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졌어도 실력으로 지지 않은 리틀 리그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 (독자) = 지난 달 21일 오후 3시부터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리틀 리그 결승전 중계를 시청했다. 한국팀과 뉴욕주 어느 작은 시골 마을 출신 팀과의 경기였다.

나는 이 경기 속의 한국 어린이 야구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뭔가 이민생활에 꼭 필요한 정신을 느낀 것 같았다. 그러나 보름이 지나도록 그 느낌을 꼭집어 내기가 힘들어 갑갑했다.

그리고 한국의 어린 애들이 결승에 오기까지 얼마나 노력하였고, 그동안 얼마나 힘든 고비가 많았을까 생각하니, 세계선수들을 다 제압하고도 마지막에 미국선수들에게 패한 것이 더욱 안타까웠다.

리틀 리그의 모든 경기운영은 자원봉사자들로 이뤄진다고 한다. 주심부터 선심까지 모두가 자원봉사자들이며 모두 미국 사람이다. 일종의 친목경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심은 외국선수와의 경기는 세계가 보고 있는 경기인 만큼 좀더 신중했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미국선수들끼리나 외국선수들끼리의 경기는 주심의 심판이 공정한 것 같았다. 그러나 마지막 결승전에서는 내가 보아도 주심이 리틀리그의 규정을 잘 모르는 것처럼 보일 만큼 판정이 이상했다.

1962년도에 한국군 육해공군 장성팀이 소프트볼 경기를 한 적이 있는 데, 그 경기는 진짜 친목경기였다. 주심의 심판이 좀 모자라도 그럭저럭 넘어갈 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리틀 리그에서 주심의 오판은 어린아이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행위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지 않겠는가.

한국선수는 파나마 선수와의 1차전에서 패했으나 2차전에서 홈런 3개로 크게 이겨 결승까지 올라왔다. 나이가 가장 많은 아이가 겨우 13살 밖에 되지 않을 만큼 모두 어리지만 이들도 심판의 판정이 좀 이상했음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은 경기가 끝난 후 교민 응원단 앞에 줄을 서서 모자를 벗고 패해서 미안다는 모습으로 절을 한 후 미국 관중들에게도 늠름한 모습으로 인사를 했다.

우리가 이민생활을 하면서 텃세를 당하지 않고 산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추신수 선수가 왜 그렇게 많은 사구를 맞았던가 한번 쯤 생각하며 이민생활을 해야한다. 보이지 않는 텃세나 질시를 이겨 낼 수 있는 것은 자신만의 끝없는 노력뿐이다.

나는 이민와서 6년만에 내 공장을 차리게 됐다. 맨손으로 이민와서 근검절약하며 푼푼히 돈을 모은데다, 할부로 시설값을 지불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직장 동료들은 나에게 이런 식으로 말했다. ‘그동안 똥차도 없이 걸어 다니던 놈이 6년만에 어디서 돈이 나서 공장을 차렸냐’는 것이다. 이들의 말과 눈빛과 행동 속에는 의심과 함께 질시가 들어있었다.

나는 이후에도 열심히 일했고, 늙고 병들어 일손을 놓아야 할때까지 휴가 한 번 제대로 못갈 정도로 일을 했다. 그래서 지금은 땀의 열매를 따먹으며 살고 있다.

우리 이민자들이 공정치 못한 환경에 처하더라도 여전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더욱 충실하여 주류사회에서 인정받고 살았으면 한다.

비록 경기는 졌으나 체력이나 실력으로 지지 않았다는 마음으로 늠름한 자세를 잃지 않은 한국 어린이 선수들처럼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이것이 아마도 내가 리틀 리그를 보면서 마음 어딘가에 생겼던 느낌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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