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에서 시작, 현재 14개주 합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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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적 화장 방식을 소개 하고 있는 세인트피터즈버그 소재 앤더슨-맥퀸 장의사 웹사이트 일부. ⓒ 앤더슨-맥퀸 장의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인구 증가에 따른 환경문제로 친환경 장례방식이 널리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의 의회가 '시신 가수분해 처리법(AB967)' 합법화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다.

가수분해 처리는 시신을 태우는 대신 화학물질을 이용해 신체 조직을 단시간에 분해해 액화하는 방식이다. 이 장례 방식은 '바이오크리메이션(biocremation)' '리소메이션Resomation' '워터 크리메이션(water cremation)' 등 다양한 이름을 지니고 있다.

가수분해 방식은 원통형 기계에 물(95% 400갤런)과 알칼리성 수산화칼륨 용액 일정량을 채운 뒤 시신을 넣어 약 3∼4시간동안 10기압 상태에서 180℃로 가열한다. 이후 신체 조직은 분해되고 커피 색깔에 암모니아 냄새를 지닌 잔여 액체는 필터에 수회 걸러진 뒤 배수관으로 빠진다. 이어 수은 등 금속과 인공관절, 기타 이식장치가 회수된 다음, 뼈는 일반적인 화장 절차를 거쳐 가족에게 전달된다. 비용은 일반 화장보다 150~500달러 정도가 더 비싸다.

수산화칼륨은 땅의 유기물을 자연 분해하는 화학물질이다. 가수분해 처리는 결국 자연부패에 15-20년 걸리는 긴 시간을 인위적으로 대폭 줄이는 것으로, 지난40여년 동안 의료용 사체와 농장의 동물 사체들을 처리하는데 사용돼 왔다.

미국에서는 플로리다주가 2001년에 처음으로 일반 시신에 대한 가수분해 신 기술을 승인한 뒤, 2011년에 세인트피터스버그 소재 앤더슨-맥퀸 장의사에 리소메이션사의 기계가 첫 모습을 드러냈다. 장의사측은 태우지 않는 화장이란 뜻의 '플레임리스 크리메이션(flameless cremation)'이라는 용어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고, 당시 시신 가수분해 방식은 큰 뉴스거리였다. 그러나 현재는 미국 14개주가 여러 논란과정을 거쳐 합법화 마련에 성공한 상태이다.

가수분해 방식은 화장보다 더 친환경적이지만 윤리적•종교적 반발이 만만치 않다. 2011년 오하이오주 가톨릭 컨퍼런스는 가수분해 방식을 들어 “화학물질로 분해하고 액화시켜 배수구로 흘려 보내는 것은 사체를 존중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시신 가수분해 방식은 대표적인 '화장 국가' 영국에서 개발했다. 영국에서는 사망자 4분의 3이 화장을 선택하고 있을 정도로 화장이 일반화 되어 있지만, 에너지 소비와 환경오염 문제로 새로온 화장문화를 모색하던 중 시신 액화방식을 개발해 상용화 하고 있다.

스코트랜드 소재 리소메이션사(Resomation Ltd)가 내놓은 이 방식은 알칼리 용액 가열에 에너지원을 사용하지만 그 사용량이 화장에 비해 30%가 낮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75%나 감소된다.

이밖에도 영국의 크리요메이션사(Cryomation Ltd)는 질소액을 사용해 시신이 '부스러질' 정도의 수준으로 냉각시킨 다음, 금속부분을 제거하고 가루를 만들어 화장재처럼 처리하는 방법을 개발해왔다. 크리요메이션 기술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시신의 습기를 제거한 다음 재를 만들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무해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통장례는 환경적으로 가장 비효율적

근래 덴마크 연구 그룹인 TMO는 리소메이션과 크리요메이션이 모든 장례 방식 중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반면, 전통 장례 방식이 가장 비효율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가수분해 방식은 화장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7분의 1정도이며 수은 방출량도 적다.

반면 전통 장례는 땅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시신 부패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 가스는 환경을 오염시킨다. 또 금속관이 토양을 오염시키고 염습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도 환경 파괴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가장 친환경적인 장례는 관 대신 종이 박스나 나무 상자, 대나무발 등을 이용해 숲이나 벌판에 조성돼 있는 자연지에 시신을 묻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미국인 화장률은 2014년 북미화장협회(CANA) 자료 기준으로 46.7%로, 이는 지난 15년간 2배가 늘어난 수치이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시신 가수분해 처리, 냉각 처리 등 친환경 장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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