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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 사태는 끝나가고 있는 것일까. 최근 세계보건기구의 진단, 이어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COVID 종식' 발언이 나오는 등 마침내 이 최악의 바이러스를 거의 극복해 가는 과정이지만, 그럼에도 경계를 늦추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이다. 사진 : Pixabay / Surprising_Shots

 

“전염병 극복의 마지막 시기이지만,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파동 올 수 있다” 경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적 공공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로 선포된 지 30개월이 지나는 가운데 호주에서의 대부분 방역조치는 해제됐고, 감염 및 감염자 밀접 접촉자의 격리기간도 단축됐다. 현재 호주는 COVID 이전과 유사한 일상을 살고 있다.

호주 전역에서 COVID 관련 격리 기간은 7일에서 5일로 단축됐고, 지난 9월 20일 이후부터는 남부호주(SA), NSW 및 퀸즐랜드(QLD)의 모든 대중교통 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호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에서 ‘어둡고 긴 터널의 끝에 있는 빛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는 희망이 커지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9월 15일(스위스 현지시간) 정례 미디어 브리핑에서 “아직 완전한 종식은 아니지만 (COVID-19 사태의) 끝이 보인다”(It’s not over yet, but we can see the finish line)고 진단했다. 또 조 바이든(Jo Biden) 미 대통령은 WHO의 분석이 나온 며칠 후 주말, CBS의 시사 프로그램인 ‘60 Minutes’에서 ‘전염병의 종식을 분명히 하면서(declaring the end of the pandemic over), WHO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사실 전염병 학자들의 전반적인 분석을 보면 분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 극복의 마지막 단계’라는 의견이다. 다만 지속적인 경계와 함께 백신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최악의 전염병은 정말로 종식되는 상황인가?= 멜번대학교University of Melbourne) 전염병 학자인 토니 블레이클리(Tony Blakely) 교수는 최근 ABC 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최악의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 빈도가 느려지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그 배경으로 제시했다.

블레이클리 교수는 이런 측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팬데믹 종식’을 언급한 것은 틀리지 않은 결론이라면서 “최악의 전염병이 이제는 우리 뒤에 있음을 90%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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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킨대학교 전염병 학자인 캐서린 베넷(Catherine Bennett. 사진) 교수. 그녀는 “향후 몇 달 동안 이어질 북반구의 겨울 시즌은 이미 존재하는 하위 변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대해 전 세계에 주는 하나의 리트머스 시험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 : Deakin University

 

그는 전 세계 인구의 60% 이상이 두 차례의 COVID-19 백신을 접종받았다는 사실은 우리가 이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말도 덧붙였다. 또한 전 세계 인구 2명 중 1명이 COVID-19에 감염되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자연 면력도 함께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블레이클리 교수는 “자연 감염으로부터 형성되는 면역력은 전염을 막는데 매우 우수하며, 특히 젊은이들의 경우에는 면역력 약화가 덜한 것 같다”며 “이런 모든 요소들은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든 우리를 보다 회복력 있는 위치에 서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 ‘최고점’과 ‘저점’은 여전히 올 것...= 지난 9월 17일(토), 빅토리아(Victoria) 주 보건부 최고 의료책임자 브렛 서튼(Brett Sutton) 박사는 바이러스와 그 변이의 최고점과 최저점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유명 전문가 중 한 명으로 부상한 서튼 박사는 현재 상황에 대해 “COVID-19 감염 및 병원 입원 사례가 아주 적은 ‘저점’ 단계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튼 박사는 “올해 말 이전, 강력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감염 파동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는 주로 새로이 등장한 변이 바이러스에 의해 주도되었지만 앞으로 예상되는 감염자 발생은 특정 변이 바이러스보다는 ‘하이브리드 면역’(최근 감염+백신접종)이 약해짐에 따라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튼 교수는 “분명 새로운 변이가 나올 수 있으므로 방심하면 안 된다”고 또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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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전문가들은 여전히 백신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특히 모든 이들이 고위험 그룹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European Phamaceutical Review

   

현재 서튼 교수는 두 가지 변이 발생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 5월 초,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BA.2.75와 현재 미국에서 주시하고 있는 새 변이 BA.4.6이다. 물론 이 변이들은 현재 우려되는 BA.4와 B.A5를 ‘강하게 능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 보건부 데이터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이미 수백 건의 BA.4.6 및 BA.2.75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감지됐다.

디킨대학교(Deakin University) 전염병 전문가인 캐서린 베넷(Catherine Bennett) 교수는 “현재 BA.2.75 변이 바이러스가 번지고 있는 해외 일부 국가에서 입원 건수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한 “BA.4.6 변이도 해외에서 감염이 증가하고 있어 주목해야 할 변이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보면 BA.4.6는 최근 몇 달 동안 BA.5에 이어 두 번째로 널리 확산된 변이로 기록되어 있다. 베넷 교수는 분명 입원 환자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베넷 교수는 “향후 몇 달 동안 이어질 북반구의 겨울 시즌은 이미 존재하는 이들 하위 변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대해 전 세계에 주는 하나의 리트머스 시험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새로운 백신, 변이 바이러스 대처에 도움될 것= 모나시대학교(Monash University) 면역학자인 메노 반 젬(Menno van Zelm) 교수는 이달 셋째 주, 호주에서 첫 번째로 승인받은 이가백신(bivalent vaccine. 두 개의 서로 다른 항원, 즉 서로 다른 바이러스나 다른 미생물에 대한 면역반응을 자극하여 작용하는 백신)이 호주에 나와 있는 백신에 비해 더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되기에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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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도허티연구소(Peter Doherty Institute for Infection and Immunity) 면역학 책임자인 조디 맥베논(Jodie McVernon. 사진) 교수는 인구 그룹에서 COVID-19에 대한 적절한 면역이 구축되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 : University of Melbourne

   

이어 반 젬 교수는 “백신의 종류에 관계없이 백신을 접종받거나 COVID-19에 감염된 지 한 달 정도가 지나면 점차 감염 위험이 높아지지만 백신을 접종받음으로써 심각한 질병 위험은 낮아진다”며 백신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고위험 환경에서 방역을 위한 기본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고 취약한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 다수 인구 그룹에서의 면역력도 개선= 전염병을 집중 연구하는 도허티연구소(Peter Doherty Institute for Infection and Immunity) 면역학 책임자인 조디 맥베논(Jodie McVernon) 교수는 인구 그룹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적절한 면역이 구축되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전문가들이 바이러스 및 새로운 변이를 퇴치하는 데 있어 백신을 가장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파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추가 접종(booster shots)이 필요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맥베논 교수는 새로 출현하는 하위 변이가 아직 우려되는 다른 변이의 심각성을 능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어 그녀는 “우리는 바이러스의 진화를 계속 보게 된다는 것을 알지만 이 같은 변이 바이러스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그것들이 인구 그룹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 팬데믹 사태가 끝났음은 언제쯤 알 수 있을까= 블레이클리 교수는 COVID-19가 더 이상 ‘팬데믹’으로 분류되지 않는 시기를 정확히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그는 “전염병 사태의 종식을 선언하는 것은 앞으로 10년쯤 후가 훨씬 쉬울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는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황으로는 우리가 이 바이러스를 극복해 가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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