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펀드에 쏠리는 투자자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베트남 증시는 연초 이후 강한 반등을 보인 해외 증시에 비해 상승세가 더디지만 자금을 꾸준히 끌어모으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속에서 올해 베트남 경제 성장률은 7%대 고성장을 보일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나오면서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식지 않고 있어서다.
2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국내 16개 베트남펀드는 7.28%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12.08% 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반등에 성공한 것이지만 중국펀드(28.44%)와 북미펀드(19.93%), 인도펀드(9.73%)의 수익률 반등 비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펀드별로 보면 유리자산운용의 '유리베트남알파증권자투자신탁UH[주식]_C/C-F'가 같은 기간 11.47%의 수익을 내 성적이 가장 우수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UH[주식형]Cpe(퇴직)'과 '삼성아세안플러스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UH[주식]_S-P'는 각각 10.91%, 10.45% 수익률을 기록했고 한화자산운용의 '한화베트남레전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C-f'(10.14%)도 10% 넘는 수익을 냈다.
베트남증시는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 창업주의 친동생이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된 여파에 상승세가 주춤했다. 대형 스캔들로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 증시가 힘을 잃은 것이다. 빈그룹은 자회사를 포함하면 호치민증시 시가총액의 23%가량을 차지하는 베트남 최대 기업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스캔들이 아직 진행 중이지만 친동생에겐 경영권이 없어 기업을 움직일 만한 리스크로 보긴 한계가 있다"며 "빈그룹이 이번 리스크만 넘는다면 중장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부각돼 하반기 증시 전체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부진에 단기 수익률이 실망스럽지만 투자자 관심은 여전히 베트남펀드에 집중되고 있다. 올 들어 베트남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959억원으로, 해외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순유입을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펀드는 지난해에도 해외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빨아들였다. 유이하게 순유입을 기록한 북미펀드(3691억원)보다 두 배 넘는 7580억원이 유입됐다.
가장 큰 매력은 베트남 경제의 높은 성장세다. 올해 전 세계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란 우려 속에서도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6%대 후반이 유력하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의 경제성장률은 7.08%로 최근 10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을 6.5∼6.8%로 예상했다.
서민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을 6%대 후반을 예상한다"며 "베트남증시에서 가장 큰 섹터인 부동산·금융 전망이 밝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부동산에 많이 유입되고 있어 부동산 이익성장률이 양호하게 나오고 있다"며 "금융의 경우 금융당국이 부실 대출의 리스크 가중치를 높이는 바젤Ⅱ 제도를 내년에 도입하도록 했는데, 이에 은행간 M&A나 외국인 자금유치 등이 이어져 대출성장률이 살아나고 이는 곧 부동산, 금융주가 증시를 주도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베트남증시는 이달 진행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지수 정기변경(반기 리뷰)과 관련해 호재를 앞뒀다.
이재선 연구원은 "이번 달 MSCI지수 정기변경 리뷰에서 아르헨티나와 쿠웨이트가 '프런티어'에서 'EM(신흥국)'으로 건너가면 베트남은 프런티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가 된다"며 "EM쪽 수급이 괜찮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베트남에 외국인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면서 대형주 위주로 긍정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이프플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