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 전국 평균보다 높아 이주 꺼리는 은퇴자들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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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주 탬파베이의 세인피 비치의 한적한 장소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피서객들.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크릴)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는 주택값, 물가 등 일반 생활비가 저렴해 오랫동안 최고의 은퇴지로 각광을 받아 왔다. 하지만 요즘들어 플로리다주가 여전히 여전히 '은퇴 천국'일까라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특히 전국 최고의 청정 해변들을 끼고 있어 은퇴지로 각광을 받아온 탬파베이 주민들의 불안심리에서 이같은 의구심이 감지된다.

최근 <탬파베이타임스>는 지난해부터 뚜렷하게 가시화된 생활비 상승에 따른 거주민들의 삶을 진단하고, 은퇴자들이 생각하는 플로리다의 위상이 이전같지 않다고 전했다.

신문이 꼽은 부정 요소는 우선 자동차 보험료, 전기세 상승이다. 탬파베이 스프링힐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는 알프레드와 샤를렌 오트웨인 부부는 자신들의 집값이 팬데믹 이전보다 2배가 올랐다는 사실에 쾌재를 불렀으나, 주택보유세(프로퍼티 택스)도 뛰었다는 것을 알고는 마음에 먹구름이 끼었다.

탬파베이는 같은 해안 지역이지만 은퇴자들에게 큰 인기가 있는 마이애미나 네이플스에 비해 집값이 낮은 편이어서 은퇴하기 좋은 지역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많은 노인들이 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미국의 모든 지역에서 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탬파베이의 물가는 전국 평균을 앞질렀다. 미국 노동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물가 상승이 9%에 불과했던 데 비해, 탬파베이는 약 11% 올랐다.

신문은 고정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은퇴자들은 이같은 상황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노인들은 닭고기나 생선을 거의 먹지 않고 쇠고기를 완전히 포기하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채식주의 식단을 받아들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휘발유를 아끼기 위해 자전거를 타거나 자동차 합승(카풀)을 하기 시작했다. 또 일부 장년층 주민들은 생계 유지를 위해 집 청소부나 공유 자동차 운전기사 등 일자리를 찾고 있다.

이렇듯 상황이 이전보다 어려워지자, 노인들은 플로리다가 여전히 은퇴하기에 적당한 곳인 지 의문을 갖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알프레드는 "델라웨어에 있는 내 친구들은 앨라배마와 테네시를 (은퇴지로) 고려하고 있다"며 "그들은 플로리다로 오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트웨인은 만약 자신이 지금 은퇴지를 찾고 있다면 플로리다를 고려할 수 없을 것이라며 "플로리다에 여전히 살기 좋은 곳이 있겠지만, 탬파 지역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알프레드는 콜센터 직원으로, 그리고 아내인 간호사로 각각 오랫동안 일하다 은퇴한 후 수년 간 안락한 노후를 지내왔다. 그러나 요즘음은 고지서마다 요금 인상을 알리는 까닭에 우편물을 뜯기가 두렵다. 알프레드는 "사람들은 그저 10달러, 20달러, 30달러만 더 내면 된다고 말하겠지만 내 은퇴 수입은 고정되어 있다"라며 불편함을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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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탬파베이는 집값이 낮은 편이어서 인기 은퇴지로 꼽혀왔다. 최근 물가가 전국 평균을 앞지르면서 유입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탬파 다운타운. ⓒ 위키피디아
 
주정부 노인 혜택 예산 증가도 실생활 도움 안돼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출시 초기부터 "시니어 퍼스트(노인 우선)"을 메시지의 핵심으로 삼았다. 그는 올해 예산에서 노인들에게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을 위해 예산을 우선 배정해 노인 가정 의료 서비스 지원금을 늘리고, 알츠하이머 연구에 대한 기록적인 지원금을 승인했다. 그러나 휘발유에서 주택에 이르기까지 생활비의 상승으로 인해 일부 은퇴자들이 생각하는 플로리다는 예전과 같지 않다.

루앤과 그녀의 남편 앤서니 디러니아는 둘 다 70세로 2015년에 탬파에 집을 구입했고, 그녀의 언니와 형부도 은퇴 후 이곳에서 합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루앤의 언니는 롱아일랜드 집을 팔아 챙길 수 있는 차액으로는 근래 탬파지역 집값을 이제 감당하지 못해 미래 은퇴지를 조지아주로 바꿨다. 앤서니는 "사람들은 나에게 집값이 올랐으니 행복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친구나 친척들과 가까이 살 기회를 잃었고, 앞으로 장거리 여행 부담을 주었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탬파베이를 고향으로 삼고 오랫동안 살아왔던 사람들의 형편은 어떨까. 탬파 다운타운 옆 동네인 이보르시티의 저소득층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캐롤 랜섬은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인근 학교에 가서 건축 일을 한다. 오후 3시 30분에 일이 끝나면 랜섬은 두 손자를 학교에서 픽업해 돌본다. 손자들 돌보는 일은 일주일에 100달러 수입을 가져다 준다. 손자들이 9시 즈음 잠자리에 들면 랜섬은 대학생들에게 학업 지도를 하는 세 번째 일을 시작한다.

현재 64세로 이보르시티에서 자란 랜섬은 자신이 조만간 은퇴하면 가족이 있는 루이지애나주 시골로 이사할 예정이다. '쓰리 잡'을 뛰어도 고지서세 독촉 전화를 받고 있는 이곳에서 정을 붙이고 살만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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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주 탬파베이 인근 플랜트시티의 '딸기 축제' 행사장 모습. ⓒ 코리아위클리
 
플로리다 순유입 인구, 앞으로 줄어들까?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사람들은 이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플로리다로 속속 이주했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7월 사이에 플로리다를 떠나는 인구보다 유입 인구가 22만1000명이 더 많았고, 순 유입인구는 이전 2년보다 약간 높았다.

플로리다대학(UF) 인구 연구자인 스테판 레이어 교수는 "역사적으로 경기가 안좋은 시기에는 이주 급감이 이뤄지는 경향이 있으며, 플로리다 유입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은퇴자들도 마찬가지다"라면서 만약 물가가 계속 오르고 주택담보대출과 금리가 계속 오르면 유입인구가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가 상승은 2023년 초 사회보장 급여(소셜 시큐리티)의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일부 단체들은 내년에 사회보장 급여가 10% 정도 인상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노인들이 겪고 있는 부담을 완화하는 데 조금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다른 모든 것이 13% 오른 것을 감안하면 3%가 모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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