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파라마타 다리 1).jpg

레녹스 다리(Lennox Bridge)를 통과하는 터널 공사 중 발견된 가올 브릿지(Gaol Bridge) 교량 일부를 고고학자들이 조사하고 있다. 사진 : 파라마타 카운슬.


파라마타 레녹스 다리(Lennox Bridge) 터널 공사 중

 


호주 최초의 다리 가운데 하나로 추정되는 교각 하나가 다른 다리에 묻혀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금주 화요일(9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고고학자들은 파라마타의 역사적인 레녹스 다리(Lennox Bridge)를 지나는 터널공사를 감독하는 도중, 1802년에서 1804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잔교(棧橋, pier) 하나를 발견했다.

 

그 동안 가올 브릿지(Gaol Bridge)가 있을 것이라는 데 대해 어느 정도의 말은 있었지만 그것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남아 있지 않던 상태였다.

 

역사학자 테리 카스(Terry Kass) 박사는 가올 브릿지에 대해 “파라마타 강(Parramatta River)을 연결하는 아주 중요하고 역사적인 최초의 다리였다”면서 “이 다리는 영국의 신생 식민지인 호주가 어떻게 북서부 지역으로 영역을 확대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매우 드문 사례로, 식민지 초기에 건설된 다리 중 하나”라고 언급한 카스 박사는 “다리에 관한 것은 파라마타가 어떤 변경 과정을 거쳤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이 다리는 식민지 시절, 파라마타를 두 번째 큰 타운으로 만든 주요한 다리”라고 설명했다.

 

사암과 목재 들보로 이루어진 이 잔교는 1836년에서 1839년 사이에 만들어진 레녹스 다리(현재 주 정부 문화유산 리스트에 등재되어 있다)의 측면에서 발견됐으며 현재 이 다리를 통과하는 터널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다.

 

이 공사가 시작되면서 문화유산 지지자들은 터널 건설에 격렬하게 반대해 왔다. 이들은 강 연안을 따라 이어지는 도보 산책로를 위해 터널을 만들게 될 경우 호주에서 가장 오래되고 희귀한 다리 중 하나가 파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식민지 최초의 다리 건설 감독관이었던 데이빗 레녹스(David Lennox)는 1830년대, 기존에 만들어진 가올 브릿지의 통행량 부족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보다 크고 강한 다리를 만들라는 주문을 받았다.

 

고고학자인 앤 빅포드(Anne Bickford) 여사는 “레녹스는 새로운 다리를 만들면서 기존 가올 브릿지를 옮기는 번거로움보다 그 일부를 그대로 남겨둔 채 새 다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가올 브릿지가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일부가 있다는 것은 알지 못했기에 우리 모두는 크게 놀랐다”면서 “175년 전 레녹스 브릿지가 완공된 이래 가올 브릿지 일부는 드러난 적이 없으며, 레녹스의 다리 건설 계획과 설계 또한 남아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1800년대 초 석공으로 유명했던 이삭 페이튼(Isaac Payten)씨는 지금의 리버사이드 극장(Riverside Theatres) 인근에 당시 새로운 교도소를 건설했기에 다리가 필요했고, 그 이름을 ‘가올 브릿지’(Gaol Bridge)라고 부른 것 같다는 기록을 남겼다.

 

이 다리는 파라마타 북쪽 타운을 가로지를 수 있게 했으며 또한 윈저(Windsor. 식민지 초기 농장지대로 개발된 곳이기도 하다)와 리치몬드(Richmond)로 쉽게 갈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현재 발견된 다리 잔교의 작은 부분은 옮겨졌으며 나머지는 과학적 방법으로 보존한다는 방침이다. 교각에서 발견된 목재 들보는 깨끗이 정리되었으며, 공공전시 장소에 진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 목재는 사진 작업을 통해 카탈로그로 제작됐다. 아울러 잔교의 나머지 부분은 현재 진행 중인 터널 바닥에 묻어 두기로 했다.

 

“우리는 이 잔교를 보존하기로 했다”는 빅포드 여사는 “500년 뒤 누군가 이 다리(레녹스 브릿지)를 바꾸고자 결정할 경우 그들은 이 다리를 파헤칠 것이고, 가올 브릿지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미래 세대까지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올 브릿지의 잔교가 지면에서 더 깊이 묻혀 있을 수 있고 또 더 많은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발굴 작업은 이번 터널 공사 중 발견된 가올 브릿지 외에 추가로 더 확장됐다.

지난 1935년 묻혀진 레녹스 브릿지의 본래 사암 벽도 발견됐다. 레녹스 브릿지는 많은 통행량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 다리의 두 배 크기로 만들어졌던 다리였다.

 

또한 식민지 시절 최초의 다리공사 감독관이었던 레녹스가 이곳에 다리를 만들기 위해 설치한 임시 사암벽이 있음도 드러났다. 이 사암 벽으로 만든 임시 다리를 통해 강을 오가며 공사를 했던 것이다.

 

프로젝트 건축가인 필립 탈리스(Philip Thalis)씨는 “이 다리는 파라마타가 지속적으로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터널 입구는 다리의 역사를 관통해가는 통로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알아낸 것은 누군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역사가 담겨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올 브릿지의 잔교가 발견됨으로써 터널 건설 공사는 고고학자들의 발굴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터널의 북쪽 입구는 이달 말 개방이 예상되며 전반적인 프로젝트 완공은 내년 4월경이 될 전망이다.

 

파라마타 시의 스콧 로이드(Scott Lloyd) 시장은 이번 공사에 대해 “다리의 변화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강을 쉽게 건널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 파라마타 강 횡단의 역사

1802-1804 : 석공인 이삭 페이튼(Isaac Payten)이 ‘가올 브릿지’(Gaol Bridge)로 알려진 다리를 건설함. 이 다리는 파라마타 강을 건너는 최초의 주요한 다리였음.

 


1836-1839 : 식민지 시절 다리 공사 감독관이었던 데이빗 레녹스(David Lennox)가 기존 가올 브릿지의 통행량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크고 강하며 높은 다리를 만들었음. 레녹스는 기존의 가올 브릿지를 철거하는 대신 사암 교량에 목재 들보를 얹어 다리를 건설함.


 

1901-1902 : 레녹스 다리 보수 공사를 통해 파라마타-카슬힐(Castle Hill) 구간의 트램이 지날 수 있도록 하중을 강화함.


 

1935 : 통행량 증가로 다리 폭을 더 넓게 확장함.


 

2011 : 파라마타 카운슬이 파라마타 강 연안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 연결을 위해 주 정부 문화유산에 등재된 이 다리를 지날 수 있는 터널 공사를 제안. 유산 지지자들은 호주에서 가장 오래되고 희귀한 다리가 파손될 수 있다며 격렬하게 반대.

 


2014 : 레녹스 브릿지의 포털 공사 시작. 전체 프로젝트는 내년 4월 마무리될 전망.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34 호주 호주문학협회 산문광장 정기 기고 file 호주한국신문 19.09.19.
533 호주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가 풍성한 한 주를 즐기시라! file 호주한국신문 19.09.19.
532 호주 "병원 가실 때 한국어로 도와드립니다." file 호주한국신문 19.09.19.
531 호주 시니어 노인들에게도 디지털 세상의 문이 활짝 열렸다 file 호주한국신문 19.09.19.
530 호주 “한국산 수입 조개젓 먹지 마세요”... 리콜(Recall) 조치 file 호주한국신문 19.09.19.
529 호주 트럼프-모리슨, 미·호 정상 13년만의 국빈만찬 톱뉴스 19.09.24.
528 호주 호주정부, 시민권 수여식 1월 26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 '쐐기' 톱뉴스 19.09.24.
527 호주 상원법사위원회, 이민자 신원조회 강화법안 ‘심의 완료’ 톱뉴스 19.09.24.
526 호주 NSW주, 비상차량 통과 시속 위반 차량 과태료 인상 톱뉴스 19.09.24.
525 호주 호주 기준금리 추가인하설 ‘모락모락’ 톱뉴스 19.09.24.
524 호주 폴크스바겐, 호주서 '배출가스 조작' 배상 합의…10만 대, 1억 2700만 달러 톱뉴스 19.09.24.
523 호주 바닥 드러내는 NSW 강… ‘용수대란’ 현실화될 듯 톱뉴스 19.09.24.
522 호주 시드니에서 익어가는 한국 문화... 올해로 13년째 file 호주한국신문 19.09.26.
521 호주 캔버라 한국 대사관, 국경일 리셉션 개최 file 호주한국신문 19.09.26.
520 호주 한호간 하키 교류 활발해진다... 한인 하키협회 출범 file 호주한국신문 19.09.26.
519 호주 뉴욕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총리 file 호주한국신문 19.09.26.
518 호주 시드니한국교육원 개원 30주년 기념 '한호 교육 교류의 밤' 성황 톱뉴스 19.10.01.
517 호주 NSW 식품청, 한인 마트 ‘조개젓’ 리콜 조치 톱뉴스 19.10.01.
516 호주 “해외에서도 대마초 절대 안 됩니다” file 호주한국신문 19.10.03.
515 호주 "재외국민들도 독후감 대회 신청하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19.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