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탐사보도 전문 여기자가 인터넷 잠입취재를 통해 직접 IS의 신병 모집책과 접촉한 뒤 자신이 겪은 생생한 체험담을 책으로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전 세계의 평범한 젊은이들을 유혹하는 IS의 소셜네트워크서비(SNS) 선전술과, 어떠한 경로로 IS에 가담하게 되는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테러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프랑스인들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집단적 힘을 과시했지만, 이젠 냉정하게 이번 테러의 근본 원인을 찾으려는 시도들이 엿보인다. 


“백인 중산층과 비교해 가난한 무슬림이 차별 속에 기회도 갖지 못한 채 사회 뒤편으로 밀려나고 있는 프랑스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테러의 배경에는 표현의 자유나 종교적 갈등은 부차적인 문제이고, 민족간 소득 격차와 무슬림에 대한 차별, 즉 계급갈등이라는 자본주의의 보편성으로부터 초래된 프랑스의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평균 실업률은 10%인데 반해 무슬림 밀집 지역 실업률은 20%에 달한다. 직업을 가진 이들도 전문직보다는 단순직, 계약직으로 노동 환경이 대부분 열악하다. 범죄율과 재소자 비율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프랑스 무슬림은 전체 인구의 10% 수준이지만 수감자의 절반이 무슬림이다. 


프랑스 거주 무슬림 1세대는 과거 식민지 시절 모로코ㆍ알제리ㆍ튀니지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일자리를 찾아 국경을 넘어 왔다. 그들은 단지 ‘따뜻한 물이 나오는’ 집에 산다는 사실만으로도 꿈을 이뤘다고 만족했다. 그러나 자녀 세대는 다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프랑스 아이들과 똑같은 교육을 받고 자란 이들은 그들과 똑같은 꿈을 꾸고 성장하지만, 현실적인 차별의 장벽이 너무나 높다는 사실을 성장해가면서 절감하게 된다. 


이렇듯 사회에서 소외된 일부 청년 무슬림들은 급진주의에 빠지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파악한 지하드(성전) 조직에 가담한 자국민은 1240명으로, 영국(600명)·독일(550명)의 두 배를 훨씬 웃도는 것만 봐도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IS는 미국, 유럽 등 주로 서방국가 젊은이들을 현혹해 테러 대원을 모집해 오고 있다. 특히 SNS와 유튜브 등 첨단 미디어를 내세워 ‘인터넷 지하드’를 천명한 IS의 선전 방식으로 볼 때 구직 실패와 고립감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젊은이들이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인터넷과 SNS의 속성상 이는 전세계를 망라한다.


최근 한국의 김모 군(18)이 IS 합류를 목적으로 시리아 국경을 넘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는데, 한국 역시 IS 조직원 포섭활동의 청정국이 아니란 점을 증명하고 있다. 21세기 테러에서 사이버 공간은 사회나 국가에 불만을 가진 개인이 뜻이 맞는 사람과 만나고 정보도 공유하는 공간이기에 누구나 언제든 테러에 노출돼 있다고 할 수 있다.


탐사전문 기자는 “IS 신병들은 오전 아랍어 수업, 오후 사격훈련을 하며 2주 훈련이 끝나면 어떤 전선에서도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들은 미래의 영웅으로 묘사되는데, 시리아를 이상향으로 보여주는 홍보 비디오는 너무나 잘 만들었다. 그들의 훈련모습 영상을 보다보면 마치 컴퓨터게임처럼 빠져들게 할만한 중독성이 있다”며 “사회에서 소외된 젊은이라면 자신에게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는 IS 대원에게 마냥 빠져들 것”이라고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주류에서 배제되고, 현실에서 설 자리를 잃은 젊은이들이 IS를 좋은 도피처로 착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IS에서 일말의 희망을 보려는 젊은이들을 어떻게 포용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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