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통념에 반하는 의학 연구나 지침들은 계속 등장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몇 년 전 중앙일보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 '의학지식 헷갈릴땐…' 이라는 칼럼은 건강 정보홍수속에 살고 있는 일반인들에게 좋은 지침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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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인 홍 기자는 의학에서 불멸의 진리를 주장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누구도 의심치 않는 진리라면 담배가 몸에 해롭고 운동이 몸에 좋다는 정도일 뿐이라는 것이다. 의학에서 통용되는 모든 진리는 인구집단을 관찰해 얻은 통계수치에 불과해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홍 기자는 지적했다.

근래 의학계에서는 일반인들의 상식에 반하는 연구결과들이 매스컴을 탔다. 이 중에는 오메가3 지방산과 골다공증 검사에 관한 연구가 포함돼 있다.

주요 건강지침들 하루아침에 번복, 일반인들 헷갈려

의학전문가들은 지난 수년간 수많은 임상시험을 토대로 심장 건강에 대한 오메가3의 효능을 주장했다.

연어와 카놀라유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트리글리세리드(중성지방) 수치를 낮춰주고 심각한 부정맥을 예방하거나 심지어 혈소판 응고를 줄여주고 혈압을 낮추는 효능' 때문에 심장마비에 의한 사망율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근래 미주리대 연구팀은 오메가3 지방산이 발작이나 심장질환, 사망 위험을 줄이는 데 별 효과가 없다고 발표했다.

에반젤로스 리조스 교수팀이 그리스의 이오안니나 대학병원에서 오메가-3을 투여받은 약 7만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 보고서에서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를 투여한 환자들이 사망이나 심장질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세를 보이지 않아, 환자에게 오메가-3의 우선적 투여가 바람직한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구팀은 오메가3의 복용량, 유지량, 기준 섭취량 그리고 심혈관계질환 위험군 사이의 연관관계를 밝혀내려면 개별환자 자료를 정량적으로 합성하는 종합분석을 포함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성들이 골다공증 검사를 2년마다 정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없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은 65세 때 측정한 골밀도가 정상치라면 이후 15년동안 골다공증이 일어날 확률이 10% 미만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예방진료 특별심의회는 65세 이상 여성에 2년마다 골다공증 검사를 받으라고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진은 지난 15년동안 백인여성 5천여명을 대상으로 골밀도를 꾸준히 측정한 결과 기존에 알려진 것만큼 자주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을 이끈 마거릿 고울레이 박사는 미국 의료보험제도가 2년에 한 번씩 골밀도 검사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많은 의사가 이 주기에 맞춰 골밀도 검사를 받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검사 때문에 골다공증 치료용 약물이 불필요하게 처방된다고 덧붙였다.

신생아 포경수술에 대한 미국 소아과학회(AAP)의 기존의 태도도 변경됐다.

AAP는 포경수술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2012년 학술지 '소아과학' 온라인판을 통해 밝혔다.

소아과학회는 지금까지 의학적 목적이 없을 땐 포경수술 시술을 추천하지 않는다는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13년 만에 그 의견을 바꿨다. AAP가 포경수술에 대한 태도를 바꾼 이유는 최근 포경수술이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 성병, 요로감염, 음경암 등 다양한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유방암 검진 지침도 번복

40세 이상 여성에게 국가암검진 항목으로 권고하는 '유방촬영검사(맘모그래피.mammography)'의 연령대에 따른 검진 횟수는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 빈번하게 일고 있는 사안중 하나이다. 특정 연령층에서는 이 검사의 효과가 어느 정도 인정되지만,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과잉진단과 오진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이런 과잉진단에 노출되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었던 여성이 평생 환자로 살게 되고 추가 검사와 수술 등으로 삶의 질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미국암학회는 지난해 유방암 검진을 다소 완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12년만에 내놓았다. 예컨대 45세부터 매년 검진을 옵션으로 선택해도 되지만, 55세 이후에는 격년 검진도 나쁘지 않다는 내용이다. 기존에는 55세 이후에도 매년 검진을 권고했었다.

의학계는 올해도 기존의 통념에 반하는 연구나 지침들을 계속 내놓을 것이다. 이는 의학이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이라 할 수 있지만 정보의 홍수속에 살고 있는 일반인들에겐 혼란을 야기시킨다.

절대불변의 진리가 존재하기 어려운 의학의 속성을 이해한다면 한두 가지 이론에 맹신이나 불신을 자제할 수 있다. 결국 동시대 보편적 진리를 존중하면서 새로운 연구에도 관심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 일반인들의 건강정보에 대한 최선의 자세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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