

 

 

술 취해 귀가 하는 길에 난 투덜거리고 있었다.

 

 

오냐 , 너희들은 손자 보는 재미를 이야기 하고 있는데 나는 아직도 영혼이 어쩌고 존재가 어쩌고하는 철딱서니 없는 인간이다.

 

그래 당구치고 등산하고 술마시고 대한민국이 조오치 ...

 

그런데 말이야

 

다니던 헬스장에 가서 홰외 여행 가게 되서 오랫 동안 못 나온다고 회원권 홀딩 시켜 달라고 했더니

 

젊은 직원은 ' 와우! 좋은데 가시나봐요 ? 부럽네요! " 라고 하더라.

 

출발 전에 병원에 가서 약 여러가지 처방 받는데 의사도 간호사도 멋지다고 하더라.

 

서클 모임에 가서 혼자서 긴 여행 떠난다고 하니 후배들은 모두가 " 형님 화이팅 입니다. 우리가 응원 할께요. " 그러더라

 

 

누가 뭐라해도 다 괜찮다 .

 

진짜로 나에게 관심 갖고 염려하고 성원해주는건 내 가족들 뿐이란걸 잘 아니까.

 

행복하게도 아내와 두 딸은 나의 열렬한 지지자고 써포터즈다.

 

레볼루션의 성공을 위해서는 진정한 핵심 동지만 있으면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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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돌아와 단톡방에 귀국 인사 글 하나 올렸더니 반응이 뜨거웠다.

 

많은 친구들이 "당신을 응원 합니다. 최고의 멋쟁이, 노력가 입니다" " 인생 대박"

 

" 한없이 부럽네 " " 위업과 노고에 경의 " "멋지다. 장하다 자랑스럽다. 우리 친구 "

 

" 사람 놀래키는군 " " 성공적 여행 축하해, 열렬 환영 " 등의 민망할 정도로 좋은 멘트를 달아 주었다.

 

깜놀 반전이다. 길고 험했던 15000시간의 레볼루션이 성공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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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떠날 때 노년의 친구들은 나의 여행을 말렸다.

 

후배들은 홧팅을 외치며 응원 해주었다.

 

관게없는 타인은 그냥 부러워 했다.

 

가족들은 나를 믿고 물심양면으로 성원해 주었다.

 

지금은 모두가 장하다고 박수 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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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생각해 보니 나나 친구들이나 혼자 떠난다는 것에 대해 포비아를 갖고 있었던거다.

 

학창 시절에 감동 깊게 읽었던 데미안의 한구절에 답이 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하나의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한다."

 

두려움 , 고정 관념 , 편견 , 안일함 등을 깨부수는 셀프 레볼루션이 바로 나 홀로 여행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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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혼자서 지구한바퀴’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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