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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동생의 부인, 동서는 마당이 넓은 집에 산다. 상냥하고 검소한 나의 사랑스런 동서의 취미는 정원가꾸기이다.

남자 쌍둥이를 키우는 바쁜 와중에 아이들보다 더 세심하게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까지 상태를 매일 살핀다.

그녀의 일과는 정원으로 시작해서 정원으로 끝난다.

동서는 오전에는 파트타임으로 유치원에서 선생님으로 일하고 오후는 정원에서 시간을 온종일 보낸다. 스마트 폰도 거의 안하는 참 성실하고 부지런한 엄마이다.

 

우리 식구가 일 년에 한번 방문을 할 때마다 계절에 상관없이 춥거나 덥거나 정원 테라스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대접한다. 그녀의 대화 대부분도 새들이 자두나무에 와서 하루에 수십개를 먹어 치워서 속상한 이야기, 포도알이 너무 작다는 둥, 뒷마당에 베리는 올해는 맛이 더 새콤하다는 품평과 토끼들이 지하 땅굴을 너무 깊게 판다는 둥 온갖 정원에 사는 나무 , 화초, 동물들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큰 마당을 가진 이 정원에 나의 동서는 작은 연못도 직접 만들어서 예쁜 물고기도 키우고, 울타리 밑에 토끼장을 설치해서 숫자가 매년 바뀌지만 토끼도 키운다.

고양이 두마리들과 대화를 하며 사계절 돌아가며 정원을 꾸민다. 이러는 그녀의 동식물 사랑은 매번 어매이징하기도 하고 그녀의 금손이 부럽기까지 하다.

죽어가는 나무나 식물도 그녀가 손을 대기 시작하면 곧 살아나고 특히 예쁘게 조화롭게 손질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며칠간 홍콩 빌딩 도심에 살다가 문득 그녀의 정원 테라스 에 있는 낡은 의자에 앉아 책이 읽어 싶어졌다.

그래서 뜬금없이 사진들을 쭈욱 훑어보다가 그녀의 정원 사진을 몇장 찾았다. 갈 때마다 다른 모습의 화초로 바뀌어 지므로 사진을 몇 장씩 찍어둔다. 같은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으므로. 올 여름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할 지 궁금하다.

이 작고 아담한 공간은 날 참 행복하게 해주는 장소다.

모든 스트레스와 시차, 피곤함을 한방에 날리고 , 자연 속으로 순수하게 녹아 들이는 공간이다.

날 무장해제 시키고 동서의 무궁무진한 풀떼기 이야기에 빠져든다. 마치 해리포터 영웅담을 듣듯이.

정원 구석 모퉁이에는 알콩달콩 포도나무, 딸기, 베리들이 얽혀있고 정원 중간엔 과실수도 심어져있고 , 연못 주위에는 일부러 흐트러진듯한 들꽃과 풀밭으로 느슨하게 자연미를 보여주고 있다.

한 해는 자두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서 나무 밑 벤치아래에서 누워서 손으로 따서 여러개 먹었는데 맛이 정말 기가 막혔다. 그 날은 자두 케잌까지 해먹었다.

누워서 파란 하늘을 보며 자두를 먹던 시간이 너무 그립다. 은퇴를 하면 나도 꼭 마당이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 우리 동서처럼. 초록이 들과 살다보면 마음속의 때를 다 벗겨내고 태초의 순수하고 백지의 아름다운 마음으로 다시 피어 날거 같다. 인간의 삶은 자연과 함께 할때 더 부드러워지고 더 순수해지는 건 확실한거 같다.

 

올해도 우리 동서는 어떤 동선으로 화단을 정리해서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지, 동서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오후의 느긋한 커피타임을 기대해 본다. 직접 키운 사과잼을 바른 동서의 시그니쳐 케잌과 함께~~~

(사진, 글 : 미사 Lee 위클리홍콩 여행기자 weeklyh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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