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습지에서 중국 본토 이민자들의 정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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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틴수이와이 지역의 습지공원(Wet Land) (사진=scmp)

 

신계 외곽에 위치한 틴수이와이(Tin Shui Wai)는 시내에서 1시간 이상 떨어져 있는 조용한 주거 단지이다. 그러나 조용하던 동네가 지금은 시위 격전지 중 한 곳이 되어, 시위대와 경찰 간의 잦은 충돌이 빚는 지역이 되었다.

 

7월 30일 저녁, ‘포스트잇 레논 벽’ 앞에서 중국인 중년 남성과 시위자가 시비가 붙으면서 시위자 2명이 체포되었다. 이 사건 이후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수백 명의 시위자들이 지역 경찰서로 몰려가 항의하기도 했다. 7월 31일,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 중 일부 시위대가 가짜 차량 번호판을 달고 화염병을 경찰에게 던지는 충돌이 발생하면서 6명이 부상당했다. 8월 5일 정오 경, 시위대는 경찰에 돌이 던졌고 경찰관은 최루가스로 대응하면서 2차전이 벌어졌다. 이날 82명이 체포되었다. 틴수이와이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며 지역 안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조용하던 작은 외곽 동네인 틴수이와이가 어쩌다가 시위의 격전지가 되었을까?

 

틴수이와이는 과거 습지와 진흙밭만 있던 땅이었고 굴 양식을 하는 몇몇의 마을 사람들만이 거주하고 있었다. 그러나 1916년 광둥성 치우(Chiu) 일족이 영국 식민 통치 당시, 영국 정부로부터 해당 토지 임차권을 받으면서 토지 개발에 나섰다. 치우 일족은 이곳에 농지, 저수지, 뚝을 만들었다. 그래서 치우 일족의 조상 사당 이름으로부터 따온 틴수이(Tin Shiu, 하늘에서 내려온 물)과 ‘게이 와이(gei wai)’라고 불리는 농지 유형을 따 틴수이와이가 되었다.

 

홍콩 영국 반환 이후, 틴수이와이는 이후 쿤통(Kwun Tong), 삼수이포(Sham Shui Po) 다음으로 가장 중국 본토 출신 이민자가 많이 정착한 지역이 되었다. 2011년, 중국 본토 출신 이민자 중 8%인 약 13,500명이 틴수이와이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틴수이와이에 살고 있는 중국 본토 이민자들의 애환을 담은 유명한 노래가 있기도 하다. 최근 몇 년 동안, 틴수이와이 지역 내 가정폭력, 실업, 가난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들이 화두가 되면서 틴수이와이에 ‘슬픔의 도시’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면서, 반(反)중국 정서도 덩달아 고조되고 있다. 중국 본토 이민자들은 난처해졌다. 2016년 선전에서 틴수이와이로 이사온 피셔(Fisher, 20세)는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도 정치 논쟁이 격렬해졌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시위 이야기를 함께하기가 난처하다. 정치적 논쟁이 격화되면서 나의 의사표현을 하기가 어려워 그저 침묵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틴수이와이에는 유명 람사르 협약 습지, 당나라 시기에 지어진 600년 된 추이 싱 라우 파곤다(Tsui Sing Lau Pagoda) 유적지도 있다. 주윤발, 여문락 등 유명 홍콩 연예인들이 방문한 레스토랑 아 소 카페(Wa So Cafe) 틴수이와이 본점도 있다. 틴수이와이는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은 동네로, 시위가 있기 전 조용하고 평화로운 동네였다. 지역 주민들은 하루속히 동네가 평화로워지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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