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 기업의 정치적 영향력 줄이는데 초점… 조 바이든 여전히 1위
▲ 톰 스타이어 페이스북 화면 모습.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민주당 대통령 후보군에 변화가 생겼다. 민주당 후원가인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가 9일 내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한다고 인터넷을 통해 공식 선언했다. 그는 성명을 환경 보호와 정치제도 개혁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스타이어의 출마설은 지난해 1월부터 정가에서 소문으로 나돌았으나 트럼프 대통령 탄핵 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대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데도 좀처럼 탄핵 움직임에 탄력이 붙지 않아 실망감을 느끼고 대권 도전을 결심한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민주당 대선 후보들 가운데 약 절반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절차를 시작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섣불리 탄핵을 추진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스타이어 가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스타이어 씨는 대선 출마 선언에서 대통령 탄핵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환경보호를 위해 힘쓰고, 정치에 미치는 기업의 영향력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스타이어 씨는 다른 민주당 후보들이 미국을 발전시킬 매우 훌륭한 생각을 갖고 있지만, 적대적인 기업이 민주주의를 장악하는 현상을 끝내지 않으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타이어 의 출마 선언이 특별히 관심을 끄는 이유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선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올해 62세인 스타이어는 소수 투자자들에게 받은 돈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리는 헤지펀드를 통해 거부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스타이어의 자산은 1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비영리 단체 ‘대응정치센터(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는 지난해 중간 선거 당시 스타이어 부부가 세 번째로 가장 많은 후원금을 냈다고 밝혔다. 스타이어는 이번에 대선 운동을 벌이면서 최소한 1억 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선거본부 측이 밝혔다.
하지만 스타이어가 민주당 후보로 살아남을 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마이애미에서 민주당 후보 첫 토론회가 열린데 이어 이달 말 두 번째 토론회가 열리는데, 두 번째 토론회 참가 가능성이 지금 상황에서는 그리 높지 않다.
토론회에 나가려면 당장 다음 주 여론조사에서 1% 이상 지지를 받아야 하고, 최소한 6만5천 명 이상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아야 한다. 9월에 열리는 세 번째 민주당 토론회부터는 참가 자격이 더 까다로워지는데,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하고 13만 명 이상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아야 토론회에 나갈 수 있다.
한편 현재 민주당에서는 스타이어 처럼 새로 대선 출마를 발표한 후보가 있는가 하면, 벌써 포기한 후보도 있다. 에릭 스월웰 연방 하원의원이 8일 대선 운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38살인 스월웰 후보는 총기 규제를 주요 선거 쟁점으로 내세워왔는데, 남은 대선 후보들 가운데 이 문제에 주력하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한 명이 빠지고 한 명이 다시 들어가 여전히 24명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계속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에머슨대학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벌인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30%로 나타났다. 지난달보다 4%P 떨어진 것이지만 2위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번에 2위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율이 12%P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샌더스 의원은 카말라 해리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함께 15% 지지율을 보이며 공동 2위에 올랐다.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은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