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훈계가 아직 절대적인 한국 전통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 (내셔널유니버시티교수) = 수 년 전에 부모를 칼로 찔러 살해하고 불을 지른 박 한상 사건이 있었습니다. 재산 때문에 대학교수가 아버지를 살해한 김 성복 사건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남가주에서 살고 있었습니다만 한국에서도 점점 흉악해지는 범죄를 심히 걱정한 사람 중의 하나였습니다. 동방의 예의지국이라는 한국의 전통과 삼강오륜의 의식구조가 이제 무너지는가 하는 한탄도 했습니다.

흉악한 사건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소위 지존파 사건과 연쇄 택시 살인 사건 등이 보도되었을 때 이제 말세라고 까지 말하는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범죄에 관한 한 한국도 이제 미국의 도심지 같이 되어 가는 것 같은 인상을 갖게 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오랜만에 고국으로 돌아와서 생활을 하면서 보니 아직도 한국의 가풍은 건전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범인은 4500만 명의 인구 중에서 한두 건 있었던 사건이었지만 보도매체를 많이 탔기 때문에 그 효과가 과대 인식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를 안심시킨 한두 가지의 경험담을 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전라남도 광주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길에서 건장한 십대의 소년이 자기보다 적은 어머니한테서 막 얻어맞고 있었습니다. 무슨 실수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엄마로부터 도망하려하지도 않았고 저항도 하지 않았습니다. 얼굴과 목덜미를 싫컷 때린 어머니는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그 아들의 목덜미를 잡고 끌고 갔습니다. 건장한 그 소년은 양처럼 순순히 머리를 숙이고 엄마한테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같으면 그렇게 대로상에서 연약한 엄마한테서 얻어맞고 있을 십대의 소년이 있을까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이 마음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고 매맞는 그 소년이 무척 자랑스러웠습니다.

힘으로나 빨리 달릴 수 있는 능력으로나 엄마의 매질을 저항할 수도 있었겠고 목덜미를 잡혀 끌려가지 않고 도망을 칠 수도 있었겠습니다. 그러나 그 소년은 부모가 아들을 훈계할 수 있는 절대적인 한국인의 전통을 잘 대표하고 있었습니다.

한번은 제가 순천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기차에서 내려서 역 밖으로 나오는 도중 경찰관에게 목덜미를 잡히고 파출소로 끌려가는 두 소년을 보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귀여운 그 소년들이 무슨 못된 짓을 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경찰관과 끌려가는 소년을 따라 파출소로 가 보았습니다. 파출소 앞에 서있는 철도청 직원에게 그 두 아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그 철도청 직원의 대답은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아니, 그러면 저 경찰관이 왜 그 애들을 잡아갑니까?” 하고 제가 물었더니 그는 “네, 지금은 학교의 수업시간인데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들이 역에 나와 있으므로 저 경찰관은 그 아이들의 집에 전화를 해보려고 데려갔습니다.”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저는 청소년들을 올바르게 이끌려는 사회의 건전함을 새삼스럽게 인식을 했습니다.

수업시간에 나돌아다니는 청소년들을 경찰이 붙잡아서 일일이 집에 전화를 걸어보는 관경을 미국에서는 상상이나 해보겠습니까? 부모의 선도영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려는 사회의 견제에 순복하는 그 소년들이 오히려 자랑스러웠습니다. 어른과 부모를 존경으로 대하고 사회도 그런 공경의 제도를 지지하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자랑스러웠고 아직도 한국의 젊은이들은 건전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공자는 일찍이 말씀을 했습니다.“ 요즘 효라고 하면 부모를 먹여 살리는 것으로 생각을 하는도다. 그러나 개나 말도 먹여 살리는 도다. 사람이 부모에 대한 공경이 없으면 어떻게 개나 말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겠느뇨?”

우리는 물질문명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부모에게 생활비만 대주면 그것으로 효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현대인들은 범하기 쉽습니다. 부모와 어른들을 공경하는 면에 있어서 대체적으로 한국의 청소년들은 아직도 건전합니다. 버스에 타보아도 저 같은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습니다.

고국을 걱정하시는 교포 여러분들께 보고합니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아직도 세계의 어느 나라의 청소년들과 비교해 보아도 월등하게 우수하고 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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