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매티스 미 국방의 긴급방한은 북과의 대화 첫 걸음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연합뉴스>가 지난 1월 30일 기사에서 3월초에 있을 '키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이 한국군만으로 치러진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다음 날인 21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첫 회의에서 미국 합참본부가 올해부터 북핵을 의식,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에서 손을 떼는 중대결정이 내려진 데에 따른 것이다.

이 믿기 어려운 보도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월2일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관련 최측근으로 최강의 발언권을 가진 마이클 플린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 복수의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이 북한의 핵미사일 우려 등에 이전 행정부들과 다른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려고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기사로 이어졌다. 위 언론매체들은 그 연장선상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긴급 방한과 방일이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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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즉 이번 매티스 장관의 방한은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추진할 경우, 한국이 어떻게 나올 지 사전확인이 필요한데다,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3월초에 있을 키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훈련은 한국군 위주로 진행한다는 백악관의 발표가 있었기에 이에 불안해 할 수 있는 한국군부를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 1일 한국행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의 강력한 동북아시아 동맹국들의 관점에서 현 상황을 바라보고 싶다", "나는 그들의 정치지도자들과 만나 그들의 말을 듣고 싶고, 그들의 생각을 듣고 싶다. 현 상황에 대한 그들의 견해를 알고 싶다. (중략) 내 견해를 밝히기 전에 그들로부터 정보를 얻을 필요가 있고, 현 상황에 대한 그들의 판단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미 국방부 보도자료).

이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이러한 결정은 1994년 이래 지속되어온 북-미 핵대결에서 미국이 꼬리를 내렸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이러한 결정은 1994년 이래 지속되어온 북-미 핵대결에서 미국이 꼬리를 내렸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매티스 장관의 긴급 방한 결정은,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2기가 트럼프 취임식이 시작되는 1월 20일 같은 시각에 맞춰 평양 북쪽에 배치, 당장 미국 본토를 향해 시험발사를 단행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핵압박을 했던 직후에 결정됐다.

그런데 지난 2월 2일 <연합뉴스>는 북한의 이 ICBM 2기가 갑자기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군이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에서 손을 떼는 중대결정'을 북한이 최근에 통보받고, 북한이 미국에 대한 핵압박을 중지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불과 2주 만인 2월 3일, 한국 국방부에서 전격적으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열렸다. 회담 후, 공식 브리핑도 보도문도 없이 기자가 '고위관계자'의 말을 듣고 이를 공식발표나 된 듯,'국방부 발표'라고 속여, '한국에 대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주한미군 사드를 올해 안에 배치해 운용할 수 있도록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자는 데에 한 미가 공감했음을 국방부가 발표했다'고 했다(연합).

이는 한국에 진보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맹목적으로 미국을 따르는 현 정부의 국방부가 차기 정부가 들어서도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선까지 사드 배치 토대를 마련해야겠다는 한국 측 희망을 한국 국방부 고위 관리가 미국 측과 합의 한 것처럼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이다. 미국 측 보도에는 매티스 장관이 사드 배치에 관해 가부 간 발언한 바도, 확장억제 공약 재확인 사실도 전혀 없이 시종일관 한민구 국방장관의 말만 30여분 간(통역시간 제외) 끝까지 들었을 뿐이다(미 국방부 보도자료). 즉, 이번 회담에서는 어느 안건도 논의한 사실이 없이 미국이 3월 초에 있을 합동군사훈련에 미군이 빠지는 계획에 따른 한국 측의 의사만 듣고 끝났다는 것이다.

매년 1월 12일이면 한미군 당국이 3월초에 있을 한미합동군사훈련 계획을 미리 발표해 오던 전례를 무시하고, 금년에는 2월이 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다가 그 대신 미국 신임 국방장관이 한국에 날아 왔음은 바로 미국의 새 행정부가 북한을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려는 첫 제스처인 것이다.

미국의 달라진 외교 행보… 북한과의 대화만이 살 길

매티스 장관이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 직 후, 서울을 방문하고 이튿날 토꾜를 방문한 것은 미 국방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매티스 장관이 취임 직후 취임인사차 전화를 건 나라는 1월 23일부터 4일 간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독일, 프랑스 등 각 나라의 국방장관들이었다. 이것은 미국의 역대 국방장관들이 취임 이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부터 가장 먼저 방문해온 순서 대로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관례를 모두 무시하고 가장 먼저 서울을 방문했으니 이는 정상적인 방문이 아니라 북한의 핵 능력에 놀란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 명령에 따른 것임을 말해 준다.

게다가 한미동맹보다 미일동맹을 중시하는 미국이기에 항상 일본을 먼저 방문하고 다음에 한국을 찾아 온 전례를 무시하고 이번에는 '서울 먼저, 그 후 토꾜'로 뒤바뀐 스케줄은 트럼프 행정부의 첫출발부터 북한을 의식한 예사롭지 않은 행동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관심을 끌었다.

북한도 지금까지 핵실험을 위한 준비 및 발사과정을 미국 정찰위성이 맥을 못 추는 깜깜한 밤 시간을 이용해 비밀리에 진행해 왔는데 이번엔 일부러 대낮에 탄두를 장착한 두 대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발사 직전 광경을 보란 듯이 노출시켰다. 이에 따른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은, 미국이 정찰위성이 보낸 사진들을 정밀 분석한 후 너무 놀란 나머지 미국이 자랑하고 있는 해상배치 엑스밴드 레이더를 하와이와 알래스카 중간의 북태평양 해상으로 급파했고, 대통령 취임식이 시작되는 시각에 맞춰 미국, 일본, 한국의 이지스구축함들을 출동시켜 미사일경보태세를 갖출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해가 안 가는 점은, 대 북한 선제타격론을 주장하는 많은 한미 강경파 인사들의 언행이다. 그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은, 첫째, 북한과 미국의 현 군사력을 연구한 미사일 전문가 및 군사전문가들의 증언 또는 글을 한번이라도 접해봤느냐는 것이다. 둘째, 전쟁 결과에 따르는 북한, 한국, 미국 등의 인명피해 또는 재산피해가 얼마가 되는지 공부해 봤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런 공부를 조금이라도 했다면 악마가 아닌 한 양심상 전쟁의 도화선인 선제타격이나 전쟁을 부추기는 주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38선 북쪽 뜻)는 미사일 전문가 마이클 엘먼의 글을 실어 눈길을 끌었는데, 이 글에서 그는'현재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사드 등 요격체계로는 북한의 ICBM을 요격을 할 수 없다'고 조목조목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주장하고 있다. 또 미사일 전문 세계 권위자 포스톨 교수(MIT)도 똑같은 주장으로 미국 정부에 북과의 대화를 권유한 바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반이민 정책 등 마치 선거로 당선된 독재자처럼 시대를 역행하는 비상식적인 행정명령으로 수많은 미국인들은 물론, 대부분의 세계인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더욱이 전 세계를 숨어서 지배하는, 군산복합체, 금융재벌 등 이른바 프리메이슨(일루미나티)의 돈벌이를 방해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등의 폐기로 미움을 사, 언제 탄핵, 또는 제거될지 모르는 신세가 됐다.

어쨌건 트럼프가 가장 먼저 직면한 역사적 선택은, 이제 북미 전쟁으로 서로가 공멸하기 보다는 북이 끈질기게 요구하는 평화협정을 위한 대화부터 시작, 상호 공존하는 길을 택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일로 성공할 경우 노벨평화상 감이다. 북 미 전쟁이 발발할 경우, 남북한 민족 8천만 중 절반 가까운 3천여만명 정도는 살아남을 수 있지만, 미국의 경우는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비참한 결과를 가져 온다는 게 미 국방성 '북미전쟁 시뮬레이션'의 결과다.

이번 새로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의 북미 대화로 남북한 8천만 우리 겨레의 평화와 3억2천여만이 넘는 인구를 가진 미국의 평화가 정착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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