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재선 불투명한 트럼프, 아직 길은 있다
 
address.jpg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유튜브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북미관계의 교착상태 속 독자적인 '남북협력 방안 추진을 거듭 언급, 북한의 호응만 있다면 즉각 추진할 수 있다‘며 미국이 결코 반기지 않을 발언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말라리아 등 신종 감염병에 대한 방역 협력은 "유엔 제재에 저촉되지 않아 적극적으로 우선 추진될 만하다"고 지난 3•1절 기념사와 4월 27일 판문점선언 2주년 기념사, 그리고 이번에도 방역 협력을 강조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가 제재와는 무관함에도 미국의 방해로 교착상태에 빠진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불안한 감이 없지 않다.

최근 북한은, F-15K, KF-16, F-4E, FA-50 전투기 20여대와 해군 2함대 소속 고속정 등이 투입된 4월 6일의 한미공군 맥스선더 합동훈련을 두고 '9•19 남북 군사합의‘ 역행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북한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복수 언론이 북한 인민무력성(남한 국방부에 해당) 대변인의 담화를 인용, "더욱 엄중한 것은 남조선 군부가 우리를 적으로 지칭하고 군사연습을 벌인 사실이다", "모든 것이 2018년 북남수뇌회담(남북정상회담) 이전의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라며 긴장감을 조성했다.

특히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실패 직후“앞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폐기 전에는 북미 간 비핵화 협의는 없다“고 못 박았는데, 트럼프는 그렇다치고 민족주의자로 믿었던 문대통령마저 북한의 ”비핵화“를 계속 강조하고 있는 사실에 북한은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남쪽 제안에 응했다가 또 미국이 “NO!”하면 없던 일로 돌아갈 것을 알기에 문 대통령의 말에 귀를 기울일 가치를 못 느낄 것이다.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나을 수 없다”. 비록 축적된 내적 신념에서 나온 것은 아닐망정,민족이 체제보다 우선한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유명한 발언이다. 또 반공주의자를 자처했던 김대중은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남북문제 해결의 길은 이미 열려 있습니다.…남북 간의 화해와 교류협력과 불가침… 이것을 그대로 실천만 하면 남북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고 통일에의 대로를 열어나갈 수 있습니다”라고 외쳤다. 문 대통령이 귀담아 들어야 할 민족주의자 전임 대통령들의 민족-통일관이다.

북한은 문 대통령이 바라는 체제통일을 이룰 수 없을 만큼 상상을 초월할 만한 핵강국이 되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상황을 깨닫지 못하고 비핵화를 앞세우며 북의 현실체제를 문제 삼고 있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체제를 민족 위’에 두는 한, 임기 중 남북문제 개선을 기대한다는 게 어리석은 일일지도 모르겠으나, 보다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한반도 운전자론’을 이제라도 가동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쇠퇴하는 미국, 재선 불투명한 트럼프…재생 기회는 있다

‘핵강국’ 북한의 군사력과 관련하여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동아일보> 2020년 5월 9일치를 보면, 미국은 최근 정찰위성으로 과거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평안남도 평성시 소재 자동차공장(순안국제공항 인근)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조립해 완성한 정황과 발사대차를 탐지했다.

미군의 여러 정찰기 중 최고성능을 자랑하는 RC-12X 정찰기를 4월27일부터 4일간 무려 11대나 북방경계선 대북정찰에 투입한 것은 이 정황이 북의 최신형 ICBM 발사준비 과정인지, 아니면 실전배치 중인지를 탐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다른 놀라운 소식은, 북한의 눈엣 가시였던 괌 주둔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 5대 전부가 4월 16일 조용히 미 본토로 영구 철수했다. 괌에는 다른 부대들이 주둔하고 있지만 모두가 B-52H 전폭기 지원부대들로 이제 괌은 더 이상 미국 최대 군사기지가 아니다.

그런데 이 괌의 주력부대가 철수한 시점이 김정은이 자취를 감춘 기간과 겹치고 있다. 북한 측이 괌을 포위공격하기 전에 비공개로 조용히 ‘주력부대 미 본토로의 영구철수’ 압력을 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고서 미 최대 전략폭격기 부대가 예고 없이 완전 철수한다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이제 주일.주한 미군의 경우 최강 후방지원군이 없어지면서 장병들의 사기는 심대한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며 동북아시아 주둔 미 군사력의 약화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잠꼬대를 하고 있다.

트럼프는 현재 시간은 미국 편이 아닌 북한편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걷잡을 수 없는 위험이 닥치기 전에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전면 폐기’와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을 단행해야 한다. 트럼프는 현재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경제악화로 인한 지지층의 이탈로 재선이 불투명하다. 이 같은 상황을 역전시킬 최상의 길은 북한과의 획기적인 관계개선을 통해 안보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국민보건의료제도의 개선을 뒤로하고 핵군비 증강에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온 결과, 미국은 오늘날 코로나19 세계 최대피해국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되었고, 그에 따른 경제 붕괴-군사력 약화에 따른 패권국의 체통도 여지 없이 흔들리고 있다.

친서외교를 통한 김정은 달래기 작전은 위기 모면을 위한 임시변통은 될 수 있겠지만, 트럼프 개인이나 미국의 이익을 위한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 다시 말하거니와 시간은 미국의 편이 아니다.
  • |
  1. address.jpg (File Size:46.8KB/Download:2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포커스] 다시 한번 ‘중간계’로 변신하는 NZ file

    4월 중순에 나온 언론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는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 TV시리즈를 제작 중인 아마존(Amazon)에 1억달러 이상을 보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질랜드는 국내에서 TV시리즈가 제작되면서 이미 3부작 영화로 국가 이미지 제고...

    [포커스] 다시 한번 ‘중간계’로 변신하는 NZ
  • [포커스] 비용 증가로 ‘물가 상승’ 압력 file

    사업체들이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운송비 상승 등으로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상당한 비용 증가를 떠안은 업체들은 판매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이에 ...

    [포커스] 비용 증가로 ‘물가 상승’ 압력
  • 민주언론 억압하는 적폐세력… 보고만 있을 건가?

      [시류청론] 오세훈의 ‘삽질’과 감사원의 불의에 ‘협치’라니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 때 취임한 정연주 전 KBS 사장의 임기가 남았는데도 유능한 언론인인 그를 강퇴시키기 위해 감사원과 검찰을 동원, 1800억원 배임 혐의로 ...

    민주언론 억압하는 적폐세력… 보고만 있을 건가?
  • “세계가 규탄한다” 재앙 초래할 일본의 오염수 방류

      [시류청론] 케리 미 특사의 ‘일본 편들기’, 국제적 비난 면치 못할 것 (올랜도=코리위클리) 김현철 기자 = 한국 정부가 4월 18일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의 방한을 계기로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방출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케리 특사...

    “세계가 규탄한다” 재앙 초래할 일본의 오염수 방류
  • [포커스] NZ-호주 “무검역 여행 본격 시작” file

    뉴질랜드와 호주 사이의 ‘무검역 여행(quarantine-free travel)’이 오는 4월 19일(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동안 이를 고대하던 호텔 등 관광업계에서는 적극 환영하고 나선 가운데 각 항공사들 역시 즉각 항공편 증편과 함께 예약에 돌입했으며 호텔...

    [포커스]  NZ-호주 “무검역 여행 본격 시작”
  • 재보선 여당 패배 주 원인은 ‘지원금 선별지급’

      [시류청론] 자당 최선의 후보 배척은 차기 대선 필패 부를 것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4.7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참패한 여러 원인 중 가장 큰 원인은 이재명 지사가 주장했던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이 아닌 정부의 '선별지급' 강행이...

    재보선 여당 패배 주 원인은 ‘지원금 선별지급’
  • [포커스] 불량 국가처럼 행동하는 호주 file

    “호주가 불량 국가(rogue nation)처럼 행동하고 있다.” 지난달 15세 소년을 추방한 호주에 대해 녹색당의 골리즈 그하라만(Golriz Ghahraman) 외무 대변인이 비난한 말이다. 이 사건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경 통제 속에서도 계속되는 범죄...

    [포커스] 불량 국가처럼 행동하는 호주
  • 하루에 천 년을 살자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하늘밭교회) = 중학교 일학년 때 국어선생님이셨던 이완용 선생님께서 과장법을 가르쳐주실 때 사용했던 문장입니다. 그분은 이 말을 버릇처럼 하셨습니다. 저는 그 선생님이 좋았습니다. 그땐 그분의 이 말이 자신의 좌우...

    하루에 천 년을 살자
  • 바이든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인정, 환영한다

      [시류청론] ‘북한만 비핵화’,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출발점 되길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바이든 대통령, 블링컨 국무장관 등의 최근 대북 발언을 보면 제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한반도비핵화’는 무시하고 ‘북한의 비핵화’만 계속...

    바이든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인정, 환영한다
  • 그렇게, 감꽃잎은 지고

      활짝핀 연노랑 감꽃   어둑한 새벽녘, 눈이 떠지고 도무지 잠이 오지 않는 바람에 뒷마당으로 나갔습니다. 감나무 아래깨를 지나다보니 얼핏 누르스럼한 것들이 여기 저기 나풀거리고 있었습니다. 오밤중에 후두둑 비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떨어져 내린 감꽃잎들이었습...

    그렇게, 감꽃잎은 지고
  • 적폐청산 file

      [열린창]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하늘밭교회) = 나는 4년간 군대생활을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시기를 공군대학을 나왔다고 했다. 실제로 내겐 대학생활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운 시기였다. 나는 그 시기에 사회라는 곳을 깊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

    적폐청산
  • 북한 자극하는 바이든, 대체 뭘 얻자는 건가 file

      [시류청론] 미-일-호주-인도 vs 러-중-북-이란 대결 구도 만들어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바이든 대통령은 3월 25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다”, ‘북한이 앞으로 수위를 높이면 ...

    북한 자극하는 바이든, 대체 뭘 얻자는 건가
  • [포커스] 최근의 뉴질랜드 환율 상승과 주가 하락 이유 file

    최근 뉴질랜드 환율은 상승 추세를 보이는 한편 뉴질랜드 주가는 조정을 받고 있다. 뉴질랜드달러화는 미국달러화에 비해 작년 3월 57센트선에서 11월 66센트, 그리고 최근 72센트대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에 따라 원화 환율은 작년 700원대에서 최근 800원대로 올라섰다...

    [포커스] 최근의 뉴질랜드 환율 상승과 주가 하락 이유
  • 한미 2+2 합의?...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시류청론] 한미워킹그룹 증보판 된 한미 장관 회담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국의 국무,국방 두 장관은 3월 17일 전례 없이 핵공중지휘통제기(E-4B)를 타고 방한, 적국인 북한과 중국에 겁을 주기 위한 방문임을 의식적으로 드러냈다. E-4B 항공기는 ...

    한미 2+2 합의?...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 [포커스] 생명을 건 위대한 비행 file

    지난주 수많은 지구촌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팀 뉴질랜드’의 대활약으로 ‘아메리카스컵’이 뉴질랜드에 남게돼 온 국민들이 열광하면서 ‘코로나19’로 무거워졌던 마음들을 잠시 내려놓았다.    하지만 한 해가 넘도록 좀처럼 끝날 기세를 없는 바이러스 사태는, 모든...

    [포커스] 생명을 건 위대한 비행
  • 바이든은 먼저 클린턴에게 대북관계 자문 구하라 file

    [시류청론] 미 국무국방 한국방문에 즈음한 한반도 정세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국 블링컨 국무, 오스틴 국방 등 새 바이든 행정부의 각료 첫 해외나들이는 ‘유럽이 먼저’라는 전례를 깨고 일본을 거쳐 3월 17일부터 19일 사이에 한국을 ...

    바이든은 먼저 클린턴에게 대북관계 자문 구하라
  • 노나메기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하늘밭교회) = 너도 나도 올바르게 잘 사는 세상이라는 의미의 단어이다. 얼핏 잘 외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노나먹기’를 연상해보라. 단번에 기억될 것이다. 백기완 선생님의 임종과 더불어 유명해진 단어이다. 그분이 추...

    노나메기
  • [포커스] 팬데믹이 몰고온 키위의 귀환 file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하기 전 5년 동안 뉴질랜드는 역사상 가장 많은 이민자를 맞았다. 매년 평균 5만~6만명의 순이민자들이 뉴질랜드로 유입되면서 총인구가 500만명을 돌파하는데 기여했다. 이민자들은 경제성장률을 높였고 일자리...

    [포커스] 팬데믹이 몰고온 키위의 귀환
  • ‘위선적 정치인’ 윤석열의 미래?... 밝지 않다

      최선진국 수준 대한민국 국민 민주의식 오판한 듯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3월 4일 사퇴하면서 “여권의 무리한 중수청(중범죄수사청) 추진과 검찰에 대한 막무가내식 압박이 (자신의) 사퇴의 일차적 원인을 제공했다”,“이 나라를 지...

    ‘위선적 정치인’ 윤석열의 미래?... 밝지 않다
  • [포커스] NZ주택소유율 “70년 만에 최저로 추락” file

    ‘코로나 19’로 세계 경제가 요동치는 와중에도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생애 최초 구매자들을 포함한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주택소유율 역시 7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추락했다.    또한 중간 크기 신축주택들이 상대적으로 더 늘어나면...

    [포커스] NZ주택소유율 “70년 만에 최저로 추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