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의 966 근무제, 홍콩 근무환경도 크게 다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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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조사에 따르면, 홍콩의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일과 삶의 적절한 균형이 이루어지는 직장환경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AFP)

 

 

최근, 중국 IT업계에서 소위 996 근무제가 논란이 되면서 삶과 일의 균형에 주목하고 있다. 996 근무제는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 6일 일한다는 뜻으로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966 근무제를 옹호했다가 역풍이 일고 있다. 그러나 홍콩의 근무환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글로벌 인적자원 컨설팅 회사 랜드스태드(Randstad)가 작년 약 4,300명의 구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 근로자는 삶의 균형을 급여 수준 다음으로 최우선 조건으로 생각하는 반면 회사 경영자들은 가장 마지막에 두는 것으로 나타나, 근로자와 회사의 우선순위가 상반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홍콩의 대부분 사람들은 정작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전통적 근무방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사업가인 키이스 리(Keith Li)씨는 2012년 비즈니스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독일 출장 전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 직면했지만 출장을 강행했다. 담낭 제거 수술이 시급했지만 출장 일정을 취소할 수 없어 결국 출장 전후로 수술을 세 번으로 나눠서 진행했다. 키이스 리씨는 “그때의 경험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되어서 건강을 회복했지만, 수술을 불가피하게 세 번으로 나눠서 받았기 때문에 17만 홍콩 달러 상당의 엄청난 수술비를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명의 직원이 있지만 여전히 24시간 일주일 내내 일을 하고 있다.

 

영향력 있는 어플 제작의 꿈을 가진 토 리(To Li)씨는 어플 개발을 위해 밤낮으로 일에 매진하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인간관계를 포기하고 부모도 거의 보지 못한 채 하루에 단 6시간만 자면서 어플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2년 전 어플 두노T를 개발한 베리 웡(Barry Wong)씨는 가능한 모든 시간을 모두 일에 쏟아 붓고 있다. 그는 “비디오 클립을 제작하는 크리에티브 산업이기 때문에 고정적인 근무시간은 기대할 수도 없다. 내 사업이기 때문에 24시간 일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대 초반의 직원 5명이 일하고 있지만 나와 같은 방식의 업무는 요구하지 않는다. 사장과 일반 직원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나를 보고 따라서 밤늦게까지 초과 근무를 하고 심지어 회사에서 잠까지 해결하는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비단 IT 산업과 스타트업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기업 금융 변호사인 크리스탈 웡(Crystal Wong)씨는 두개 회사의 IPO를 준비하면서 최근 한 달 동안 주7일 근무를 했다. 그는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이런 강도 높게 근무하는 경우가 있다. 일주일에 3,4시간만 눈을 부치고 운동할 시간조차 없어 체중도 늘었다. 물론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이런 근무 환경에 대하여 알고 있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일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건강, 인간관계, 집안 관리, 피부 미용, 쇼핑 등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 노동 조합 연맹에 따르면 홍콩에서 5명의 직원 중 1명은 평균 55시간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 5일 근무 기준 일일 평균 11시간 근무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 조합 연맹을 오랫동안 정부에게 근로 표준 근로 시간을 제정할 것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11개 산업의 표준 노동 근로 시간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장시간 근로를 막기 위해 초과 근무시간을 월 45시간하는 새로운 법안을 도입했다. 한편, 작년, 한국의 최대 근로 시간은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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