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세대는 과연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것처럼 게으르고 자기중심적이며 정신적으로 ‘궁핍한 성인’들일까? 호주 일요일판 신문인 선 헤럴드가 호주의 젊은이들을 만난 결과 이들은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호주 청소년 활동 지도자 단체인 ‘오크트리’(Oaktree)의 대표인 비비안 벤자민(Viv Benjamin. 맨 왼쪽)이 동료인 힐러리 바이니(Hilary Viney. 가운데), 로이드에이더만(Lloyd Aiderman)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은 선 헤럴드에서 발췌.
능력 뛰어나나 회사 충성도는 취약... 직장도 쉽게 옮겨
올해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일명 ‘Davos Forum’)이 열리던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흥미 있는 연구자료 하나가 발표됐다. 2014년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Deloitte Touche Tohmatsu Limited's, DTTL)의 3차 연례 밀레니얼 설문조사(Millennial Survey)가 그것이었다.
이와 함께 딜로이트의 또 다른 연례 보고서인 ‘Generation Y’에서는 Y세대(Millennial generation)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주들이 직면한 중대한 도전과제에 대해서도 언급, 눈길을 끌었다.
보고서는 ‘Generation Y’ 부문에서 “이미 기술산업 외 여러 산업을 이끌고 있으며 향후 전 세계 노동인구의 75%를 차지하게 될 Y세대는 혁신적 사고를 돕고 자신들의 기술을 발전시키는 기관에서 일하기를 원하며,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기를 원한다. 또한 Y세대들은 기업들이 현재 자신들의 리더십 기술을 개발하고 미래의 리더를 키우는 데 소홀하다고 느낀다. 고위직이 비기 전에는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DTTL의 배리 짤츠버그(Barry Salzberg) 최고경영자는 “인재를 모으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Y세대에게 자신들이 혁신적이라는 것, 그리고 Y세대의 세계관과 부합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하며 “전 세계적으로 우리 사회는 많은 중차대한 문제에 직면해 있고, 어느 부문도 ‘혼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해졌기에 정부와 비정부기구(NGO)는 공동작업과 자신들의 독자적인 기술의 결합을 통해 Y세대의 의욕을 북돋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DTTL의 ‘Generation Y’ 보고서는 현 Y세대의 특징을 아주 명확하게 분석한 듯하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호주의 기업 경영자들도 이들 Y세대의 능력을 인정하면서 이들을 어떻게 회사 조직에 부합시키고 창의력을 개발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16일)자 선 헤럴드는 Y세대에 속하는 호주의 젊은이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과 의식을 엿보는 페이지를 장식,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한 내용을 정리, 소개한다. <편집자 주>
기성세대의 Y세대 때리기는 대중적인 흥미거리가 되지만 그러나 진실로 그들이 게으르다는 평가를 받아 마땅할까?
어느 화요일 밤, 25세의 비비안 벤자민(Viv Benjamin)은 호주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인 회사의 이사회와 최고 경영자 등 거물급 앞에 섰다. 이들은 회사가 직면한 가장 큰 미스테리 중 하나를 그녀가 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 호주 젊은이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이냐고?
호주 최고의 청소년 활동 지도자 단체인 ‘오크트리’(Oaktree)의 대표인 벤자민에게 묻고 싶은 핵심은 호주 대기업이 Y세대 고용자들과 어떻게 결합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벤자민은 Y세대 직원들이 대학 과정을 잘 이수하고 다른 부서에서도 일을 잘 했지만 이들은 곧이어 회사를 떠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벤자민씨는 “기업은 비즈니스를 유지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지만 고학력 젊은이들을 한 위치에 전념하도록 하면 사퇴하는 기록이 있다”면서 “그들은 보너스와 더 많은 급여를 제안하고, 또는 회사를 떠나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대학을 졸업한 직원으로 하여금 보다 유연하고 협업을 하도록 하며 그럼으로써 성장과 혁신을 위한 더 많은 기회를 갖도록 하는 역할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게 그녀의 조언이다.
Y세대에 대한 이해
기업 경영의 중요 요소로 부상
Y세대를 이해하는 것은 이제 보다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Y세대는 1980년대에서 2000년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베이비 부머들인 X세대의 자녀들인 이들은 과도한 칭찬, 마음을 병들게 하는 인터넷, 물질주의, 책임의 부재라는 젖을 먹고 자라난 이들이다. 한 학설은 “이들이야말로 자기도취적이고 게으르며 또 불충실하고 (정신적으로) 궁핍한 성인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뉴욕타임즈는 Y세대를 일컬어 “이제까지 보아온 최악의 세대”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미국 학회는 한 서적을 통해 이들을 “가장 바보같은 세대”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윤리교육센터 조셉슨 연구소(Josephson Institute)는 ‘작업장의 도둑’으로, 또 거짓말을 밥먹듯 한다 하여 ‘신발회사’로 묘사했다.
그렇다고 Y세대들 모두가 부정적일까? 이와 관련한 호주 연구 자료는 그와 반대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호주연합연구소가 지난해 내놓은 조사 자료에 따르면 Y 세대인 젊은이들의 과반 이상이 돈을 벌기 위해 직업에 종사하거나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 또 갤럭시 연구소가 이달 발표한 자료에는 지난 한 해 동안 자원봉사 활동을 펼친 호주의 Y세대는 67%에 달했다. 이는 베이비 부머 세대인 X세대의 자원봉사 활동 비율 64%보다 높은 수치이다.
올해 23세의 멜라니 폴키너(Melanie Falkiner)씨는 “학교에서 ‘너희는 너무 게으르고 쉬운 일조차 포기한다’는 말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나는 많은 일을 하고자 했던 전형적인 Y세대로, 더 이상 학교는 내게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 (학업을) 그만두게 됐다”고 말한다. 폴키너씨는 현재 연극 분장을 공부하고 또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했다가 포기한 뒤 1년간 세계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택시회사의 콜 서비스 일을 했으며 지금은 성과 건강회복을 위한 서비스 회사의 고객 상담원으로 있다.
게으르고 불충실하다?
사실은 그와 반대...
폴키너씨는 “사실 학교에서 우리는 각자가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도록 장려받았고 그리하여 서로 다른 많은 일을 해보고자 했으나 우리가 그것을 포기했을 때 체벌을 받았다”면서 “이제 성인이 된 지금, 우리가 새로운 계획으로 넘어가고자 하는 것은 우리보다 앞선 세대들이 견뎌왔던 곳”이라며 “그것이 그들이 했던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스탠모어 학생인 22세의 알렉스 라흐츠(Alex Lachsz)씨는 자신이 결코 게으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NSW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녀는 호주 청년기후연합(Australian Youth Climate Coalition. AYCC)의 파트타임 행정요원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으며, 게다가 낮은 사회경제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멘토링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라흐츠씨는 “사람들이 요즘의 젊은이들에 대해 너무도 빨리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Instagram)에서 ‘셀피’(selfie. 스마트폰이나 웹 카메라 등으로 자신의 얼굴 사진을 촬영해 SNS에 올리는 행위로, 2013년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이기도 하다) 등으로 끝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가”라는 물음에 그녀는 “글쎄요. 우리는 ‘셀피’를 하고 소셜 미디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보다 넓은 세상에 대해 관심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23세의 밀리 앤서니(Millie Anthony)씨 또한 AYCC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 발메인(Balmain)에 거주하는 그녀 역시 “(세상 일에 대해) 관심없어 보일런지 모르지만 결코 무관심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그녀는 “우리는 미래의 지도층이고 또 우리에게는 커다란 변화를 만들 책임이 있다”면서 “베이비 부머 세대는 그런 점에서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편안함에 안주하는 이들도 많아
대체로 ‘이기적’이라는 데 거부감 표출
반면 호텔의 고객 서비스 에이전트인 21살의 멜리사 데이비스(Melissa Davies)씨는 자기 동료들의 경우 Y세대가 주장하는 것처럼 사회적 문제를 자각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그녀는 “(Y세대에 대해)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는 것에 동의하며 실제로 우리가 게으르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전 세계의 많은 문제를 확인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직접 체험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인다. 즉 많은 젊은이들이 그것을 알고 있지만 현재의 편안한 삶에 안주하고, 특히 호주인 친구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로렌 트럭세스(Lauren Trucksess. 27)씨는 Y세대가 지나치게 물질주의적이라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마케팅 및 홍보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그녀는 단지 ‘좋아하는 일’이라는 이유로 저임금인 이 분야에서의 일을 선택했다고 말한다.
“나는 돈을 바라고 (하기 싫은) 일을 한 적이 결코 없다”는 그녀는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가르침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나이(27세)의 그녀 친구로, 의료 서비스 기관의 매니저로 일하는 트로이 폰팅(Troy Ponting)씨는 “동료들의 경우를 보면 주급이 얼마인지에 우선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폰팅씨는 “특히 HECS(정부가 제공하는 대학 학비 융자금)를 갚아나가면서 주택마련을 위한 보증금을 저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큰 도전”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 가운데 많은 이들이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그래서 직업을 갖게 되었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갖고자 한다”는 것이다.
본다이(Bondi)에 거주하는 라이언 베리치(Ryan Berich. 29)씨는 스포츠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보다 나은 직장을 찾아 떠도는 이들에게 있어 ‘직장 충성도’는 낯선 개념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사람들은 떠돌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자신은 “좋아하는 않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고용주들의 고민은
Y세대의 낮은 직장 충성도
시민단체인 ‘Youth Action’의 정책담당 이사로 일하는 27세의 이먼 워터포드(Eamon Waterford)씨는 “고용주들은 Y세대의 젊은이들에게서 직장 충성도를 찾아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젊은이들은 인턴사원 등 무급으로 일하면서도 자신의 연금이나 병가(sick leave)에는 신경을 쓴다”고 말한다. 직장을 우선 고려하는 것보다 자신의 미래에 더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는 불안정한 고용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미래를 계획하거나 독립적인 삶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문제도 덧붙였다.
저널리스트로 일하는 로렌 몰란(Lauren Molan. 25)씨는 ‘Y세대 때리기’에 진절머리를 내는 사람이다. 그녀는 “Y세대에 대해 게으르고 지나치게 자기애적이라고 언급되는 데 대해 화가 난다”며 자신은 “집을 나와 지원을 받으며 살면서도, 여러 해 동안 인턴 등 무급으로라도 일하기를 기대했던 부모나 조부모 세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못박았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