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치적 불안·영국 파운드 하락 주요 요인
(사진=scmp)
홍콩 정치적 불안이 심화되는 가운데 수많은 홍콩 부유층 사이에서 영국 체류가 가능한 고액 투자 비자의 신청이 늘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로 인한 파운드 폭락까지 더해져 영국 비자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2분기 영국 티어원(Tier One) 투자 비자 전체 신청 건수 중 홍콩인이 10%를 차지해, 전분기보다 약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인 신청자 수는 전체 신청 건수의 45%로 가장 많았다.
영국은 외국인 투자자가 영국에 2백만 파운드를 투자하면 자신과 부양가족까지 티어원 비자를 취득할 수 있다. 해당 비자를 취득한 자는 영국에서 3년 4개월 체류할 수 있으며 최대 2년까지 추가 연장할 수 있다. 이후 1년 더 영국에 체류한다면 영국 시민권을 신청해 영국 여권까지 취득할 수 있다.
중국 부동산 그룹 좌웨이(Juawei)는 “홍콩과 중국인들의 영국 ‘골든 비자’ 신청이 전례없는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 영국 비자 신청이 늘면서 올해 연말까지 영국에 약 10억 파운드 상당이 투자될 것이며 UN국가 중 포르투칼을 제치고 투자비자 신청 1위로 올라설 것이다”고 말했다.
홍콩은 지난 6월부터 범죄인 인도법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3개월째 이어지면서 1,117명 이상의 시위자가 체포되는 등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해있다.
샤트 캐피탈(Shard Capital)은 영국의 브렉시트로 촉발된 불확실성으로 영국 파운드가 폭락하면서 영국 투자 비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샤트 캐피탈은 “물론 홍콩의 정치적 불안이 영국 투자 비자 신청에 대한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그러나 영국 파운드 가치가 낮아지면서 해외 투자 비자를 고려하던 사람들의 영국행을 결정하는 또 다른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로 인한 파운드 폭락으로 영국 여권 발행 수수료인 2백만 파운드가 저렴해지면서 수많은 홍콩과 중국 본토인들이 비자 신청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영국 골든 비자가 수많은 외국인들이 돈세탁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도 있었다. 영국 정부는 돈세탁의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에 해당 제도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가 수일 만에 다시 철회하기도 했다.
좌웨이는 올해 지금까지 255명의 신청자와 381명의 가족들이 영국 투자 비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작년에는 총 400명이 취득했다. 올해 1분기 동안 13명의 홍콩인과 가족이 영국 비자를 취득했으며 작년 같은 기간의 7건보다 증가했다. 투자 컨설팅 회사들은 현재 수백 명이 영국 투자를 신청했기에 그 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인과 홍콩인들의 영국 투자 비자 신청이 증가하고 있어 이들은 영국 브렉시트를 기회로 여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영국은 우수한 교육 기관을 갖추고 있어 영국 이민은 자녀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인기 이민 국가인 포루투칼에 투자 비자를 통해 2018년에 약 3억 미 달러가 투자되었다. 그중 90% 이상이 부동산에 투자되었다. 연말까지 영국 투자 비자 발급 건수가 포르투칼을 뛰어넘어 영국이 미국 다음으로 가장 인기 있는 투자 비자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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