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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카자흐스탄 총선이 지난 3월 20일 끝났습니다. 특별히 주목할만한 변화가 없는 선거라서 그런지 관심이 없네요. 카자흐스탄 총선이 재미없는 이유는 나자로바예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가 1991년 독립 이후 25년 동안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집권 여당인 누르 오탄당이 82.15% 득표를 하여 다른 군소정당을 압도하였습니다.
  카자흐스탄 총선은 한국과 달리 오로지 정당명부제로 치러집니다. 각 정당들이 전국구 후보를 내는 것이 전부입니다. 지역구 후보가 없다보니 선거는 맥이 빠지고 국민들도 관심이 없습니다. 나자로바예프 대통령에 대한 신임 투표와 거의 비슷합니다. 107명으로 구성된 임기 5년의 '마쥘리스'로 불리는 하원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이 주어지고 9명은 민족별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회의에서 지명됩니다. 물론 이 9명도 나자로바예프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지명합니다.

  카자흐스탄 총선이 재미없는 이유는 나자로바예프 대통령의 지난 25년 통치 기간 동안 야당이 철저하게 짓밟혀 다원주의적 경쟁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의회에 진출한 누르 오탄당, '악 졸'(밝은 길), 공산당 등은 전부 친 나자로바예프 정당들입니다. 반 나자로바예프를 외치는 군소정당은 한 명도 의회에 진출시키지 못하였습니다. 선거 운동도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선거 기간 동안 각 정당들의 정책과 후보들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정치적 벽보는 물론 언론에서도 전혀 다루어주지 않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지금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 나라의 GDP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유가가 지난 2년동안 큰 폭으로 하락하였고 러시아와의 경제통합으로 제조업은 고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작년에는 경제성장률이 1.2%에 불과하였고 올해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환율도 1년 사이에 반 토막으로 폭락하여 내수 침체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실질 실업률은 10%를 육박하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경제적 상황이라면 집권 여당은 선거에 패배할 수밖에 없는데 이 나라의 잘못된 정치적 구조가 민의를 가로막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의 순기능은 기존 정책과 집권자에 대한 냉정한 비판과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선거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열심히 할 필요도 없고 개인적인 사익이 우선시될 수밖에 없습니다. 카자흐스탄에 창궐한 부패는 선거의 이러한 순기능이 없기 때문이지요. 선거는 나아가 대안적 정책을 제시하고 새로운 인물을 공급하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인민의 의사가 가로막힌 독재국가에서는 새로운 인물과 정책이 나올 수 없습니다. 올해 나자로바예프 대통령이 들고 나온 ‘Nurly Zhol’는 지난 수십년 동안 나온 정책의 재탕에 불과합니다. 이런 정책으로는 급박하게 변화하는 국제경제환경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마이너스 금리의 도래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카자흐스탄은 100년전에 나온 케인지언 경기부양책만 내놓고 있는 것입니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세계 제9위의 영토대국으로 원유, 천연가스, 석탄, 우라늄, 크롬, 금, 철광석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자원 부국입니다. 1991년 독립 이후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중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불안으로 영토적 보존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게다가 유목민족으로 후손으로 민주적 사고보다 1인 지도자에 대한 복종과 충성을 정치적 미덕으로 간주합니다. 이런 복합적 상황이 나자로바예프 대통령의 25년 권위주의적 독재를 가능하게 만들었지만 국제원자재 가격의 폭락, 러시아와의 경제통합, 중국의 일대일로, 4차 산업혁명의 도래라는 국제통상환경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지 못합니다. 선거가 독재자의 의도대로 결정되어진다면 새로운 변화는 제도가 아닌 다른 비상한 방법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윤성학 객원논설위원/고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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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코리아위클리-플로리다 2016.04.02. 22:21

김상욱 대표 덕분에 카자흐스탄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카자흐스탄의 현재 상황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 유신체제에서 잘 배운 거 같은 정치체제를 하고 있군요. 근데 고려인 출신 구케의원은 없나보죠?


끝부분 "다른 비상한 방법"을 읽고보니 "은인자중하던 군이 백척간두에 선..."이라거나 "나같은 불행한 군인이 다시 없기를..." 같은 헛소리가 카자흐스탄에서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겠네요. 카자흐스탄에서 아래로부터의 혁명이 가능할까...요.

 

어쨋거나 걸핏하면 상사나 중사가 총들고 나오던 아프리카 국가들이나, 일개 소장들이 총들고 나와 역사를 분탕질하던 미개국들을 본받는 나라가 안 되었으면 좋겠네요. 적색쿠테타나 백색쿠테타나 쿠테타는 쿠테타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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