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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호주 주의 한 부부가 태국 대리모를 통해 쌍둥이 남녀 아기를 낳았지만 건강한 여자 아기만 데려가고 장애를 가진 남자아기는 대리모에서 떠넘기면서 호주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국제적 비난이 일고 있다. 사진은 대리모 파타라몬 잔부아(Pattaramon Janbua)씨와 아들 가미(Gammy).

 

국제적 비난 속 호주 정부, “장애아에 시민권 부여 검토” 밝혀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주의 한 부부가 태국 대리모를 통해 쌍둥이 남녀 아기를 낳았지만 건강한 여자 아기만 데려가고 장애를 가진 남자아기는 대리모에서 떠넘기면서 호주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국제적 비난을 사고 있다.

 

태국 신문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가미(Gammy)라는 이름의 아기는 지난 해 12월 태국 방콕 남동부 촌부리에서 대리모 파타라몬 잔부아(Pattaramon Janbua)씨를 통해 쌍둥이의 남자 아이로 태어났지만 다운증후군 장애가 확인되자 호주인 부부는 쌍둥이 가운데 여자 아기만 호주로 데려 왔다. 결국 대리모인 파타라몬씨는 가미를 직접 양육하기로 결정했다.

가미는 선천성 심장질환도 앓고 있으며 최근에는 폐렴이 걸려 입원 치료 중에 있다.

 

파타라몬씨는 임신 중 태아 질환 검사에서 가미가 다운증후군에 걸린 것을 알고 낙태를 권유 받았으나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아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아홉 달을 뱃속에서 키운 아이를 사랑한다”고 언론에 밝혔다.

 

또한 금주 월요일(4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Yhe Sydney Morning herald)는 “파타라몬씨가 호주 부모들로부터 ‘자신들이 너무 나이가 들어서 쌍둥이를 키울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파타라몬씨는 “호주 아버지의 나이가 50대였으며 방콕 병원에 와서도 쌍둥이 중 여자 아이만 돌봤을 뿐 나란히 누운 가미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았고 만져 보지도 않았다”고 전하며 “심지어 그는 가미를 위한 우유도 사주지 않았고 오로지 여자 아이에게만 우유를 사줬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호주 사회는 물론 정부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수상은 “아기를 이렇게 버리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으며, 대단히 비극적인 일”이라고 전하며 “아이를 도울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줄리 비숍(Julie Bishop) 외교부 장관은 “우리는 외교, 이민, 법무부에서 이번 일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이민부 장관은 금주 월요일(4일) 가미가 호주 시민권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을 통해 “아이가 호주 시민권 자격을 가질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만약 가미가 호주 시민권을 받는다면 호주에서 선천성 심장질환 등을 무상으로 치료 받을 수 있다.

 

호주 아동제일재단(Children First Foundation)의 모라 켈리(Moira Kelly) 대표는 “아이가 호주에 와서 우리의 의료시스템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이 아이는 실질적으로 호주 시민”이라고 주장했다.

 

호주의 자선단체인 ‘Hand Across the Water’는 지난 달 22일부터 가미의 양육을 위해 온라인 모금을 시작했으며, 금주 목요일(7일)까지 약 22만 달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주 월요일(4일) 채널9 뉴스는 가미의 호주 생부가 13세 미만의 아동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1998년 수감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파타라몬씨는 “그 얘기를 듣고 놀랐고 여자 아기가 걱정된다”며 “여자 아기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누구든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사건으로 호주와 태국 내에서는 대리 출산 관련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태국에서는 비상업적 대리모 출산만 허용돼 대리 출산과 관련된 금전 거래를 할 수 없으나 상업적 국제 대리 출산이 한해 약 200건에 달할 만큼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파타라몬씨 역시 호주 부부에게 약 1만 5천 달러를 받고 인공수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영혁 기자 yhchung@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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