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이었지만 최선이었다.
초대형 화재로 전소될 것으로 예상됐던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진화 후 드러난 외관을 보며 시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켜내야 한다는 절박함이 통했을까? 노트르담의 정면과 두 개의 종탑, 대부분의 외벽은 최대한 보존되면서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었다.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펀드가 조성되면서, 프랑스 부호들이 앞다투어 기부 의사를 밝히고 있고, 세계인들의 동참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모금 하루만에 1조원을 넘어 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재건하겠다.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 프랑스인들의 운명이다”라며 5년 안에 복원을 완료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4월 15일, 프랑스 파리의 상징이자 인류문화유산인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는 충격을 안겨줬다. 시뻘건 화마가 8시간 동안 노트르담 대성당을 집어삼키자 파리 시민과 관광객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눈물과 탄식을 쏟아냈다. 856년 역사를 지닌 성당의 상징 첨탑(96m)이 쓰러지는 모습을 전 세계인들이 가슴을 태우며 지켜봐야했다.
첨탑 보수공사를 위해 설치한 비계의 상부 쪽에서 불길이 시작돼 천정과 첨탑으로 순식간에 옮겨 붙었다. 천정 내부가 목조 자재여서 화재에 취약한데다 석조 외벽이 열기와 연기를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아 진압이 어려웠다.
소방당국은 최대한의 문화재를 지켜내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해야 했다.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번진 첨탑과 목재 구조물의 지붕은 포기하고 서쪽 종탑과 귀중한 유물들이 있는 건물 뒤쪽을 불길로부터 보호하는 데 진화작업을 집중됐다. 또한 불길이 성당 내부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소방대원들은 연기 자욱한 성당 내부로 진입해 여덟 시간 이상의 사투를 벌여야 했다.
헬기를 이용한 공중 살수는 건물 구조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 심각한 위험이 있어 배제했다. 물이 낙하할 때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면 건물 전체가 붕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건물이라면 공격적으로 진화를 했겠지만 보존이 더 중요한 문화재이다 보니 최대한 조심스럽게 진화해야 했다.
마침내 파리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12시간이 지난 16일 오전 9시쯤 ‘완전 진화’를 선언했다.
하루 평균 3만6,000명이 찾는 파리의 명소이지만 제 때 작동한 경보기와 경찰의 일사분란한 통제 덕분에 화재 진압에 투입된 소방관 한 명이 중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인명피해도 없었다.
가장 중요한 보물인 ‘예수의 가시면류관’과 ‘장미의 창’으로 불리는 3개의 대형 스테인드글라스, 성당 내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도 모두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트르담 화재는 인류 공동의 자산인 문화재를 지켜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돌아보게 한다.
문화재는 평소 관리가 잘 이루어지더라도 방심하면 순식간에 잿더미가 된다. 이번 화재를 교훈 삼아 인류의 역사 유적 보존에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또한 노트르담 대성당이 온전히 재건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