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브리핑 제60회] 가난한 나라, 가난한 이웃들이 최대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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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1월 1일 기준으로 5백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 발생 22개월 만이다. 색깔이 붉게 칠해진 지역일 수록 사망자를 많이 낸 나라다. ⓒ 위키피디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전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일 기준으로 5백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 발생 22개월 만이다.

코로나19는 가난한 나라들을 황폐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일류 의료 시스템을 자랑하던 부유한 나라들까지도 무력화 시켰다.

미국, 유럽연합, 영국, 브라질 등 중상위로부터 고소득 국가까지 세계 인구의 8분의 1을 차지하는 나라들의 사망자가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미국만 해도 어느 나라보다 많은 74만 6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브라질이 60만7천여 명, 인도가 45만 8천여 명으로 뒤를 이었다. '방역 선진국' 한국은 2870여명의 사망자를 내며 사망자 순위 74위에 올라있다.

전세계 사망자 수 500만 명은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의 인구를 합친 것과 거의 같다. 오슬로 평화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이 숫자는 1950년 이후 국가 간 전투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와 맞먹는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는 심장병과 뇌졸중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사망 원인이 되었다.

한창 때보다는 대폭 수그러 들기는 했지만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다시 증가 추세이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주간 감염자 수가 290만 명에 달해 그 전주보다 4% 늘었고, 사망자 수는 4만 9천 명에 이르러 이전 주 대비 5% 증가했다.

유럽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각각 14%와 13% 늘어났다. 현재 전 세계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는 2억4700만 명에 육박한다.

감염자-사망자 다시 증가... "지금은 우리 인생의 결정적 순간"

사망자 수치는 과소 집계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제한된 검사와 특히 인도와 같은 세계의 가난한 지역에서 의료 치료 없이 집에서 사망하는 사람들이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예일 공중 보건 대학의 전염병 전문가인 앨버트 고 박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우리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이다"라면서 "또 다른 500만 명에 도달하지 않으려면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자문했다.

발병이 시작된 이후 22개월 동안 핫 스팟이 바뀌어 세계 지도상의 다른 장소들이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리고 동유럽의 다른 지역들을 강타하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 루머, 잘못된 정보, 그리고 정부에 대한 불신이 백신접종 노력을 어렵게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아르메니아에서는 각각 성인 인구의 17%와 7%가 백신을 접종을 마쳤을 뿐이다.

콜롬비아 대학의 국제 보건 센터인 ICAP의 책임자인 와파 엘 사드르 박사는 "이 대유행병이 독특하게 다른 점은 시스탬이 잘 갖춰진 부유한 나라들을 가장 심하게 강타했다는 것이고, 그게 바로 코로나19의 아이러니다"라고 말했다.

엘 사드르 박사는 "평균수명이 더 긴 부유한 국가들은 노인, 암 생존자, 요양원 거주자의 비율이 더 높으며 이들 모두는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한 반면, 가난한 나라들에서는 코로나에 걸릴 확률이 낮은 어린이, 청소년, 청소년들의 비율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5월 초 인도는 델타 바이러스가 최고조에 이르렀으나, 현재는 비록 수치상 불확실성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부유한 러시아, 미국 또는 영국보다 훨씬 낮은 일일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부와 건강 사이의 괴리처럼 보이는 이같은 현상은 질병 전문가들이 수년 동안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난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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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주 레이크메리시 소재 퍼블릭스 마켓 내 약국에서 의료진이 한 주민에게 부스터 백신을 투여하고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빈부 가른 코로나19...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큰 타격

그러나 지난 22개월 간 축적된 자료들을 면밀해 분석해 보면 어떤 공통점이 드러난다. 부유한 나라들 안에서조차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코로나19가 백인보다 가난하게 살 가능성이 높고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흑인과 히스패닉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입혔다.

엘버트 고 박사는 "자세히 살펴보면 같은 나라 안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백신 개발과 공급을 주도한 부유한 나라들의 경우와 그렇지 않은 나라들은 확연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부유한 나라들은 수억 개의 부스터 샷을 공급하고 있지만 아프리카 전역의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단 한 방의 백신주사도 받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 13억 인구 가운데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5%에 불과할 정도다.

이와 관련하여 안토니우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은 서면 성명에서 "이 엄청난 (불공정) 이정표는 우리가 세계의 많은 부분에서 실패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라면서 "이것은 세계적인 수치다"라고 탄식했다.

코로나19를 추적 취재해 온 AP통신 칼라 존슨 기자는 작년 크리스마스에 부모를 잃은 우간다 캄팔라의 반 부패 운동가 씨시 카가바(62)와 남편 대신 철물점을 운영하는 인도 여성 레나 카라와니(32) 사례를 소개하며 "코로나가 전세를 슬픔에 빠트리고 생존자들을 한계점까지 내몰고 있다"고 적었다.

코로나19는 우간다와 인도를 포함한 가난한 나라들의 공중 보건 시스템을 무너뜨리면서 병원들의 산소와 약이 바닥나는 바람에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슬픔과 트라우마는 빈부를 가르지 않는다

코로나는 부자와 가난한 자를 가르고 있지만, 슬픔과 후유증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플로리다 레이크 시티 주민 라타샤 그레이엄(38)은 고등학교 3학년이 시작되기 며칠 전인 지난 8월 코로나로 사망한 17세 딸 조케리아에게 날아드는 우편물을 거의 매일 받고 우울증에 빠져 있다. 딸은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외과 의사가 되는 꿈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브라질 리우데자네루에 사는 에리카 마카도(40)는 페니텐시아 묘소 산화철에 새겨진 코로나 희생자 목록을 스캔하기 위해 상파울로행 비행기를 탔다. 스캔 목록에 그녀의 아버지 와그나 마카도의 이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마카도는 "아버지는 가장 친한 친구였고 내 인생의 사랑이었다. 그는 나에게 전부였다"며 눈물을 훔쳤다.

한때 서유럽에서 가장 치명적인 코로나 파도가 일었던 이탈리아 베르가모에서 파브리치오 피단자(51)는 86세의 아버지가 병원에서 마지막 작별을 고했지만, 거의 매일 묘소를 방문할 정도로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황 요한 23세 병원의 스테파노 파지우올리 박사는 "이는 구급차의 울부짖음이 끊이지 않았던 베르가모의 집단적 트라우마가 가져온 결과"라면서 "코로나 세상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언젠가는 끝나게 되어있다는 희망만이 우리에게 위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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