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드니 서부 지역에 거주해 온 이슬람계 네 형제가 태국 여행을 떠난 뒤 터키에서 시리아 국경을 넘어 IS 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슬람 커뮤니티의 자말 리피(Jamal Rifi) 박사(사진)는 이들 형제에 대해 “순수한 청년들이었으며 이슬람 극단 성향을 보이거나 또는 급진론자들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태국 여행에서 터키 거쳐 시리아로 입국 추정
시드니 서부 지역에서 부모와 함께 거주하던 네 명의 형제가 최근 태국을 거쳐 터키에서 시리아 국경을 넘어 IS 테러 조직에 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주 월요일(17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이들 가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가장 최근 IS에 가담한 호주인 그룹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 형제의 어머니는 지난 주 ‘우리는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이를 본 여성은 그야말로 아들들이 심한 장난을 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난 뒤 그녀에게 있어 가슴 아픈 현실은 네 자녀 모두가 시리아 내 지하디스트 그룹인 IS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들 가족과 친구이자 시드니 무슬림 커뮤니티의 지도자 중 하나인 자밀 라피(Jamal Rifi) 박사는 “이들 가족은 무엇이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고 있다. 이들은 이 메시지가 농담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가족은 너무 두려워 이 메시지를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어머니에게 이런 내용의 메시지를 받은 네 명의 아들은 태국으로 여행을 떠난 상태였었다. 메시지를 받은 다음 날은 네 아들이 시드니로 귀국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믿을 수 없는 가운데서 이 여성은 다음 날 시드니 공항으로 나갔으나 아들들은 귀국하지 않았다.
그제서야 그녀는 17, 23, 25, 28세 된 네 아들이 시리아의 IS 테러 조직에 가담했을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한 이 여성은 네 아들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녀는 아들들이 IS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공개한 성명에서 아들들에게 “너희는 우리에게 너무 소중하고 또 착한 너희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면서 “사랑하는 아들들아, 집으로 돌아오라”고 호소했다.
지난 주 네 형제의 어머니가 이런 사실을 공개한 이후 당국은 터키에서 이들 네 청년의 행적을 추적했지만 이미 시리아 국경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젊은이들의 가족에 따르면 한 아들이 어머니에게 형제들을 데리고 태국 여행을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형제 중 막내는 공립 하이스쿨에 재학 중으로 올해 HSC 시험을 치렀다. 어머니는 시험을 치룬 막내 아들을 격려하고자 형제들이 여행을 계획한 것으로 생각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이들 네 청년은 극단 이슬람 성향을 보이지 않던 이들이었으며 또한 IS 테러조직이 이슬람 국가를 선포한 이후 호주 당국이 테러 위험 인물에 대한 감시와 경계를 강화할 당시에도 ‘위험인물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들이었다.
이들 가족과 가까운 리피 박사는 “네 청년 모두 IS에 합류할 만큼 극단적 성향을 전혀 보이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저 단순한 청년들이었다”는 그는 “이슬람 종교를 갖고 있었지만 급진적이거나 강경론자들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4명의 형제 중 두 명은 140kg이 넘는 비만자로, 피리 박사는 “IS에 합류한다 해도 군사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이들을 왜 끌어들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리피 박사는 “소셜 미디어가 젊은 시드니 청년들을 IS 테러조직으로 끌어들이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 얼굴을 대면하게 만들고 연락처 정보를 제공하면서 또한 어떻게 국경을 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 정보 당국에 따르면 현재 IS 테러 조직에 직접 전투에 참여하는 호주인 IS 용병은 60명 이상에 달하며 200여명이 지원 세력으로 가담하고 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