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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사회의 모든 것을 반영할 수는 없다. 아니 그럴 필요가 없다. 한 사람 분량의 진실, 카메라 한대 분량의 사실을 포착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4편의 베트남 단편영화들은 각기 다른 방향에서 베트남 사회, 베트남인, 베트남 문화가 가진 가치를 전달했다. 드엉 디에우 리잉 감독의 <SWEET, SALTY>는 중년의 임신부가 겪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코믹하고 따뜻한 터치로 그려낸 영화다. 디테일한 상황 묘사가 눈에 띄는 가운데 베트남 북부 특유의 쾌활한 웃음을 잃지 않는 드라마가 인상적이다. 팜 녹 란 감독의 <BLESSED LAND>는 골프장을 무대로 베트남의 역사와 사적 기억들을 관통해가는 영화다. 흑백 화면에 실험적인 영상이 돋보이는데, 이번 단편영화제의 다양한 포용력을 확인하게 하는 개성 있는 영화다. 팜 디엔 안 감독의 <STAY AWAKE, BE READY>도 독특한 스타일에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3개의 롱테이크로 이뤄진 이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선술집을 벗어나지 않고 세 남자의 대화를 찬찬히 들려준다. 원경에서 시작하여 조용히 인물들에게 다가가는 카메라의 리듬, 거리와 일상의 소음까지 잡아낸 디테일한 재현 등이 마치 베트남 시내 한복판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주안 응우웯 감독의 <THE BACKPACK>은 좀더 선명한 이야기로 베트남 사회의 한 단면을 담아낸다. 쓰레기 청소를 하는 여인과 가방을 찾는 소녀의 동행을 통해 베트남의 미혼모 출산과 낙태 문제를 예리하게 건드린다.

이번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SWEET, SALTY>의 멘토로 활약한 팜 당 디 감독의 진행으로 <SWEET, SALTY>의 드엉 디에우 리잉 감독, <THE BACKPACK>의 주 안 응우웯 감독, <BLESSED LAND>의 배우 윙 티 민 쩌우, <STAY AWAKE, BE READY>의 프로듀서 트란 반 티가 참석해 베트남 단편영화의 현재와 고민을 들려주었다. 40년 경력의 배우 윙 티 민 쩌우는 “단편영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 젊은 감독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서 기쁘고 빈자리 없이 객석을 가득 메워준 관객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4편의 각기 다른 영화들은 자신의 주변을 섬세하게 관찰한 결과물이다. 삶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이런 작품은 나오지 않는다”며 이들의 열정과 활력을 응원했다.

한편 독특한 형식에 대한 탐구도 이어졌다. 진행자 팜 당 디 감독은 <STAY AWAKE, BE READY>의 트란 반 티 프로듀서에게 “하나의 테이크, 하나의 앵글, 한번의 촬영으로 정평이 난 팜 디엔 안 감독이 이번에는 숏을 3번 나눠 쓴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트란 반 티 프로듀서는 “원 테이크 촬영을 야외에서 해보긴 처음이다. 막상 해보니 배우의 표정과 행동을 잡는 방식에 대해 배울 것이 많았다. 본래 장편으로 기획했던 이야기인데 CJ의 지원 프로젝트에 힘입어 먼저 시도해봤다. 하룻밤에 모두 찍었지만 준비과정이 길었다. 적어도 2주 정도는 반복적으로 연습을 했다. 기회가 된다면 장편으로 선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THE BACKPACK>의 주 안 응우웯 감독은 “하노이의 밤은 도시 조명이 많지 않아 야간 촬영이 쉽지 않았다. 추가 촬영한 부분도 있는데 결과적으로 만족스럽다. 현장에서 추가한 대사들도 있다”며 자신 또한 이번 작업을 통해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두 번째 참여가 허락될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또 응모해서 단편을 다시 만들고 싶다”고 이번 프로젝트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SWEET, SALTY>의 드엉 디에우 리잉 감독은 “이번 자리를 통해 젊은 감독과 교류하고 각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사회에 관심을 가지는 일은 중요하다.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단편제작지원 사업이 향후 베트남영화의 다양성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호치민 라이프플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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