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권자 197만명 중 14만7천명만 등록, 실제 투표자는 9만2천명... 우편·전자투표 도입 등 제도 개선 요구

 

주프랑스 한국 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는 주 오이시디 대한민국 대표부 최상대 대사 부부 © 프랑스존

 

지난달 27일부터 1일까지 엿새간 115개국(178개 재외공관) 220개 투표소에서 실시된 제22대 총선 재외선거에서 역대 총선 최고치인 62.8%의 투표율을 기록했지만, 실제 투표율은 4.7%에 불과해 동포사회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 62.8% 투표율이나 실제 4.7% 그쳐…”실질적인 대책 마련 필요”

 

2023년 기준 재외동포 수는 708만명, 투표가 가능한 18세 이상 재외선거권자는 197만4천375명이다. 이번 총선을 위해 등록한 유권자는 14만7천989명으로, 이 가운데 9만2천923명이 실제 투표에 참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상 등록유권자 수를 기준으로 투표율을 계산하면 62.8%이지만, 전체 재외선거권자로 범위를 넓히면 4.7%에 그친다.

 

각 지역 한인회는 동포들의 투표 참여 열기가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소개했다. 대륙별 투표자 수가 가장 많은 아주 지역을 담당하는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 측은 서로 경쟁하듯 한인회별 투표율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동포사회에서는 대사관과 한인회 등을 중심으로 한 투표 독려 운동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재외동포들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재외국민 선거 도입 12년차, 시스템은 여전히 제자리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재외국민 선거가 올해 12년을 맞았다.

 

2007년 헌법재판소는 국내에 주소가 없는 재외국민에게 선거권을 주지 않은 공직선거법과 주민투표법에 대해 기본권 침해라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국회는 2009년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19세 이상의 재외국민은 주민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대통령선거와 임기 만료에 따른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재외선거는 도입 당시부터 동포 권익 향상, 모국과 동포사회의 소통·결속 강화, 한국 민주주의 발전 기여 등의 긍정적 전망과 불법·탈법선거 우려, 동포사회 분열 등 부정적 전망이 동시에 제기됐다. 정작 뚜껑을 열고 나서는 투표 신청률이 낮아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지적에 이어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이번 선거에서도 여전히 실제투표율 4.7%라는 낮은 투표율로 일각에서는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재외선거에 따른 한 표의 가치가 22만원이 넘는데, 국내의 약 7,000원과 비교할 때 약 30배를 웃돌 정도로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재외선거 투표율이 지극히 저조한데도 굳이 많은 세금을 들여 재외선거를 계속해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2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투표 참여를 신청하고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크기 때문에 재외선거 제도 개선 등을 통해 투표율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동포사회에서 계속적으로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재외국민이 투표하려면 공관에 설치된 재외투표소를 직접 방문해야만 투표를 할 수 있어 물리적 거리 및 투표방법 제한으로 투표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재외동포 사회에서는 투표 편의를 위해 우편투표와 전자투표 도입 주장을 하고 있고, 국회도 회기 때마다 법안을 발의하고 있지만 이번 거대 정당의 손익 계산에 따라 제도 도입은 아직 요원한 상태다.

 

허준혁 유엔한반도평화번영재단(유엔피스코) 사무총장은 “실제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는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유권자 등록은 가능하지만, 투표하려면 여전히 재외공관이나 원거리 투표소를 방문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이라며 “재외동포들의 오랜 염원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안식 프랑스 한인회장은 “프랑스 한인들 사이에서 선거 열기는 뜨거웠다. 다만 재외선거권자 중에서 실제 투표로 이어진 비율은 낮아 아쉽다”며 “재외동포들이 좀 더 편리하게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구권 여러나라에서는 우편투표와 함께 팩스, 이메일, 웹페이지 투표 등을 병행하고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다수 국가도 우편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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