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이어 미주리도 ‘산모 생명 위협 경우’ 제외 낙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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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태 권리 지지 시위를 방영한 CNN 화면 갈무리.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최근 미국에 낙태 금지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일 앨라배마에 이어 미주리주에서 눈길을 끄는 법안이 통과됐다.

미주리주 하원은 16일 임신 8주 이후에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찬성 110대 반대 44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이미 주 상원을 통과했기 때문에 마이크 파슨 주지사가 서명하면 정식 법이 된다.

미주리주 법은 산모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를 제외하고 임신 8주 뒤의 모든 낙태는 금지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을 어기고 낙태를 한 경우 낙태 시술을 해준 의사를 처벌할 수 있는데, 낙태 시술을 받은 여성은 처벌하지 않는다.

현재 미국 연방 대법원은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미 연방 대법원은 지난 1973년 ‘로드 대 웨이드(Rode v. Wade)’ 소송에서 임신 6개월까지는 어느 경우든 낙태가 합법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최근 앨라배마주에서도 강력한 낙태 금지 법안이 통과되었다. 앨라배마주 상원이 지난 14일 거의 모든 경우 낙태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25-6으로 승인했다. ‘인간생명보험법’이란 이름이 붙은 이 법안은 지난달 30일, 74-3이란 압도적인 표차로 하원을 통과했는데, 산모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낙태를 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 조차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 초강경 낙태금지법이어서 전국적인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미주리주 법안도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이라도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다.

최근에 미국 안에서 이렇게 낙태를 점점 더 강하게 규제하는 주들이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16개 주에서 낙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 나왔다. 이 가운데 4개 주에서는 태아의 심장박동을 들을 수 있는 시기(임신 6주)부터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에 주지사가 서명했다.

미국 안에서는 여전히 여성들의 낙태 권리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세력이 많아 앞으로 사회적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으며, 연방 법원에 소송을 내서 법안이 시행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고, 결국 연방 대법원에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사실 공화당과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하는 낙태 반대 진영은 이 문제가 연방 대법원에서 다시 논의되기를 바라고 있다.

공화당, 보수 성향 연방대법에 기대

보수진영은 지역 차원에서 소송을 내고 이 소송이 연방 대법원에까지 올라가서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드 대 웨이드(Rode v. Wade)’ 결정이 뒤집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40여 년간 보수진영이 이 판결을 뒤집으려고 무던 애를 썼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방 대법원이 ‘보수 5-진보 4’ 구도인 점도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보수 성향인 닐 고서치, 그리고 브렛 캐버노 대법관을 지명해서 연방 대법원이 보수 우위 구도가 굳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로 대 웨이드’ 결정에 다시 도전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는 낙태 금지를 둘러싼 최근 논란에 대해서 예상과는 달리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은 성폭행이나 근친상간, 그리고 산모 생명에 대한 위협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낙태를 반대하는 ‘친생명적’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생각과 같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입장은 앨라배마주나 미주리주 법안보다 다소 유연한 자세로, 두 지역 법안은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도 낙태 금지 대상에 넣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았다.

사실상 공화당 안에서도 앨라배마주의 초강력 낙태 금지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는 앨라배마주 법안에 대해서 자신이 믿는 것보다 너무 더 나갔다고 밝혔고,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이나 산모 생명이 위험한 경우에 낙태를 허용하는 것을 여전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공화당 유력 정치인인 밋 롬니 상원의원도 비슷한 생각을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위터에 낙태 문제와 관련해서 공화당이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쪽은 역시 강력한 낙태 금지 법안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한 후보들이 대거 낙태 금지 강화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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