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학생들 버겐카운티정부청사 전시
NEWSROH=민지영기자 newsrohny@gmail.com
“한국전쟁의 아픔을 미주류사회와 2세아이들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한국전쟁을 추모하는 한인청소년 학생들의 컴퓨터그래픽 전시회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3일 개막해 오는 30일까지 뉴저지 버겐카운티정부 청사에서 열리는 ‘평화와 희망(Peace and Hope)’전이 화제의 전시회다.
이번 전시는 사상 처음 한인학생들의 미술전시가 버겐카운티 정부 청사에서 개최되고 보기 힘든 컴퓨터 그래픽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개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참여학생들은 자슈아 최, 김민주(이상 11학년) 윌리엄 정, 김진우(이상 10학년), 크라우디아 조, 폴 계, 이혜인, 박진희, 크리스티나 정, 새라 김(이상 9학년) 토마스 조, 미쉘 변, 브라이언 전, 브랜다 김, 쥬디 리(이상 8학년), 케빈 리, 레베카 송(이상 7학년) 니콜라스 정, 션 리(이상 6학년) 등 버겐카운티의 중고교생 19명이다.
오프닝 세리머니엔 리치필드의 데니스 심 의원과 테너플라이의 대니얼 박 시의원 등 버겐카운티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학생들에게 제임스 테데스코 카운티장과 프리홀더 명의의 인증 표창장 전달식도 있었다.
이날 데니스 심 리지필드 시의원은 “학생들 작품이 이 정도인지 몰랐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학에서 파인아트를 전공한 전문가이기도 한 심 의원은 “일부 작품들은 대학 수준을 넘는 기성작가 수준이다”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모두 클라라 조 컴아트 대표로부터 다년간 지도받은 주인공들이다. 컴아트 학생들의 수준은 뉴욕 뉴저지 일대에선 이미 소문이 났다. 지난해 2월 유엔본부에서 평화와 인권을 주제로 한 작품전을 열었고 7월엔 워싱턴DC 링컨기념관 앞에서 한국전쟁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또 지난 4월엔 뉴욕대(NYU) 그레이트 룸에서 세월호 3주기 추모전으로 주목을 받았다.
전시를 기획한 클라라 조 대표는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 한국전쟁의 아픔을 보다 많은 외국분들이 보시라고 버겐카운티 청사에서 전시를 꼭 해보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실향민의 후손이기도 한 클라라 조 대표의 소회를 들어보았다.
- 뜻깊은 전시회를 버겐카운티정부 청사에서 열게 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더 많은 한인2세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갖고 부모가, 혹은 조부모가 태어난 조국인 한국과 남북분단의 문제에 대해서 잘 알리고 싶었다. 정부 관계자들이 기대이상의 찬사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 학생들 작품에서 전쟁의 고통과 이산가족들의 아픔이 느껴진다.
“지난 수개월동안 학생들이 6.25 전쟁의 자료를 찾고, 공부하며 전쟁의 아픔을 느끼고 이산가족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공감하며 작품으로 옮기게 했다. 부부가 서로 헤어져서 서로를 애타게 찾고 있는 작품부터, 형제가 서로 남한과 북한으로 떨어져 살고 있으면서, 잠시 만났다 돌아가면서 고개를 숙이고 빗물속으로 비춰진 울고 있는 모습 등 작품을 보면서 돌아가신 외할머니 얼굴이 너무 많이 떠올라서 울컥했다.”
- 클라라 조 대표의 가족도 실향의 아픔을 겪었나?
“제 외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친정 어머님과 외삼촌이 6.25 사변으로 인해 서로 헤어지고 이산가족이 되었다. 외할머니가 아홉 살이던 어머니를 데리고 먼저 황해도에서 남한으로 피난 오셨는데, 그뒤로 외할아버지와 외삼촌을 영영 만나지 못했다. 평생 한번만이라도, 내 아들을 보고 눈을 감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씀하시던 할머니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 지난 4월 세월호 추모전에 이어 이번 전시도 슬픔과 감동을 주고 있는데.
“NYU에서 연 세월호 전시 작품들은 1월부터 준비했는데 세월호에 타고 있던 어린 학생들만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서 한동안 너무 힘들었다. 이번 6.25 전쟁 추모전도 준비하는 동안 가슴이 먹먹하고 이산가족에 대한 슬픔이 생각났다. 2세 학생들이 참여한 추모전을 통해 전쟁은 더 이상 있어선 안될 것이며, 다시는 한국땅에서 이런 비극을 겪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 전시장소가 카운티정부 청사라 주류 정치인들과 공무원, 시민들이 많이 볼텐데.
“아무래도 이런 전시가 드문만큼 정부 청사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과 방문하는 시민들이 관심있게 보는 것 같다. 6.25를 잘 몰랐던 분들도 작품을 통해 전쟁의 비극을 알게 되고 전시작품을 보는 모든 사람들이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갖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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